| 11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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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과 경청 이민하 저 / 13,000원 / 창비 “밤에 죽은 사람들은 조용하기도 하지. 내가 밖에 서 있는데 집 안에서 내 목소리가 들렸어.”
사라진 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낯설고도 익숙한 세계”의 비애를 “고요하면서도 격렬한 정동”(황인찬, 추천사)의 언어로 펼쳐 보인다. 부조리한 세계를 직시하며 동시대를 증언하는 시편들은 “죽음보다 질긴 독백”(「우리가 시인이었을 때」)의 형태로 서늘하게 와닿는다.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투명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우울’의 미학과 ‘경청’의 시학을 펼치는 『우울과 경청』은 슬픔 속에서도 서로를 부르는 목소리로 남아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오래 울릴 것이다.슬프고도 아름다운 우울의 미학 감각적인 언어와 그로테스크한 환상적 이미지의 세계를 구축하며 “단 한번도 상투적으로 말하지 않는”(황현산 문학평론가)다는 평을 받아온 이민하의 신작 시집 『우울과 경청』이 창비시선 526번으로 출간되었다. 2022년 지훈문학상, 상화시인상을 수상한 『미기후』(문학과지성사 2021) 이후 4년 만의 시집이자, 등단 25년 만에 선보이는 여섯번째 시집이다. ![]() DMZ 나이트 백금남 저 / 18,000원 / 피플워치 DMZ, 그 일신이두의 경계 속으로! 삼성 문학상, KBS 문학상, 민음사 올해의 넌픽션상을 수상한 백금남 작가의 신작 『DMZ 나이트』가 출간됐다. 금기의 땅 DMZ에서 사나이들의 목숨을 건 사투를 그린 소설이다.
“왜 죽고 사는가?”이 작품은 분단의 상징 DMZ를 관념의 세계에서 현실의 무대로 끌어내며, 우리가 외면해 온 숙제와 마주하게 한다. 일신이두의 용을 회자화함으로써 통합의 대가와 공존의 불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작가는 DMZ를 단순한 지리적 경계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존재로 그려낸다. 그 존재는 고통을 품고 있으며, 동시에 회복을 꿈꾼다. 작품 속 인물들은 그 금기의 틈, 한 몸 두 머리인 이두룡(二頭龍)의 린극(鱗隙, 비늘의 틈) 속으로 뛰어들어, 체제와 본능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진자(振子, Pendulum) 리듬을 보여준다. 비늘과 비늘 사이는 곧 존재와 존재 사이의 리듬이며 그 속에 삶에 대한 열망이 녹아 흐른다. 그들의 선택은 때로 광기로 보이고, 때로는 절박한 생존의 몸짓으로 읽힌다. 그러나 그 안에는 우리가 외면해 온 현실적 숙제가, 그리고 죽음과 삶의 본질적 질문이 숨 쉬고 있다. 『DMZ 나이트』는 분단이라는 거대한 상처를 신화적 상징과 인간의 본성으로 풀어내며, 죽음과 삶의 본질을 가르는 사랑 없이는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에게 묻는다. ![]() 바닷가 책바에서 카뮈를 만나다 이경은 저 / 이인성 그림/만화 / 20,000원 / 읽고쓰기연구소 『카프카와 함께 빵을 먹는 오후』의 작가 이경은 독서 에세이 두 번째 책을 읽고 쓰고 짓는 이들의 마음과 마음을 더 멀리 더 깊이 더 가볍게 연결하는 문장들
바닷가 책방에서 뜻밖의 책 한 권과
기한이 없는 휴가를 바닷가에서 유유자적 보내는데 아무런 약속도 기대도 없이 들른 작은 책방에서 마음에 쏙 들어오는 한 권의 책을 만나는 순간의 설렘. 바로 그런 기분을 독자에게 건네며 끝없이 말을 거는 책이다.낯선 친구 하나를 만나는 순간의 기쁨을 단숨에 써 내려간다 책과의 만남을 통해 이 세계와 자신의 만남을 확장해 나가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독서 에세이 『바닷가 책방에서 카뮈를 만나다』. 라디오 드라마와 음악극 등의 대본작가로, 수필가로, 글쓰기 강사로 활약해온 작가 이경은의 두 번째 독서 에세이집이다. 첫 번째 독서 에세이 『카프카와 함께 빵을 먹는 오후』(2023)와 이어지는 책으로 전작과 유사하면서도 색다르다. 소개하는 책의 서지정보 앞에 독서의 흥취를 더해줄 음악과 음료를 페어링 한 것이 눈에 띈다. 2024년 가을부터 2025년 여름까지 ‘데일리한국’에 연재한 글을 기초로 하여 빼고 덧붙이고 다듬어 엮은 이 책의 곳곳에서 저자 내면의 흐름과 함께 저자가 감각하는 세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 나는 일연이다 이종문 저 / 14,800원 / 일송북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아는 이도 별로 없는 일연의 삶! 고려의 고승이자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다
고려 후기의 고승이자 『삼국유사』의 편찬자인 일연(一然, 1206~1289).그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그가 어떤 시대를 살았고 어떤 사유로 『삼국유사』를 엮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조시인이자 한문학 연구자인 이종문 계명대학교 명예교수는 신간 『나는 일연이다』(일송북)를 통해 오랜 세월 『삼국유사』와 함께 살아온 학자의 눈으로 일연의 생애와 사상을 새롭게 그려낸다. ■ 왜 지금, 일연인가 저자는 묻는다.“『삼국유사』의 저자가 일연이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정작 ‘일연은 누구인가’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일연이다』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일연은 칭기즈칸이 제국을 세우던 1206년에 태어나, 무려 64년을 무신정권과 몽골 간섭기의 격동 속에서 살았다. 전쟁과 혼란, 무너지는 나라의 운명 앞에서 그는 ‘기록’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생명력을 지키고자 한 구도자이자 지식인이었다.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오늘의 독자들에게 “왜 지금, 일연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 나는 우씨왕후다 윤선미 저 / 14,800원 / 일송북 ■ 왜 우씨왕후인가? 두 번의 왕후 자리로 고구려에 승부를 던지다 두 번이나 왕후가 된 여인, 우씨왕후.그녀는 고구려 제9대 고국천왕의 왕후였으며, 왕이 급서하자 그 사실을 숨기고 스스로 다음 임금을 세워 고국천왕의 아우 산상왕의 왕후가 된 인물이다. 한밤중, 남편의 시신을 앞에 두고도 애도보다 생존을 택한 그녀의 결정은 고구려 왕조의 운명을 바꾼 일대 사건이었다. 윤선미 작가의 신작 『나는 우씨왕후다』는 역사 속 ‘죄인’으로 남았던 이 여인을 다시 불러낸다. 조선의 실학자 안정복이 『동사강목』에서 “간악하고 음탕하다”라고 혹평했던 인물. 그러나 작가는 묻는다. “그녀가 한 일은 과연 부도덕이었을까, 아니면 시대가 그녀를 죄인으로 만든 것일까?” 왕의 죽음과 함께 연나부 일족이 몰살될 위기에 처한 그날 밤, 우씨왕후는 단순히 개인의 안위가 아니라 부족의 생존을 위해 결단했다. 형사취수제라는 당시의 관습을 이용해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간 그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왕권의 연속성을 지켜냈다. 그녀의 선택이 없었다면 산상왕도, 그의 아들 동천왕도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 숏폼력: 숏폼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라 윤승진 저 / 20,000원 / 이야기나무 숏폼력은 생존력, 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숏폼 커머스다 미래 비즈니스의 경쟁력은 판을 뒤집는 ‘숏폼력’에 달려 있다
숏폼 커머스는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자영업자, 전문직,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메가트렌트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판을 뒤집어 놓은 AI처럼 숏폼 커머스도 비즈니스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숏폼만 연구하는 ‘숏만연구소’의 윤승진 대표는 숏폼 커머스 시장의 최전선에서 다양한 브랜드, 크리에이터와 함께 국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험하고 도출한 인사이트를 통해 숏폼 커머스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고 어떻게 숏폼력을 기르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지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합니다.콘텐츠를 통해, 발견과 구매가 하나의 여정으로 통합된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가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 쿠팡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플랫폼들이 이 숏폼 커머스 시장에 주목하며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새로운 유통 채널의 등장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AI가 인간의 무의식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숏폼 커머스가 어떻게 새로운 소비 문화 코드로 자리잡는지 증명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숏폼 커머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확인하고 실행할 수 있는 가이드입니다. ![]()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 이마무라 마사히로 저 / 김은모 역 / 18,800원 / 엘릭시르 『시인장의 살인』 이전, 신코 대학교에는 ‘명탐정’이 있었다! “하무라, 네가 내 브레이크가 돼줘.” 미스터리라면 물불 안 가리는 탐정, 아케치 교스케 “나는 미스터리 못지않게, 이 사람의 행동에 끌리는 듯하다.” 탐정의 조수이자 브레이크, 하무라 유즈루 ★데뷔작으로 미스터리 랭킹 4관왕★ 『시인장의 살인』 스핀오프 신작 마침내 출간! 일본 미스터리 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누적 판매 부수 140만 부(2025년 기준)를 돌파한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대표작, 『시인장의 살인』 시리즈의 스핀오프가 엘릭시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신작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에서는 첫 등장에서부터 독보적인 개성을 뽐내고, 그에 매료된 독자들이 오랫동안 재등장하기를 염원하게 만들었던 탐정 ‘아케치 교스케’가 마침내 주인공으로 돌아와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새 학기부터 ‘시인장’으로 여름 합숙을 떠나기 이전까지, 신코 대학교의 동아리 ‘미스터리 애호회’의 회장 아케치와 신입부원 하무라가 서로 짝을 이루어 캠퍼스 안팎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상 속 미스터리’를 해결한다. 대학 건물에 침입했으면서 아무것도 훔치지 않은 절도범, 말도 안 되는 비싼 값에 팔려나간 구닥다리 빌딩, 멀쩡한 바지 속에서 찢긴 속옷, 코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시험문제와 다세대 맨션 전체에 뿌려진 스토커의 편지에 관한 사건까지…… 엉뚱하고 황당한 해프닝부터 미소를 자아내는 따뜻한 사연에 이르는, 독특한 특수설정 없이도 흥미진진하고 다채로운 청춘의 일상 속 수수께끼가 『탐정 아케치는 사건을 찾아 달린다』에서 펼쳐진다. ![]() 그간 격조했습니다 이동순 저 / 17,000원 / 창비 시대를 살아낸 작가들의 편지에서 발견하는 한국문학의 깊은 서정
김광균 김지하 황석영 백낙청 정호승 도종환에서
근대 한국시단의 풍경이 생생히 담긴 김광균, 김규동, 김지하 시인 등의 편지를 통해 문학사적 의의를 찾아볼 수 있는 한편 황석영 작가, 백낙청 평론가, 이시영 시인 등과 주고받은 편지 속에서 1970, 80년대 일상에 틈입한 독재정권의 탄압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한다. 백석 시인의 연인이었던 자야 여사의 곡진한 사연이 담긴 편지는 한국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귀한 자료가 되어주며 정호승, 안도현, 도종환 시인 등과 나눈 살뜰한 안부 인사에는 편지라는 형식적 미학은 물론 일상의 정겨움까지 물씬 풍겨난다. 단 한명의 수신인을 생각하며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쓴 손글씨 속에 담긴, 지난 시절 보내온 그리운 안부가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뭉클하게 전해져온다.백석 시인의 연인 자야 여사까지, 글자마다 스며 있는 그리운 안부를 읽다 우리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문학·인물사·대중가요사 등 분야를 넘나드는 연구자로 활발히 활동하며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이동순 시인이 지난 50여년간 동료 시인, 작가, 사회인사 등과 주고받은 친필 편지를 문학적 단상과 함께 엮어낸 산문집 『그간 격조했습니다: 편지로 읽는 한국문학의 발자취』를 펴냈다. 근현대 한국문단의 생생한 풍경은 물론 시대의 곡절, 나아가 추억의 아름다움까지 담은 이 책은 한 시절을 살아낸 작가들의 육필 속에서 한국문학의 깊은 서정을 발견한다. ![]() 쉽게 읽는 고문진보 - 시, 산문 황견 엮음 / 조재도 번역 / 송병렬 감수 / 각권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고문古文을 에세이처럼
“한문투성이 고문을 누구든 쉽게
요즘 에세이 읽듯이 즐겁게” 중국 전국 시대에서 당송 시대까지 최고의 시와 문장을 모아 엮은 시문詩文 학습의 교과서 그 진귀하고 보배로운 『고문진보』를 읽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중국 송나라 학자 황견이 엮고 조재도가 풀어 쓴 『쉽게 읽는 고문진보-시』와 『쉽게 읽는 고문진보-산문』을 동시 출간했다. 고전의 숨결을 오늘의 문장으로 다시 되살린 이 책은 옛글 가운데 가장 진귀하고 보배로운 시 242편을 모아 엮은 『고문진보』 전집에서 40편을 선별하고, 산문 127편을 모아 엮은 『고문진보』 후집에서 30편을 선별해 옮기고 풀어 썼다.
『고문진보古文眞寶』는 제목이 뜻하는바 “옛글 가운데서 참된 보배”만을 모은 고전 중의 고전으로, 중국 전국 시대부터 당송 시대에 이르는 대가들의 명문을 한자리에 모아 엮은 시문詩文집이다. 시문의 교과서로 불리며 중국에서는 원·명 시대에 가장 성행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시대에 문장 작법의 교재로 쓰이며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에게는 과시科詩와 과문科文을 공부하는 학습서이기도 했다. 수천 년에 걸쳐 전해 내려온 진귀하고 보배로운 명문들답게 각각의 작품에는 인간의 도리, 자연의 미학, 민중과 사회를 바라보는 성현들의 값진 사유를 비롯해 우주 삼라만상의 비밀스러운 미적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동안 다양한 번역본이 나왔지만, 고전의 딱딱한 형식에 매여 있거나 직역에 그쳐 글의 맛과 정취가 덜 느껴진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책 『쉽게 읽는 고문진보』(시·산문)는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문투성이로 되어 있어 읽기 어려운 고문을 요즘 에세이 읽듯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문을 벗겨내고 풀어”내 독자와 고전 사이의 거리를 좁히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조재도는 작품의 제목 외에 원문의 번역과 해설에서 한문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며, 시인이라는 풀어쓴이의 장점을 살려 현대적 감각에 맞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썼다. 교과서 수록작을 비롯해 가장 널리 회자되는 작품, 인생의 비의를 깨달을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선별하되, 필요한 경우 ‘더 읽기’를 두어 작품 전체의 의미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작품에서 널리 인용되는 글귀나 살아가는 데 기억해두면 좋을 문장 ‘한 구절’을 뽑아 원문과 함께 소개했다.
![]() 세계중년회의 요씨모로 야스히로 저 / 요시카와 나기 역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세계 곳곳을 달리며 언어를 훔치고 다시 빚어내는 시인
일상과 인류의 공존, 유머와 반성이 한 몸으로 섞이는 곳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선집 국내 초역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하기와라 사쿠타로상, 아유카와 노부오상 수상자이자, 틀에 갇히지 않은 상상력과 실험적인 작업으로 “일본 현대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온 시인 요쓰모토 야스히로 四元康祐(1959~ )의 대표작을 모은 『세계중년회의 世界中年会議 -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선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요쓰모토 야스히로는 언어의 해류를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는 시인이다. 기업 주재원으로 미국에 건너간 뒤 30여 년간 타국에서 이주자의 삶을 살았고, 지금도 미국·유럽·아시아를 누비며 시를 낭독하고 토론한다. 그의 시는 그러한 여정처럼 언제나 경계 위에 서 있다. 일상의 언어와 경제의 언어, 패러디와 말장난, 고전 인용과 대중문화가 겹겹이 섞이며 전혀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낸다. 그의 시는 따뜻하지만 날이 서 있고, 유머러스하지만 깊은 성찰을 품고 있다. 인류에 대한 다정한 시선, 내부자이자 긴 외국 생활을 한 외부인으로서 일본 사회를 바라보는 이중적 감각, 회사원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 언어와 문학 자체를 향한 치열한 질문까지-그의 모든 시에는 풍자와 위트, 그리고 ‘말이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 살아 있다. 『세계중년회의』는 이러한 요쓰모토 야스히로의 시 세계를 집약한 시선집으로, 지금까지 그가 구축해온 독보적인 문학적 지형도를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 집에 가고 싶다 이동애, 이동희 저 / 18,500원 / 말하는나무 ‘빡센’ 사회생활 버티기와 행복 찾기 노하우
성공한 직장 고수의 거품 없는 진솔한 경험담
워라밸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열심히’가 아닌 ‘잘’ 사는 법을 알려주는 인문학적 자기계발서 힘든 일과 삶에서 나를 지키고 행복에 이르는 길 제시 “이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 왜 그토록 집에 가고 싶은 건지.”
_정지아 소설가 “그들의 고백은 사소한 감정에 머물지 않고 사회학적, 신경과학적 맥락으로 확장된다.” _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화이트보드 한 줄 낙서에서 시작된 이야기 저자들은 30년간 한 직장(MBC)에서 근무하고 있는 쌍둥이 자매 기자ㆍPD다. 이동애 기자가 디지털국장이던 때의 어느 월요일 아침이었다. 출근해서 보니 편집국 사무실의 대형 화이트보드에 “집에 가고 싶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주말에 근무한 방송 편집자가 쓴 것으로 보였지만, 그 절실한 마음에 공감하며 누가 썼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굳이 묻지 않고 지우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사이 그 밑에 “나도”라는 글을 적으며 동참한 이들이 7명이나 되었다. 저자들은 그 에피소드에 주목했다. 크고 작은 고민들을 서로 나누며 누구보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해온 두 사람은 일 잘한다는 칭찬도 받았지만, 승진에서 미끄러지기도 했고 번아웃과 브레인포그도 겪었다. ‘집에 가고 싶다’고 당당히 토로하는 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은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저자들이 분석해보니 단순한 투정이 아니었다. 개인의 나약함에서 나오는 말은 더욱 아니었다. 끊임없이 온(ON) 상태를 요구받고, 배터리를 소진하며, 저전력 모드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의 공유 감각이었다. 기자와 PD인 저자들이 콘텐츠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마주한, 동시대의 진짜 목소리였다. 저자들은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은 자신을 지키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은밀한 저항이자, 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신호다.” 집을 많이 그리는 80대 인기 화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집은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은유다”라고 말했다. 즉 사람들은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며 자기 자신을 찾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