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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뉴스

7월 신간 소개 (소설, 시, 에세이) - 매주 업데이트됩니다!
등록일
2015-06-30
조회수
4604



안녕, 엄마

남인숙 지음 / 12,000원 / 호메로스

2030 여성을 위한 에세이를 펴내어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와 공감을 얻으며 여성들의 멘토로 부상한 남인숙 작가. 한국을 넘어 중국과 대만, 베트남, 몽골 등에 번역 출간되어 명실공이 출판 한류를 이끌고 있는 그녀가 이번에는 ‘자식’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적실 한 편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풀어놓는다. 『안녕, 엄마』는 부모님과의 갑작스런 이별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분들이 남기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사랑을 흘려보내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부모를 섬기는 마음이나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모두 변질되어버린 지금, 이 책은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준다.






다정

배용제 시집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배용제 시집 『다정』. 무감한 세계를 견디는 고독한 깜박임. 고통으로 다시 피어나는 존재의 꽃. 크게 3부로 나뉘어진 이 시집은 '결', '잘, 지냈어요?', '바람의 내부', '세상의 모든 한 번', '떨림', '환장', '오렌지의 올바른 사용법' , '다정' 등 주옥같은 시편을 수록했다.



문득 지독한 눈물이

전명수 시집 / 8000원 / 종려나무

전명수 시집 『문득 지독한 눈물이』.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물음을 따라가는 일이 생이라는 것은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의 ?이기도 하겠으나 전명수 시의 특징이기도 하다. 삶이라는 것을 사회화하거나 타자화하지 않고도 대평원의 사슴무리처럼 어떻게 사느냐 하는 삶의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심언주 시집 / 9000원 / 민음사

심언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시인은 원인과 결과가 불분명한 의문문을 통해 ‘답할 수 없음’이라는 유일한 결과로 수렴되는 공회전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비는 염소를 몰 수 있는 주체가 아니며 염소 또한 비의 생래를 알지 못한다. 그 둘의 소통 가능성을 묻는 무심한 질문에서부터 시인은 언어와 존재, 존재와 세계의 탐구를 진행한다.



다음 생에 할 일들

안주철 시집 / 8000원 / 창비

200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한 안주철 시인의 첫 시집 『다음 생에 할 일들』. 시인은 등단 당시 “미래의 작품에 기대가 컸다”는 믿음에 부응하듯, 활력이 넘치는 언어와 감각적인 이미지가 어우러진 개성적인 시세계를 펼치며 오랜 시간의 깊이와 무게가 가슴에 선뜻 와닿는 묵직한 시편들을 선보인다.



미스테리아 - 창간호

엘릭시르 편집부 지음 / 13800원 / 엘릭시르

미스터리(mystery)와 히스테리아(hysteria)라는 단어가 결합되어 ‘미스터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구어를 제호로 사용한 격월간지 『미스테리아』. 매호 달라지는 기획기사와 단편소설을 통해 미스터리라는 거대한 장르의 수많은 틈새들을 꼼꼼하게 탐색한다.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 안정효 옮김 / 13800원 / 소담출판사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 지배하고 인간의 추생과 자유까지 통제하는 미래 문명 세계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금세기에 미래를 가장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번역의 대가인 안정효의 최신 완역판으로, 오역을 최소화하고 원서의 표현에 충실히 따랐으며, 더욱 세세한 설명과 뛰어난 문학적 표현으로 고전 작품을 읽는 참된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족이라는 유대가 사라진 세계, 죽음까지도 익숙해지도록 길들이기 훈련을 받는 세상에서 인간은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자유마저 박탈당한다. 이곳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인류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한다. 하나의 난자에서 수십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나고, 이들은 끝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세뇌를 통해 어떠한 의문도 갖지 않고 정해진 운명에 순응한다.

노화도 겪지 않고, 책임도 도덕도 없이 문란한 성관계를 맺고, 정신적인 외로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쾌락과 만족감뿐이다. 정해진 노동 시간 이외에는 단순한 자극으로만 이루어진 오락들로 꽉 짜여 있으며, 혹 나쁜 기분이 들거나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 항상 소마(soma)라는 가상의 약을 통해 즉각적인 쾌감을 경험한다. 마약과도 같은 소마는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사고할 능력을 빼앗는다. 때문에 이 완벽한 유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다 행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와 격리된 원시 지역(Reservation)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우연히 이곳에 초대받는다. 그는 처음 보는 고도의 과학 문명과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된 세계에 감탄하지만, 소수의 지배자들에게 통제받으며 조작된 행복에 길들여진 ‘백치’와도 같은 사람들의 모습에 점차 환멸을 느낀다. 결국 그는 문명에 절망하고 좌절한 채 다시 원시 지역으로 떠나간다.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 안정효 옮김 / 12800원 / 소담출판사

올더스 헉슬리의 미래 문명사회 비평론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이 책은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 발표 후 27년 뒤인 1958년에 출간한 작품이다. 『멋진 신세계』에서 설정한 미래 사회가 현실로 곧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에서, 『멋진 신세계』의 주제를 사회심리학적 통찰력으로 날카롭게 분석한 미래 문명 비판론이다. 이번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안정효의 오역 사전』 등의 저자이자 번역의 대가인 안정효의 최신 완역판으로, 더욱 세세한 설명과 뛰어난 문학적 표현으로 고전 작품을 읽는 참된 즐거움을 선사한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15000원 / 열림원

이 시대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딸을 가진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안과 희망의 이야기『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일찍이 세상을 떠난 딸 고(故) 이민아 목사의 3주기를 맞으면서 펴낸 이 책은 저자 이어령이 가슴속에만 묻어놓았던 아버지의 딸을 향한 못다 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치원에서 의자 뺏기 놀이를 하고 시험을 치르면서 제도권과 경쟁사회로 들어가는 딸의 모습에 아버지로서 안타까워하고 혼란스러워한 이야기, 딸의 첫사랑과 결혼식을 보면서 아버지로서 배우고 느낀 이야기, 딸의 투병으로 영혼의 눈을 뜨게 된 이야기 등. 이 책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과 이민아 목사의 생애를 비디오로 되감듯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저자 개인의 이야기를 거대한 사회의 보편적인 장으로 옮겨놓으며 우리가 천착해야 할 삶과 죽음의 주제들을 환기시키고, 생명과 가족의 가치가 변질되고 있는 이 시대에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시 성찰하게 함으로써 ‘생명’과 ‘가족애’라는 주제를 사회적으로, 현실적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굿바이 조선

김소연 장편소설 / 11000원 / 비룡소

1905년 구한말 격동기 조선의 모습을 코레야를 탐사하는 러시아인이라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담아낸 『굿바이 조선』. 《야만의 거리》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청소년 역사소설이다. 한반도의 정세가 급변하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방문 기록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던 제국 열강의 눈에는 결코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 왕실의 안위에만 골몰하던 집권층은 외면하던 생명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국 러시아의 비극을 품은 귀족 출신 소령 알렉세이,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키센스키 중사,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 가마실을 벗어나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말몰이꾼 소년 근석. 4인의 탐사대는 원산에서 서울까지의 환경과 지리 조사를 맡아 때로는 마을 안, 때로는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오르며 험한 여정을 이어간다.

양이 도깨비 취급을 받으며 자신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는 조선인들을 보며 당혹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양반네들을 벗어나 민중들을 근접해 바라보는 동안 조선의 참모습에 눈뜨게 된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조선의 들끓는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나 관찰자로 머물던 이들은 운명에 맞서기 위해 몸을 불사르는 민중들과 직접 맞부딪히면서 그 안으로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게 되는데…….



애정과 우정의 블랙홀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 권영주 옮김 / 13000원 / 문학사상

나오키상 수상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청춘 미스터리 장편소설 『애정과 우정의 블랙홀』. 데뷔 이후 해마다 두세 권의 책을 낼 만큼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저자가 1년이라는 공백 끝에 발표하며 주목 받은 작품이다. 일본의 한 사립대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를 배경으로 몇 년간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연극배우의 딸, 풍족하고 유수한 집안, 완벽한 외모. 란카 이치노세는 결혼식 중이다. 눈앞의 남자를 사랑한다지만, 그녀는 아직 전 애인 시게미 호시치카의 흔적을 다 지우지 못했다. 대학 1학년 때 시게미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고, 무탈한 연애를 이어갔지만 시게미가 사사하는 지휘자 무로이의 아내 나나코의 존재 때문에 란카의 불행이 시작된다.

한편 못난 외모, 언니를 성추행하던 화가 아버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왕따 시키던 남자 학우 때문에 남자를 믿지 않게 된 가사누마 루리에. 그녀에게 사랑보다 중요한 건 우정이다. 루리에는 대학 1학년 때, 학내 오케스트라에서 란카를 만나 그녀의 외적, 내적 매력에 매료되어 단짝 친구로 인정받으려 애를 쓴다. 그러던 중 란카가 진심 없이 만나던 남자 친구 오쓰카와 하룻밤을 지새우게 되는데…….



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요나스 하센 케미리 지음 / 홍재웅 옮김 / 10000원 / 민음사

‘주류 사회’의 시각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이민자, 외국인, 혹은 이방인의 모습과 생각을 보여 주는 케미리는 새로운 주제와 서사 기법으로 주류 문화와 이민자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시도하는, 스웨덴뿐만 아니라 유럽 문학 지형도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문제적’ 작가 요나스 하센 케미리. 오늘날 스웨덴의 다문화주의는 ‘주류 사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가 평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스웨덴 사회에서 이민자 사회와 주류 사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2010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타이무르 압둘와하브(Taimour Abdulwahab)라는 남성의 자살 폭탄 테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를 통해 스웨덴의 이런 현실을 간접적으로 고발한다. 이민 2세대인 케미리는 이 작품을 통해 스웨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공포와 불안을 퍼뜨리는 테러, 그와 함께 확산되는 인종차별주의와 이슬람 혐오주의, 그리고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소수자, 약자, 혹은 혐오 대상으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모르’는 나이트클럽에서 술에 취해 밤새 춤을 춘다. 그런데 형제와 다름없는 친구, 샤비로부터 전화가 온다.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 것이다. 전화는 샤비로만 그치지 않는다. 외국에 살고 있는 사촌에게서, 동창에게서, 동물보호소의 여직원에게서 끊임없이 걸려온다. 신문 1면이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는 자의 인상착의는 어딘지 그와, 그의 ‘형제들’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아모르는 스톡홀름에서 살고 있는 아랍계 이민자다.

그는 망가진 드릴 날을 수리하거나 교환받기 위해 마트 고객 상담소로 향한다. 그곳까지 가는 길은 평소와 같지 않다. 그는 스톡홀름 거리에서, 자기 피부색과 머리 색 때문에 모두가 자신을 쳐다본다고 의식한다. 급기야 경찰들이 자기를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자신을 비롯한 자신의 ‘형제들’이 지금껏 살아 온 사회에서 경계당하고 경멸당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고, 아모르는 그렇게 자신이 나고 자라 온 곳에서 결국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용의자로, 범인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신비한 결속

파스칼 키냐르 지음 / 송의경 옮김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프랑스의 국민작가,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파스칼 키냐르의 장편소설 『신비한 결속』. 일체의 사회적 자아를 벗어던지고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궤적을 그린 저자의 소설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자신이 쓴 작품 가운데 가장 애착을 느끼는 소설이라고 밝히기도 한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그, 그리고 그가 갈망한 그의 모습을 오롯이 담고 있다.

키냐르와 그의 누나 마리안은 매년 여름이면 상스에 있는 욘 강변의 집에서 함께 지내는데, 키냐르는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신비한 결속’이라고 명명하고 2010년 여름 내내 누나와 함께 지내며 이 작품을 집필했다. 둘 사이에 흐르는 신비한 결속감은 소설 속의 남매, 클레르와 폴의 관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어머니의 부재로 특별한 결속감을 형성하게 되고, 단 둘이 지내는 남매의 모습이 바로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인 것이다.

마흔여섯의 번역가 클레르. 어느 날 그녀는 세계 각지를 누비던 여행을 그만두고, 번역에서도 손을 떼고, 베르사유의 고급 빌라를 매각한 뒤 고향인 바닷가 마을 라클라르테로 내려온다. 그곳에는 평생의 연인, 어린 시절 함께 자랐으나 이제는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된 시몽이 있다. 클레르는 고향에서 농가를 빌려 살며 시몽과 밀회를 즐기지만 시몽은 가정을 버리지도, 클레르를 잊지도 못해 괴로워한다.

시몽을 떠나보낸 클레르는 상실감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 이후 남동생 폴이 내려와 작은 농가에 자리 잡게 된다. 클레르는 세상 모든 것을 놔버린 채, 오로지 자신의 내면만을 들여다본다. 온종일 걸어 다니고, 늘 밖에 살며 오로지 걸으며 자연 속에서 그만 바라보고 훔쳐본다. 그리고 그‘곳’으로 녹아든다.



소름

로스 맥도널드 지음 / 김명남 옮김 / 14800원 / 엘릭시르

캘리포니아의 휴양지, 루 아처는 젊은 청년에게서 신혼여행중에 사라진 신부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어렵지 않게 찾아낸 그녀는 양손에 피를 묻힌 채 죽고 싶다는 말을 반복할 뿐. 루 아처는 무고한 신혼부부와 살인 사건의 해결을 위해 나선다.

‘하드보일드의 시인’ 로스 맥도널드의 대표작으로, 작가 스스로도 “지금까지 썼던 작품 중 가장 소름끼치는 플롯”을 갖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꿈과 사랑을 잃어버린 청년과 욕망의 화신이 된 기성세대가 충돌하며, 부모가 지은 죄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처형 6일 전

조너선 래티머 지음 / 이수현 옮김 / 12800원 / 엘릭시르

사형수 웨스틀랜드는 처형을 단 육 일 앞두고서야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사형 집행을 막을 방법은 진범을 잡는 것뿐. 하지만 때맞춰 증인과 단서가 차례차례 사라져가는데……. 블랙 탐정 사무소의 이인자, 자칭 훌륭한 탐정 윌리엄 크레인은 이 사건을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을까?

감쪽같은 밀실과 알리바이 트릭,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예측불허의 전개. 본격 추리와 서스펜스가 어우러진 시카고식 하드보일드의 걸작이다. 할리우드의 극작가이자 “대실 해밋의 후계자”로 불리기도 한 조너선 래티머의 대표작으로, 단 엿새간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탐정과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형당하는 의뢰인을 교차로 보여주며 긴박감을 고조시킨다.

 

아메리카나 1.2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 지음 / 황가한 옮김 / 각권 13500원 / 민음사

아프리카 현대 문학을 이끄는 독보적인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청춘 일기 『아메리카나』. 나이지리아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구김 없이 자란 십 대 소년과 소녀가 아메리칸드림으로 각자 미국과 영국으로 떠나 겪는 인종 차별의 순간과 현실적인 경험을 발랄하고 톡톡 튀는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서양식 교육을 받고 미국을 동경해 온 소녀 이페멜루와 그녀의 첫사랑 오빈제가 삶의 역경과 부침을 겪으며 변해 가는 혹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존재하게끔 만드는 성장 소설이며 나이지리아와 미국의 정치 경제, 인종, 종교, 이민, 페미니즘, 계급 갈등 등 수많은 사회 문제를 비판적인 시산으로 바라보는 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예쁘고 매력적인 나이지리아 소녀 이페멜루와 전학생 오빈제는 중학생 때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운 사이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 이페멜루가 좀 더 멋진 미래를 찾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페멜루를 기다리는 것은 쓰디쓴 면접 실패와 인종차별. 수차례 면접 끝에 겨우 한 백인 가정의 유모로 일하며 대학에 다니게 되지만 이페멜루는 이 과정에서 매춘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된다.

나이지리아에 있을 때는 한 번도 자신의 인종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지만 미국에 와서야 자신의 외모가 계층의 사다리 중에서도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페멜루는 특유의 독설과 유머를 혼합해 ‘미국인 흑인들에 대한 비미국인 흑인의 여러 가지 생각’이라는 인종 블로그를 운영한다. 이 블로그는 미국 전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이페멜루에게 돈과 명성을 안겨 주고, 비미국인 흑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찾은 이페멜루 앞에 첫사랑 오빈제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삶은 다시 나이지리아로 향한다.



나쁜 엄마

박성경 장편소설 / 10000원 / 문학과지성사

박성경의 첫 청소년소설 『나쁜 엄마』. 영화 《S 다이어리》, 《소년, 천국에 가다》의 각본과 소설 《쉬운 여자》를 쓴 저자가 이번에는 자신의 엄마를 나쁜 엄마라고 믿는 청소년들을 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존 성장소설의 관습을 깨고,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편견과 문제들을 절묘하게 비틀어 웃음 속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이 소설은 사교육 열풍, 학교폭력에 대응하는 소극적인 학교, 한부모 가정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등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전한다.

학교에서는 존재감 제로, 일진회 물 셔틀도 모자라 집에서는 한 성질 하는 엄마 때문에 고민인 고2 지환. 열여덟에 임신해 가출하고 미혼모의 길을 택한 엄마 ‘지연옥’ 여사는 지환에게 이 모든 불행을 선사한 근원이자 골칫거리다. 그런 지환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다. 아빠, 쿠키 굽는 엄마, 예쁜 여친. 지환이 찍어놓은 여친감은 학교에서 인기짱인 유리. 부유한 환경에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유리는 지환에겐 없는 아빠, 엄마, 오빠(형)에 골든 레트리버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상대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유리와 지환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그 무렵 엄마에게도 비밀이 생긴다. 엄마가 온라인으로 ‘전갈’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상대와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갈’이 엄마보다 9살 연하에 미혼 남성임을 알게 된 지환은 전갈이 영 수상쩍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편, 지환이 유리와 나름 친해졌다고 느낄 때쯤 학교에는 유리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유리가 지환을 괴롭히는 일진짱의 여자 친구라는 것도 모자라 일진짱의 아이를 임신했다거나 유리가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나는 괜찮은 연이야 - 백상예술대상 받은 여자, 이국주의 소중하 '연' 이야기!

이국주 지음 / 양지은 글꾸밈,켈리그래피 / 13000원 / 자음과모음

자신을 꽃에 비유한다면 ‘연꽃 같은 여자’ 라고 말하는 개그우먼 이국주. 둥글고 큰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도 전혀 진흙에 물들지 않고 시궁창에서 피어도 향기가 가득하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여자 이국주는 이 책을 통해 누군가 만약 외모에 자신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연꽃’같은 여자로 살아가라고 말한다.

『나는 괜찮은 연이야』는 이국주의 성공 스토리, 가치관, 생활의 지혜 등을 담아낸 에세이 집이다. 춤에 열광했던 유년 시절이 어떻게 연결되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는지, 자신의 로망이었던 백지영과의 만남, 연하남을 만나고 결혼을 하기까지는 여자로서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사랑하는 남자에게 매력적인 여자로 보이는 법 등 이국주를 좋아하는 대중이라면 솔깃하고도 유익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고양이 니코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 아무도 못 말리는 고양이와의 동거기

재윤 글.그림 / 12800원 / 내안에뜰

『고양이 니코의 하드보일드 라이프』는 고양이 ‘니키’와 ‘콩이’와의 특별한 동거기다. 저자는 ‘니코(니키와 콩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해학적이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고양이 두 마리를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으로 비유하는가 하면, 가수나 인디밴드, 심지어 모차르트와 쇼팽으로까지 비유한다. 또한 고양이들이 인간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인간의 입장이 아닌 고양이의 시각에서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바로 “인간이 고양이를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인간을 길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고양이는 타고난 귀여움과 잘생김뿐만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가 인간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고양이들의 이런 능력을 마치 무협에 나오는 무공에 비유하며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현실이다. 이야기의 환상만 바라보고, 눈에 보이는 귀여움과 깜찍함에 넘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면, 상상하지도 못한 온갖 잡일을 다 해야 하는 고양이 몸종으로 노예계약서를 쓰게 된다. 일종의 ‘품묘록’이라 말할 수 있는 이 책은 고양이와 동거를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고양이뿐만 아니라 애완동물과 거리가 먼 사람들까지도 거부감 없이 웃음으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보인다고 다가 아닌 고양이들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니키와 콩이의 냉소와 아양에 마음을 뺏겨보자.



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14500원 / 달

수많은 청춘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사랑에 빠지게 하고, 어디론가 떠나지 못해 몸살이 나게 했던《끌림》이 출간된 지 올해로 어느덧 10주년을 맞는다. '여행'이란 여전히 풍경을 관광하는 것이 아닌, 사람 사이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라 믿는 저자 이병률이 전작에서는 주로 여행길에서 맞닥뜨린 한 장면을 영화의 스틸컷 처럼 포착하여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이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그 장면의 앞과 뒤로 이어지는 서사에 집중하며 더욱 더 진하고 웅숭깊어진,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다.

함께 시(詩) 캠프를 떠난 사람들과 계룡산 계곡에 앉아 시를 낭송하던 시간, 제주도의 한 동물원에서 조용히 돌고래와 조우한 일, 오래전 잘 따르던 흑산도 소년을 어른이 되어 다시 재회하게 된 일, 한때 문경 여행길에서 스치듯 인연이었던 어르신의 부고를 듣고 그 집에 머물게 된 하룻밤 등 이 책에 존재하는 각각의 산문은 아주 평범한 일상 같기도 하지만 또 전혀 예상치 못한 인연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아름다운 감각과 세심하게 선택된 시적 언어들로 이루어진 이병률의 문장들은 묘한 운율감을 만들어 내며 저마다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사는 사람의 삶이 스케치북 위에서 어떻게 채색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김성준 지음 / 13800원 / 시드페이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도망치듯 떠난 호주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영어 한 마디 못하던 상황에서 그릇 닦기부터 시작해 현지인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함 그 자체였다. 사막을 횡단하다 차량 전복사고를 겪는 등 죽을 고비를 넘기고, 공중화장실에서 잠을 청하다 쫓겨나기도 한다. 총 4420킬로미터를 주행하며 총 80장의 이력서를 제출한 끝에 결국 호주 광산회사 취업에 성공해 연봉 1억 신화를 달성한다. 이 책은 지옥 같은 10대와 전쟁 같은 20대를 지나 워킹홀리데이의 신화를 쓰고 돌아온 김성준의 인생 드라마를 담아냈다.



스프링 치킨

빌 기퍼드 지음 / 이변무 옮김 / 16000원 / 다반

이전 세대가 결핵이나 소아마비, 전염병에 무릎을 꿇었던 것과는 달리, 이 ‘신노년층’은 노인병 묵시록의 네 기수라 불리는 심장병, 암, 당뇨,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졌으며, 대부분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병, 그 외 잡다한 불편사항들로 인해 약물 치료를 받는다. 인생 후반기의 수십 년을 환자로 산다는 것은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수면 위로 올라온 ‘노화’ 문제를 풀기 위해 인류의 끊임없는 도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 과정을 탐사한 『스프링 치킨』을 통해 저자는 당신의 절대수명을 늘리기 위한 또는 당신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신비의 묘약이 무엇인지 그 힌트를 전해 줄 것이다.

*스프링 치킨spring chicken : 햇병아리, 영계, 젊은이, 풋내기.



폴라리스 - 이상한 프리랜서 네 명의 특별한 여행

황하영, 이현 장편소설 / 13000원 / 뮤진트리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읽을 싱그러운 로드무비 같은 소설. 《폴라리스》는 우연인 듯 운명처럼 만난 네 남녀가 ‘인생의 북극성’을 찾아 한 달여의 시간을 함께 여행하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가슴 찡한 성장의 이야기이다. 여전히 회자되는 전설의 시트콤 <남자 세 여자 셋>를 집필한 작가답게 통통 튀는 대사와 눈에 잡힐 것처럼 생생한 묘사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별 이야기를 하는 전문 강사가 되고 싶어 대기업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태성, 격무와 밤샘으로 메말라버린 웹디자이너 은별, 번번이 쓴잔을 마시는 시나리오 작가 연우, 그리고 무명의 싱어송라이터 BK. 하는 일은 각기 다르지만 그들은 인생을 걸 자기만의 업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서른 살 언저리의 좀 늦된 청춘들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넷은 함께 캠핑카를 타고 길을 따라 달리면서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을 함께 풀어간다.



살아 있는 과거 - 염무웅 평론집

염무웅 지음 / 20000원 / 창비

염무웅 평론집 『살아있는 과거』. 올해로 평론활동 51년째를 맞은 염무웅의 여섯 번째 문학평론집이다. 저자는 독문학자이면서도 우리 근대문학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남다른 통찰력을 지닌 비평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점은 이번 평론집에서도 두드러진다. 정지용, 천상병, 고은, 김남주, 홍명희, 염상섭, 박완서, 이문구 등 주로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과 독재정권 시기를 겪었거나 그 시대에 활동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문학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사색을 담고 있다.



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13500원 / 북라이프

읽고 쓰고, 듣고 쓰고, 찍고 쓰고, 배우고 쓰고, 쓰기 위해 쓰는 카피라이터의 기록을 담은 책 『모든 요일의 기록』. 지난 2011년 《우리 회의나 할까?》라는 책을 통해 TBWA KOREA의 지난한 회의실 풍경을 밀도 있게 그려냈던 10년차 카피라이터 김민철이 이번 책에서는 배경을 자신의 '일상‘으로 옮겨와 10년차 카피라이터가 아이디어의 씨앗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꼼꼼하게 그려냈다.
책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고 자신이 살지 못한 또 다른 인생을 배운다고 말하는 저자. 이 책은 저자의 각종 배우기 에피소드와 필름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세상, 자신의 음악취향 등 저자의 읽고, 듣고, 찍고, 배운 경험들을 나열하다 결국 ‘쓰다’로 마무리 되는데 이는 마침표 하나를 찍는 것조차 며칠을 고민해야하는 ‘광고’ 세계에서 쓴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15초라는 찰나의 순간을 지배할 단 한 문장을 위해, 수백 개의 감정을 사용하는 카피라이터의 진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아버지의 마술 - 이권 시집

이권 지음 / 9000원 / 애지

이권의 시집 『아버지의 마술』. 서정과 서사를 아우르는 이미지와 리듬을 적설하게 사용하여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다룬다. 특히 저자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어머니'의 존재를 통해 생명 순화과 여성성에 대해 표현해냈다.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재단하는 하루키의 감성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김진욱 옮김 / 14000원 / 문학사상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SINRA]라는 잡지에 다달이 연재한 16여 편의 에세이를 모은 작품집이다. 이 책에서 하루키는 보스턴 근교 대학 마을 케임브리지에서 보낸 2년간의 생활을 솔직하게 드러내었다.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한 이야기, 자동차를 도난당해 보험회사 여직원과 실랑이를 벌인 이야기, 이웃집 고양이에 대한 소식, 중국과 몽골을 여행할 때 곤혹스러웠던 음식 알레르기 같은 일상의 단상을 담았다.



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고전부 시리즈」의 저자 요네자와 호노부. 유려한 문장과 정교한 구성으로 미스터리는 물론 미스터리의 범주를 넘어서까지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저자의 이번 작품 『야경』은 해마다 발표되는 가장 공신력 있는 미스터리 순위 세 군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미스터리 제왕의 탄생을 알렸다.
『야경』은 각기 다른 여섯 명의 삶에 얽힌 여섯 가지 수수께끼를 담은 작품집이다. 청춘 미스터리 외에도 트릭에 초점을 맞춘 본격 미스터리, 블랙 유머, SF 성장물, 리들 스토리 등 장르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개성으로 독자를 사로잡아온 저자는 이번 작품집에 실린 여섯 개의 단편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작은 동네의 파출소를 중심으로 한 경관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야경》, 아름다운 어머니와 두 자매 사이에서 벌어지는 남모를 애정과 갈등을 그린 《석류》, 험악한 환경의 해외로 파견된 비즈니스맨에게 혹독한 시련이 닥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만등》, 손님이 뜸한 고갯길의 휴게소에서 벌어지는 괴담 같은 사연을 담은 《문지기》 등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 감춰진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동안 미스터리 단편집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의 정점을 느낄 수 있다.



사랑이 메아리처럼

이정순 지음 / 13000원 / 화담출판사

일흔네 마디의 인생 변주곡『사랑이 메아리처럼』. 이 작품은 소설보다는 차라리 자서전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듯도 한 것이, 그만큼 작가의 삶을 바탕으로 했으며, 소설보다 소설스러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문학적 구성의 논리와 메커니즘을 뛰어넘는 우리네 삶이 리얼하게 펼쳐져 있는 소설이다.



달수들 - 안성호 장편소설

안성호 지음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아내의 꿈으로부터 시작된 안성호의 소설 『달수들』. 잠을 잔 뒤 꼭 베란다에서 꿈 이야기를 했던 아내. 그런 아내의 꿈이 너무나 재밌어 소설로 써볼까 시도를 하기도 했던 저자는 문득 아내의 꿈에 등장하는 아내는 누구이고 만약 자신이 꿈 안에서 아내를 만난다면 그녀는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소설을 써내려갔다. 거짓과 폭력의 세상을 떠나 꿈으로 도망친 청춘, 달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도 야상곡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 박상진 옮김 / 10000원 / 문학동네

안토니오 타부키 선집의 여섯 번째 작품『인도 야상곡』. 인도의 잠 못 이루는 밤, 사라진 친구를 찾으러 다니다가 숱한 사람을 만나는 '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저자의 초기 소설로, 저자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준 대표작이자 대중적으로도 이름을 알린 첫 성공작이다. 1987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2년 후 알랭 코르노 감독이 이 작품을 영화화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겹겹의 존재들이 다중노출 사진처럼 겹쳐 있는 소설이자, 탐색의 길 자체가 문학(글쓰기)의 여정이 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인도 야상곡 속에서 또다른 인도 야상곡을 써내려가는 '나'의 여행기이자 책 바깥으로 무한히 거울처럼 증식되는 책 속의 책이다. 인도에서 종적을 감춘 친구 사비에르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작중 화자인 '나'와 실종자인 친구가 겹쳐지며 자기가 자기를 추적하는 마술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