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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3-03-03
조회수
703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

고형렬 저 / 13,000원 / 창비

“시는 삶보다 난해하고, 때론 슬픈 액체로 채워진다”

한국시의 거장 고형렬,
일천여편 가운데서 엄선한 첫 시선집
민중시와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한데 모은 걸작


“고형렬 시 생애 전체를 한권의 시선집으로 압축하면서, 나는 그 모두를 풀이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먼저 깨달았다.” -정과리 한국 문학평론가
“언어의 유전자를 새롭게 전달하는 시인” -린 장취안(林江泉) 중국 시인, 건축가
“명상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미지가 풍부한 시” -피터 보일(Peter Boyle) 호주 시인
“친절의 빛, 숭고한 이타심, 깊은 슬픔과 유머로 가득 찬 시 세계” -마이 반 판(Mai V?n Ph?n) 베트남 시인, 문학평론가
“여기, 상상력의 최고봉이 있다” -시바타 산키치(柴田三吉) 일본 시인

1979년 등단 이후 ‘서정시’와 ‘민중시’의 경계를 불식하는 시적 갱신을 끊임없이 도모하며 한국 시단을 대표해온 고형렬의 첫번째 시선집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 출간을 맞아 전세계 유명 시인들의 축전이 쏟아진바 국내를 넘어선 고형렬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전문은 책 뒤표지에 수록). 저자가 펴낸 열여섯권의 단독 시집과 두권의 장시집에 수록된 시편에다 잡지 등에 발표한 시편을 더하면 무려 일천여편에 이르는데, 이 방대한 작품 전체를 꼼꼼히 검토해 한권의 정수로 묶어낸 이는 문학평론가 정과리(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다. 두 거장이 협력해 빚어낸 이번 시선집은 독자에게는 저마다의 향수를 자극하며 감동을 선사하는 한권의 책인 동시에, 한국 시단에 선사하는 기념비적 성과다.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에는 고형렬 시의 수많은 미덕 가운데도 특히 치우침 없는 중용(中庸)의 자세가 오롯이 드러난다. 특정한 시세계에 국한되지 않는 품 넓은 서정성을 가꾸고 발전시켰음은 물론, 심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도 노동·분단·평화·생태 등의 묵직한 주제의식을 날카롭게 펼쳐낸 시인의 일대기가 더없이 찬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 - 독일 대표시선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저 / 임홍배 역 / 17,000원 / 창비

괴테, 니체, 릴케, 브레히트, 헤세 등
서울대 임홍배 교수의 깊이 있는 해설로 즐기는
독일 대표시의 맛과 멋


한 나라 혹은 언어권의 대표적인 시들을 친근한 해설과 함께 한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창비세계문학의 독보적 시선집 시리즈 독일어 편인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독일 대표시선』이 출간되었다.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라는 제목은 릴케의 시 제목에서 따왔다. 우리나라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괴테, 니체, 릴케, 브레히트, 헤세를 비롯해 「보리수」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 「겨울 여행」(한국에선 「겨울 나그네」로 더 유명한) 등 슈베르트의 대표적 가곡들의 가사가 된 시를 쓴 빌헬름 뮐러, 19세기의 선구적 여성 시인 드로스테-휠스호프와 노벨상을 수상한 넬리 작스, 2022년 말에 작고한 전후 서독의 대표적 시인 엔첸스베르거까지 51명의 시 105편을 시대와 사조의 흐름에 따라 6부로 나누어 풍성하게 엮어냈다.

서울대 독문학과 임홍배 교수가 2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작가와 작품을 고르고, 모든 시에 전후 맥락을 설명하는 상세하고도 애정 넘치는 해설을 달았다. ‘옮긴이의 말’에서 임홍배 교수는 “시인의 개성과 세계관, 시대적 과제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시적 상상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책은 관심은 있지만 외국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훌륭한 시작점이자 길잡이가 되어주고, 어릴 적 릴케의 시를 읽으며 감수성을 키워온 그 시절 문학소녀·소년들에게는 다시금 독일시의 매력에 빠질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프리즌 서클

사카가미 가오리 저 / 김영현 역 / 17,000원 / 다다서재

『프리즌 서클』은 일본 최초로 교도소 내부를 10년간 장기 취재한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사회운동가 사카가미 가오리의 르포르타주다. 일본 시마네현에 있는 민관 공동 교도소 ‘시마네 아사히 사회복귀촉진센터’. 그곳은 ‘새로운 교도소’를 표방하며 새로운 갱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그중에 수용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회복 공동체’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소속된 수용자들은 원 모양으로 둘러앉아 대화하며 잊었던 지난 삶을 돌아보고 잃어버렸던 감정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면서 마침내 자신의 죄와 대면한다. 그들은 피해왔던 죄와 마주하고 피해자를 생각하며 비로소 진정한 반성에 이른다. 이 책은 진정한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는 출소자를 단순히 격리하고 배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에 나와 자리를 잡지 못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원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진정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은 힘과 처벌이 아니라 대화와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

이동우 저 / 11,000원 / 창비

“울음이 되지 못한 울음을 하나하나 줍는 손길이 있다”

끝없이 소비하며 무너지는 존재들을 향한 뼈아픈 물음
구원과 해방을 꿈꾸는 투명한 연대의 목소리


진정성으로 돌파하는 꾸밈없는 언어와 정밀한 묘사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삶을 위협하는 생명 파괴의 형상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온 이동우 시인이 첫 시집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를 출간했다. 2015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2021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로 선정되는 등 오랜 기간 시적 역량을 탄탄히 다져왔다. “기후, 동물, 노동이라는 주제를 통하여 생명에 대해, 타자에 대해, 계급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김영희, 해설)하는 시편들이 서늘하고 묵직한 울림으로 와닿는다. 인류가 저질러온 파괴와 훼손의 “역사의 통점을 환기하며 마침내 멸절 직전인 현재와 조우”하는 이 시집은 기후 재난, 생태계 붕괴, 코로나 팬데믹 등 인류와 지구가 당면한 비극적 현실에 대한 냉철한 문제의식이 깃든 “최초이자 최후의 진술서”(김해자, 추천사)이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지 않는 대화의 기술

샘혼 저 / 이상원 역 / 16,000원 / 갈매나무

“무례한 사람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그들을 단호히 물리치고 싶다.
하지만 그들과 똑같이
막말하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의 저자 샘 혼이 제안하는
무례한 괴물에 맞서 나를 지키는 단단한 대화법

·가족, 연인, 학교 친구, 직장 상사… 당신의 옆에도 ‘못된 사람’이 있는가
·함부로 말하는 못된 사람, ‘괴물’은 여전히, 어디에나 있다!
·불편한 진실: 당신은 괴물에게 친절하면 친절할수록 더 처참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샘 혼이 제안하는 선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
·나의 자존감과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무례한 사람들에 맞서는 대화의 기술!

최근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도 아닌데 크게 주목받은 인물이 있다. 문동은과 추선생의 소위 이‘넝담’ 씬에 모두가 사이다라고 갈채를 보내며 널리 회자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 그만큼 누구나 깊이 공감하고 대리만족할 만한 상황이어서가 아닐까? 이렇듯 말로 사람을 괴롭히는 못된 사람들은 빌런 총량의 법칙처럼 어디든 꼭 있다. 이들은 장난과 모욕의 경계를 넘나들며 교묘히 약을 올리기도 하고, 말로 사람을 통제하고 조종하려 들기도 하며, 때로는 폭언을 일삼기도 한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에서는 이렇게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고 괴롭히는 사람들, 즉 ‘괴물’을 상대하면서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대화의 기술을 제안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의 저자 샘 혼은 자신이 겪은 진솔한 경험과 꼼꼼히 수집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 주변의 못된 사람을 구별하는 법, 그리고 그러한 못된 사람에 맞설 수 있는 유용한 대화법을 제시한다. 관계의 규칙 설정하기, 공격을 유머로 받아치기, ‘당신’을 주어로 삼아 말하기 등 효과적인 대화의 기술을 구체적인 실천 계획과 함께 제시해 누구나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나 자신 또한 상대와 다를 바 없는 무례한 사람이 될까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참고 기다리고 용서하는 건 결코 해답이 아니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무례한 사람을 당당히 상대하면서도 나 자신의 품위를 지키는 길은 분명 있다. 마치 이 책을 읽은 듯 드라마 속 주인공이 시전한 방법들 말이다. 나아가 책은 무례한 사람에 맞서 내 삶의 통제권을 되찾는 실질적인 방법과 함께,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안내한다.




두고 온 여름

성해나 저 / 14,000원 / 창비

독자와 평단이 주목하는 신예 성해나의 첫 장편소설
우리가 두고 온 모든 인연과 마음을 위하여
한 시절의 여운 속에서 전하는 애틋한 안부 인사

첫번째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에서 나와 타인을 가르는 여러 층위의 경계와 그 경계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진중하고 미더운 시선으로 탐사했던 작가 성해나가 신작 소설 『두고 온 여름』을 펴냈다. 젊은 감각으로 사랑받는 창비의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열여섯번째 작품이다. 왜 타인을 헤아리고 받아들이는 일은 언제나 낯설고 어렵기만 한지, 이제는 함께할 수 없는 인연과 슬픔도 후회도 없이 작별할 수 있는지, 실패한 이해와 닿지 못한 진심은 어떻게 의미 없이 사라지지 않고 희미하게나마 빛나는 기억으로 남게 되는지 한층 깊어진 응시와 서정으로 풀어냈다.

부모의 재혼으로 잠시 형제로 지냈지만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영영 남이 되어버린 기하와 재하. 두 사람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며 이어지는 이 소설은 뜻대로 되지 않는 관계와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 마음을 경험한 모두에게 따스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로 다가선다. 아울러 “정확하면서 예민하고, 명확하면서 깊고, 단정하면서 힘이 센”(윤성희, 추천사) 성해나의 문장은 한국문학 독자라면 누구나 기꺼이 반길 만하다.




마지막 눈사람

최승호 저 / 이지희 그림 / 15,000원 / 상상

모두가 사라진 빙하기,
눈사람은 얼어붙은 대도시의 적막과 어둠, 절망과 고독에 직면한다.


『눈사람 자살 사건』의 시인 최승호의 『마지막 눈사람』은 공허와 비애, 우울과 불안, 고독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엄습해 오는 고통과 좌절을 고독으로 버틴 시인을 만난다. 그는 어둡고 깊은 슬픔과 절망을 견디면서 무심하게, 때로는 조소하며, 그러나 정직하게 고독을 마주하려 안간힘을 쓴다. 시인의 노력은 어떤 순간에도 경쟁과 불안의 도가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우리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어린 시절을 까맣게 잊어버린, 바늘 하나 들어올 틈도 없는 단단한 에고를 가진 우리. 어린 아이 같이 순수하고, 때로는 냉정한 시인의 상상 덕분에 광막한 우주 속에 놓인 우리의 고독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우리가 어느 아득한 먼 별로부터 와서
다시 어느 별로 돌아가는지 모를 때
별들은 더 빛나는 듯하다.
이 책은 우리 은하계의 한구석에 있는
어느 별의 죽음에 관한 짧은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눈사람이다.




제주의 무덤

김종범,조용훈 저 / 18,000원 / 몽트

『제주의 무덤』은 사진가 김종범이 제주도의 무덤을 소재로 사진을 찍고, 문학평론가 조용훈은 그 무덤을 지상에 새긴 별이라는 소재로 글을 썼다. 제주는 육지와 달리 묘지 문화도 다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도 손색없는 제주의 무덤을 김종범 사진가는 지난 4년간 제주도를 수시로 드나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드론 촬영으로 작업을 진행해 왔다. 무덤을 에워싼 기하학적인 자연색의 패턴과 억새 숲을 헤집고 다닌 동물들의 흔적, 그리고 후손들이 일구는 농작물은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생명 그 자체이다. 제주의 무덤만 촬영한 약 4천여 장에서 조용훈 평론가의 에세이를 곁들여 낸 포토에세이 집이다.




휴일에 하는 용서

여세실 저 / 11,000원 . 창비

“슬픔 밖의 끝장. 가뿐합니다.
여기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쫀득하고 고소한 미래를 향한 가뿐한 첫걸음
청량함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사랑과 용기의 시


“신뢰를 주는 시” “오랜 훈련을 거친 사람의 내공이 단연 돋보인다”는 찬사와 함께 등단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여세실 시인의 첫 시집 『휴일에 하는 용서』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꾸준히 시적 기량을 다져온 시인은 미래의 시단을 빛낼 기대주로서 남다른 주목을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선배 문인이 후배 문인을 추천하는 ‘내가 기대하는 작가’에 호명되며 그 입지를 단단히 했다(『현대문학』 2023년 1월호, 안희연 시인 추천). 여세실은 예리한 언어와 독특한 발성으로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용기와 사랑을 그려내며 ‘살아 있음’ 그 자체의 찬란함을 빚어낸다. 삶의 순간마다 목도할 수밖에 없는 뜨거운 감정들을 여러 결로 변주해내며 누구나 깊이 공감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하고 아름다운 시 세계를 펼친다.




누구도 울지 않는 밤

김이설 저 / 16,000원 / 믄학과지성사

“그래도 나는 다음 계절을 기다리기로 했다.”
부서지고 조각나고 위태로운 마음……
인생의 존엄과 가치를 잃은 모두에게 바치는 투명한 언어들


일상에 균열이 생겼을 때 만들어지는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정교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내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해온 김이설의 네번째 소설집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김이설은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소설집 세 권과 경장편소설 네 권을 펴내며 황순원신진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문단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정말 쓰고 싶은 소설이야말로 어느 누구도 울지 않는 밤에 관한 이야기”라는 이번 책의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꾸준히 사회 혹은 공동체의 그늘 아래 놓인 여성의 현실에 주목해온 작가이기도 하다.

총 열 편의 소설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전작들의 골조를 지키되 다양한 연령층의 화자를 배치해 더 폭넓고 내밀한 사회적 문제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성격도 나이도 다른 주인공들은 저마다 갈등과 이별을 겪고 상대방의 외도, 성폭력 등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나쁜 감정에서 탈피할 수 없는 환경에 갇혀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 작가는 이들을 감싸 안는 대신 첩첩산중의 현실로 내몰아 악착같이 살아가도록 이끈다. 이처럼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은 불편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열 가지 의지를 담은 소설집으로, 여성이란 이름으로 순탄치 않은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삶의 새로운 방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의 소설들마다 사연과 그 맥락이 다양하지만, 모두 어떤 갈림길에 서 있거나 이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들의 녹록지 않은 상황과 그 속에서의 안간힘이야말로 ‘삶’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왕은 없다

응우옌후이티엡 저 / 김주영 역 / 18,000원 / 문학과지성사

“망할 놈의 인생이지만 기막히게 아름답네요”

베트남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응우옌후이티엡
짧은 문장에 담은 절제된 표현과 대담한 묘사
근대적 개인에 천착한 불온하고 도전적인 작품들


20세기 베트남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응우옌후이티엡의 소설집 『왕은 없다Khong co vua』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3번으로 출간되었다. 『왕은 없다』는 베트남 전후 문학을 대표하며 개혁·개방 시대의 베트남 문학을 견인한 작가로 손꼽히는 응우옌후이티엡의 단편소설 15편을 모은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집이다.

돈 잘 버는 가장이지만 밥 먹듯이 사람들과 다투고 며느리를 훔쳐보는 끼엔 영감(「왕은 없다」), 예편 후 돌아온 집에서 목격한 비인간성에 무력감을 느끼는 퇴역 장군(「퇴역 장군」), 원숭이 사냥에 나섰다가 암컷 원숭이의 집요한 추격에 쫓기며 인간의 이중성에 시달리는 노인(「숲속의 소금」) 등. 전쟁과 민족 같은 거대 담론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벗어나 마침내 발현된 응우옌후이티엡의 소설 속 ‘개인들’은 급변하는 세상을 방황하며 욕망, 고독, 권태, 부조리를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인다. 어부, 농사꾼, 소수민족, 군인, 거지, 사냥꾼, 유랑인, 벌목꾼, 교사, 시인, 똥 시장 주인 등, 작가는 정형화되지 않은 인물들과 그들 사이의 갈등, 양면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잃어버린 개인과 인간성 회복의 시작을 보여준다.




일하는 사람들의 기후변화 : 탄소 중립을 위해 그들은 매일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송찬영.김정환 저 / 17,000원 / 크레파스북

기후 위기 현장에서 만난 12인 전문가들의 리얼 토크

우리는 지금 기후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말은 기후 시스템이 어떤 특정한 어떤 방향으로 계속 움직여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우리한테 좋은 것들만 온다고 하면 그 변화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겠지만 대부분 재난재해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재난재해와 연관된 온난화가 최근 점점 더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온난화가 진행되면 결국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게 되고 그 무게는 미래 세대가 짊어지게 될 것이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 한다. 위기는 정말로 가까이 왔다.

기후 위기의 시대에서 매일을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을 위해 일하는 12인의 전문가들이 있다.그들은 기후변화 각 분야에서 혁신하고 기회를 만들고 세계 각국에서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본인의 일을 하게 된 계기와 그 일의 전망, 분주한 하루 일상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지, 그들이 바라본 2050년 탄소 중립의 가능성과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 그리고, 미래 세대에 대한 조언을 들어 보았다. 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곧 다가올 기후변화가 일상인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갈 좀 더 나은 방법과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는 AI나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못지않게, 이 책에 등장하는 12인의 전문가들처럼 현재 다양하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 책이 관련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80년대생 학부모 당신은 누구십니까 :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세대 발견, 더 하이퍼리얼 보고서

이은경 저 / 19,200원 / 아워미디어

자녀교육 베스트셀러 저자, 80년생 이은경의 80년대생 학부모 고찰기

여기! 하이퍼리얼리즘 시선으로 포착한 진짜 ‘내 얘기’ 트렌드
주목! 본캐와 부캐를 선택하는 시대, 80년대생의 멀티버스 리얼리티
신박! 르포르타주와 다큐멘터리가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세대 트렌드서

“요즘 서준맘 보는 재미에 살아요.”
“서준맘 정말 서준이가 있는 게 아니라는데 맞나요?”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서준맘은 최근 유튜브 대세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캐릭터다. 고깃집 사장 배용남의 아내로, 신도시에 사는 ‘젊줌마(젊은 아줌마)’로서 아들을 값비싼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화려한 네일아트를 즐긴다. 또한 1만 6천 원대 코스트코 프레첼 과자와 1천 원짜리 다이소 공병 등 생활에 유용한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은 ‘서준맘 추천템’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블로그와 SNS에 퍼져나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준맘은 본캐가 아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시리즈 ‘05학번 이즈 히어’의 주인공인 ‘신도시 3040 아재들’ 편에 나온 ‘신도시맘’ 서준맘은 코미디언 박세미가 연기하는 부캐다. 서준맘의 “항시적으로”, “완전 기절이잖아” 등의 푼수 넘치는 말투와 ‘요즘 맘’스러운 리얼한 패션은 박세미가 과거 돌잔치 MC로 일하면서 관찰했던 ‘맘’들의 특징을 반영했다고 한다. 디테일의 힘을 넘어서는 소위 ‘하이퍼리얼리즘’ 묘사의 인기다. 평범한 일상,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유튜브 부캐에 ‘스며드는’ 이유는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를 ‘노 필터’로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교육서 베스트셀러 저자 이은경은 이번 책에서 ‘80년대생 학부모에 대해서 좀 아는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1980년생 99학번 이은경은 작가, 유튜버, 강연가, 교육 사업 등 다양한 부캐로 현실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80년대생 초등 학부모들의 멘토로 불린다. ‘이전 세대 학부모’와 ‘요즘 학부모’라는 준거집단을 만난 경험도 상당하다. 2003년부터 15년 동안 초등교사로 근무하면서 만난 70년대생 학부모, 이후 5년 동안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면서 책과 영상을 통해 만난 80년대생 학부모. 이들의 달라진 가치관, 교육관, 경제관, 자아상 등 면면을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두 아들을 기르면서, 아이 친구 엄마인 80년대생 초등학생 학부모를 줄곧 만났다. 커리어(초등교사), 본캐(엄마), 부캐(작가, 유튜버, 강연가 등)가 모두 ‘80년대생 학부모’라는 초점으로 모아진다. 리얼한 캐릭터다!

경험이 전부는 아니다. 현실적인 데이터로 말한다. 1980~1989년생, 오직 80년대생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80년생 부모 마음, 궁금해요!’라는 설문조사에 1,866명의 응답자를 모았다. 데이터 분석에 깊이를 더하고자, 교육/부동산/플랫폼/트렌드 전문가 10명에게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80년대생 학부모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서 물었다. 저자의 사변으로 지어낸 ‘느낌서’가 아닌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분투는 현실 속 ‘3040 서준맘’을 능가하는 80년대생 학부모의 실제 살아가는 모습 취재로 생동감을 더하였다. 바로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그 주인공은 지금 대세, 80년대생 중 학부모다! 경제경영서를 보면서 에세이를 읽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라면 제대로 읽은 것이다.




차이에서 배워라 : 해나 개즈비이 코미디 여정

해나 개즈비 저 / 노지양 역 / 23,000원 / 창비

"이제 해로운 농담은 끝내야 한다"
전세계를 뒤흔든 스탠드업 코미디언
해나 개즈비의 신랄한 농담


에미상과 피바디상 수상에 빛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세계적 스타인 해나 개즈비의 에세이 『차이에서 배워라』가 출간되었다. 순회공연마다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스페셜로도 방영된 코미디 쇼 「나네트」(원제 “Nanette”, 한국어 제목 「해나 개즈비: 나의 이야기」)로 스탠드업 코미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는 해나 개즈비는 이 책에서 다양성을 억압하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신랄한 코미디를 선보이게 된 과정을 회고한다. 전세계를 뒤흔든 해나 개즈비라는 코미디언이 어떻게 자신의 소수자성을 인정하고 차이를 포용하며 새로운 웃음을 발명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개즈비는 자폐, ADHD 진단을 받은 신경다양인이자 젠더퀴어로서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와 수치심을 강렬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이를 농담으로 전환해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분노와 웃음을 이끌어내는 솜씨 또한 유감없이 발휘한다. 젠더 정치, 대중문화, 서양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로지르며 웃음의 정치성과 분노의 용법에 대한 치열한 성찰도 담았다. 웃음의 힘을 믿으며 다양성의 가치와 다름을 존중받을 권리에 대해 외치는 이 책은 폭력적인 세상에서 상처 입은 이들이 조각난 삶을 재건하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줄 것이다.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 제주 4.3을 그리다

박진우 .이하진 저 / 이수진 그림 / 20,000원 / 메디치미디어

제주 4·3, 그 진실을 전하는 그래픽 다큐멘터리
비극의 현장, 폐허가 된 마을 터에서 자란 보리줄기에 진실의 그림을 그리다
‘속솜허라’(입 다물라)에 갇히지 않는다! 이제 4·3이 역사가 된다

‘틀낭’은 산딸나무를 부르는 제주 말이다. 한반도 중부 이남에 많이 자라고 특히 제주에 많다. 제주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산딸나무 열매를 많이 먹으며 자랐다. 4·3 당시 산으로 피신 간 사람들도 허기를 덜기 위해 산딸나무 열매를 먹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매달려 죽은 십자가도 산딸나무로 만들었다. 꽃받침이 지고 남은 열매는 꼭 심장 같기도 하다.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는 ‘산딸나무에 진실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말이다. 4·3의 진실이 마침내 피게 되었다는 것을 담은 제목이다.

이 책은 오래도록 국가가 숨기고 억눌러온 폭력과 야만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한다. ‘속솜허라’라는 제주 말은 ‘입 다물라’라는 말이다. 4·3에 대해 국가가 침묵을 강요하면서 제주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썼다. 하지만 결국 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진실을 찾고 그 이야기들을 세상에 더 큰 목소리로 돌려주려 했다. 많은 제주사람들이 ‘속솜허라’에 갇히지 않고 4·3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는 그런 목소리를 그림과 글로 담았다.




말 : 감각의 형태

정지은 저 / 9,900원 / 은행나무

“말을 가진다는 것은 세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자아와 타인, 세계를 감각하는 ‘말’의 기원과 본질에 대한 인문학적 상상력


챗GPT 등 인간과 대화하는 인공지능이 나타나면서 대화나 글쓰기를 비롯한 인간의 언어활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미 사진과 동영상의 발명, 유튜브의 등장 등 언어보다 직관적인 표현 수단이 나타날 때마다 말은 조금씩 쇠퇴하는 듯 보였고, 최근 몇 년 동안은 ‘명징하게 직조’하거나 ‘심심한 사과’, ‘사흘’ 등 문해력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제 말은 인공지능에 의탁하거나 다른 표현 수단으로 대체하거나 의미만 전달하면 되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그러나 인간에게 말은 정말 단순한 도구에 불과할까? 우리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즉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말은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고 어떤 가치가 있는 걸까? 배반인문학 열일곱 번째 책 『말, 감각의 형태』는 말의 기원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해 말에 관한 철학들을 검토하여,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말이 지닌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재구성하는 책이다.

저자는 프랑스 철학자 루소가 『언어의 기원』에 서술한 최초의 말에 대한 추측으로부터 처음으로 인간의 말이 터져나오는 순간을 상상한다. 최초의 말에는 두려움이든 기쁨이든 인간의 감정이 담겨 있었을 것이며, 이렇게 터져나온 음성언어는 문자언어를 낳고, 문자언어는 논리와 문법을 파생시켰다. 이러한 언어는 소쉬르에 의해 표현하는 대상(기표)와 언어기호(기의)로 나뉘고, 아기가 처음 말을 배우는 순간을 분석하는 프로이트와 라캉에 의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근간을 떠받치는 하나의 기호로 분석된다. 메를로퐁티는 말을 하나의 몸짓으로 분석하며 기호를 넘어선 말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말에 관한 철학적 분석과 더불어 저자는 실어증에 걸린 사람, 말을 나눌 타자가 부재한 무인도, 예술적 표현·은유로서의 말 등 말의 본질과 의미가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해저도시 타코야키

김청귤 저 / 15,000원 / 레빗홀

작은 빛이 모여 죽은 지구를 되살리는 심해 판타지 연작
『재와 물거품』 김청귤의 신작 소설집


김청귤의 인물들은 그렇게 발 디딜 곳 없는 곳에서 끝까지 서 있는 법을 보여준다. - 천선란(소설가)

재작년 『재와 물거품』으로 한국 환상소설장에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었던 김청귤이, 이번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육지가 모두 바다로 덮인 지구에서 생존을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간 인류의 이야기를 여섯 편의 연작으로 묶어냈다. 바다를 무대로 인물들이 나누는 무지갯빛 사랑을 경험해가면서 지구의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해볼 기회가 바로 여기 있다.

빙하에서 퍼진 전염병로부터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자 분투하는 가족과 연인의 이야기가 담긴 〈불가사리〉에서 시작해, 배 위에서 생활하며 떠도는 인간과 물속에 적응한 신인류와의 갈등(〈바다와 함께 춤을〉〈파라다이스〉), 이후 해저도시에 정착하여 생존을 모색하는 시절(〈해저도시 배달부〉〈해저도시 타코야키〉), 그리고 물속의 신인류가 지구의 회복을 도모하는 시기(〈산호 트리〉)로 이어진다.




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저 / 15,000원 / 창비

담대한 시선, 예측불허의 전개, 묵직한 여운!
전 연령대 독자를 사로잡은 백온유의 압도적 서사
공감이 필요한 세계에 당도한 대체할 수 없는 감동


창비청소년문학상, 오늘의작가상 수상 작가 백온유의 장편소설 『경우 없는 세계』가 출간되었다. 백온유는 전작 『유원』과 『페퍼민트』를 선보인 후 용서와 화해, 죽음과 돌봄의 문제 등 묵직한 주제를 날카롭게 응시하는 문장과 진정성 있는 성장서사로 “문학이 갖추어야 할 진실에 한발 다가선 작품” “담대한 소설적 기량” 등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청소년소설 분야에서 ‘믿고 읽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백온유는 이번 작품 『경우 없는 세계』에서 어두운 곳에 대한 관심과 연대라는, 지금 우리에게 긴요한 문학적 테마를 힘 있게 직시하는 기존의 작품세계를 견지하면서도 개인과 사회를 바라보는 더욱 깊고 넓어진 시선으로 전 세대 독자들에게 가닿을 감동적인 이야기를 내보인다.

어른이 되어서도 10대 시절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인수’는 우연히 만난 가출청소년을 돌보며 집을 나와 방황했던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인수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과거 ‘가출팸’ 시절의 경험과 그 기억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해나가는 현재의 이야기는 정교한 내면 묘사와 생생한 에피소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통해 다채롭고 흡인력 있게 펼쳐진다. 특히 거리의 아이들을 다루는 백온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밀도 있는 서술에서는 동세대 작가들에게서는 찾기 힘들 정도로 사려 깊은 존중과 공감의 자세가 돋보인다.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갈등과 방황의 궤적을 탐색하는 감식안 역시 탁월하다. 매끄러운 필력과 단단한 심력으로 자기혐오, 자기부정의 심리를 면밀히 추적하고 가슴을 울리는 성장의 서사를 심도 있게 풀어낸다. 이 애틋한 이야기는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 과거의 못난 ‘나’와 지금도 모난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구원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