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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4-06-05
조회수
18
 

봄벌을 깨우며


송명규 저 / 18,000원 / 작은것이아름답다



《봄벌을 깨우며》는 시골마을에서 만난 자연과 집 주변에서 만난 열두 달 자연, 마을 안팎을 거닐면서 배우고 생각했던 것들을 마음 가는대로 써낸 생태수필이다.
글쓴이가 괴산 조령산 자락 마을로 삶터를 옮긴 뒤 십여 년 동안 집 주변 자연에서 만난 작은 생명들을 통해 새롭게 경험하고 알게 된 자연을 기록했다. 환경책의 고전,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의 열두 달》을 한국에 소개한 송명규 교수는 귀촌한 뒤 자연은 가끔 방문하는 장소가 아니라 숨 쉬고 살아가는 일상 그 자체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 무엇보다 사는 공간이 자연과 단절 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자연으로 둘러싸인 집 주변에서 날마다 느끼며 경험했다. ‘자연이 곧 집’이며, 있는 그대로 자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봄벌을 깨우며》는 1부 ‘조령산 자락 삶터로’에서는 십여 년 전 도시의 각박함과 단조롭고 규격화된 일상이 오랫동안 맞지 않는 옷같이 느껴져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이야기, 나다운 일상을 되찾고 자연에서 호흡하며 삶의 방식을 재구성하기 위해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으로 삶터를 옮긴 이유를 담았다. 2부 ‘다섯 연못이 있는 집에서’는 집에서 마을, 집과 냇가, 집 근처 연못, 연못과 이어지는 뒷산이 연결돼 하나의 생태계라는 것을 확인한 내용을 비롯해 집 주변 다섯 개 작은 호수에 다채로운 야생동물이 찾아오고 깃들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연못에 채집해 풀어준 민물고기, 새우, 다슬기, 조개 같은 다양한 수생물들이 온 동네로 퍼져 마을 수생태계가 어느 정도 복원되는 경험을 했고, 특히 큰비라도 오면 바라던 대로 대탈출이 일어나곤 했다는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집과 집 주변, 마을과 마을을 둘러싼 자연환경을 하나하나 만났고, 자연이 스스로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저마다 고유한 색깔로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했다. 작은 풀 하나에서부터 집 근처를 찾은 작은 생명들에게 날마다 말을 걸며, 삶에 가득 들어찬 자연을 날마다 품었다. 마지막 3부 ‘생명 이야기는 이어지고’는 온종일 쏘다니며 자연을 만났던 어린 시절, 자연에서 배우고 경험했던 기억들이 지금 살아가는 일상에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이야기, 여행길에서 만난 자연과 야생동물, 식물에서 마주한 자연이 사는 자리에서 만나는 자연에까지 연결돼 있고, 어디 있으나 자연과 생명 가득한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글쓴이는 시골 생활은 갖가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이지만, 하나하나 다 이유 있고 더할 것 없는 치유의 경험이라고 말한다. 때로 심지도 않은 나무들이 내가 원하는 곳에 스스로 자리를 잡고 자라는가 하면 멧돼지 떼가 수확을 코앞에 둔 옥수수밭에서 심야 파티를 열기도 한다. 이웃집 벌이 분봉해서 내 벌통으로 들어올 때도 있지만 내 벌이 가출해 이웃집으로 이사하는 일이 흔하게 벌어졌다. 그래도 전체를 보면 즐거움이 고충보다 훨씬 크며, 무엇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시골 생활은 그 자체가 위로이자 생의 활력이다.
최근 들어 글쓴이는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갈수록 더욱 덥고 습해지는 경험을 한다. 꿀벌이나 농작물을 포함해서 동식물 대부분은 급속한 기후변화를 견디지 못할 텐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스럽다. 조만간 우리나라 생태계는 밑바닥부터 뒤바뀌게 될 텐데, 사람은 괜찮을까? 자연은 자기답게 스스로 순환하며 자정하면서 존재하겠지만, 사람은 삶과 생활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자연이 들려주는 경고, 자연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귀담아 듣고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전환의 삶을 살아갈 것인지 묻는다.
특별히 《봄벌을 깨우며》에 들어갈 삽화를 글쓴이가 직접 그리기로 결정한 뒤, 글로 담았던 풍경과 동식물을 수채화로 표현했다. 글 언어를 천천히 조금씩 그림 언어로 옮기고 빛깔을 입혀 스스로 빛나는 자연과 자연에 대한 경이를 그려냈다.











나의 첫 위스키 교과서


사사키 다이치 저 / 가와니시 마오 일러스트 / 정금이 역 / 19,800원 / 푸른길



잘은 몰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위스키 입문
기호품인 위스키, 없어도 괜찮지만 있으면 즐겁다!


“하이볼로 하시겠습니까?”

2008년 일본 위스키 매출이 최저점을 찍었을 때, 당시 불황을 타개하고자 산토리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을 벌였다. 그것은 바로 위스키에 소다(탄산)를 넣어 희석해 버리는 것도 모자라 레몬을 짜 넣고는 무려 손잡이가 있는 잔에다 마시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때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 태반이었지만 지금은 동네 작은 선술집 메뉴판에서조차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 어디를 가도 위스키 하이볼을 마실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나의 첫 위스키 교과서』는 이런 시대에 위스키 초보자에게 필요한 책이다. 캔 하이볼까지 등장해서 이게 뭔가 싶은 사람들에게 주문해 볼 만한 위스키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려 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위스키 주문하는 법을 설명하는 설명서이다. 그 설명을 누가 해 주는가 하면 산토리주식회사의 위스키 앰버서더이자, 일본에서 가장 어렵다는 ‘마스터 오브 위스키’ 시험을 최초로 통과한, 배구선수 출신의 사사키 다이치다. 드라마틱한 전직 이력을 가진 저자는 산토리선버즈 소속 배구선수였다. 직업은 바뀌었지만 직장은 바뀌지 않은 그는 산토리 위스키의 시니어 스페셜리스트가 되었다.
‘위스키 이야기꾼 만들기’라는 산토리의 전략 아래 1년간 산토리 자사의 위스키 증류소를 둘러보고 제조 공정을 살펴보며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의 역사와 전통을 배운 다음 필기와 프레젠테이션 시험을 거쳐 당당히 전문가로 인정받은 것이다. 덕분에 이 책의 위스키는 산토리의 위스키를 위주로 이야기한다. 일본 위스키에 관심이 높아진 지금 야마자키, 하쿠슈, 지타, 히비키, 로열, 올드, 가쿠빈, 토리스 그리고 아오까지. 한때 높은 인기로 품귀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던 위스키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산토리의 일본 위스키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세계 5대 위스키인 스카치, 아이리시, 아메리칸, 캐나디안 위스키도 함께 소개한다. 위스키를 고를 때 ‘우선 멋있어 보이는 것’을 고르라며 위스키의 인상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몰트와 블렌디드를 구분해 준다. 귀여운 그림과 함께 위스키 제조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우리가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가 없다. 위스키의 맛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아주 쉽고 간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위스키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하다.

위스키 1학년을 위한 교과서

위스키란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책은 많다. 그런데 그 설명들이 가끔은 너무나 전문적이고 자세해서 오히려 어려울 때가 많다. 실제로 위스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 많은 내용을 초보 수준으로 과감하게 정리해 놓은 책이 바로 『나의 첫 위스키 교과서』이다. 그렇다고 해야 할 이야기를 생략한 것은 아니다. 원료, 증류, 숙성도 이야기하고 스코틀랜드냐, 아일랜드냐 하는 기원에 관한 이야기, 다양한 음용법, 곁들이면 좋은 음식 등을 왜 그런가 하는 이유를 들어 그림과 함께 설명해 준다.
삽입된 만화의 주인공은 백화점 지하매장 술 코너에 근무하는 사야카이다. 맡은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오빠 세이지와 함께 바에 찾아간다. 뭘 좀 아는 줄 알았던 오빠도 사야카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니 쭈뼛거리고 만다. 이들 앞에 나타난 사사키 다이치. 뭘 주문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그들을 위스키의 세계로 안내해 준다.
만화 속 사야카와 세이지를 안내하는 다이치를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원뿔 모양의 증류기도 보게 되고, 다양한 종류의 오크통 앞에도 서게 된다. 숙성된 위스키를 바라보면 먹음직스러운 황금색이 떠오르고 어디선가 상큼한 과일 향도 풍긴다. 유리잔에서 얼음이 짤랑거리는 소리에 군침이 돌다가도 깊은 스모크향에 미간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피트 습원의 바람 좀 쐬다가 증류소 투어도 한다. 그에 얽힌 약간의 역사와 지리 이야기는 순전히 덤이다. 세계 5대 위스키를 맛본다는 것은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라는 사사키의 말이 이해가 된다. 이들 따라 여행 한 번 다녀오면 어디 가서 위스키에 대해 한마디 정도 할 수 있게 된다.
만화의 마지막에서 능숙하게 위스키를 고르는 사야카와 세이지를 만나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실 이 책의 목표가 이 자체이다. 내가 마실 위스키를 내가 고르는 것. 이 책을 읽고 목표를 달성한 위스키 초보자가 다음 위스키 책을 펼쳤을 때 약간은 어렵더라도 그냥 덮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위스키에 왜 1학년 교과서가 필요한지를 역으로 알려 주는 귀하고 재미난 책이다.












콜리플라워


이소연 저 / 11,000원 / 창비



“필요한 것은 사랑의 말이라고 믿고 싶어”

슬픔과 아픔, 그리고 미움에 잠겨 있다가도
끝내는 사랑의 말을 발견하며 깨어나는 다정한 목소리

윤슬처럼 반짝이는 언어로 시인만의 내밀하고 감각적인 세계를 가꾸어온 이소연 시인의 세번째 시집 『콜리플라워』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올해로 등단 10년을 맞기도 한 시인은 “모서리가 많은 삶의 어두운 구석”(주민현, 추천사)을 찬찬히 살피며, 어둠을 깊이 응시한 이만이 발견할 수 있는 다채롭고 입체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전작들에서부터 이어져온 여성과 생태, 그리고 언어를 향한 시인의 깊은 애정이 다시금 변주되며 찬란한 선율을 이룬다. 삶의 보이지 않는 이면과 끊임없는 존재의 마찰로부터 굳건한 사랑을 길어 올리는 시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생물이 자라 사랑하고
쓰고 남을 아름다운 힘을 찾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시선에 담아낸 애정 어린 순간들


이소연의 시는 “보아야 할 것은 꼭”(「코번트리 부인」) 보는 데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에도 구애받거나 속박되지 않는 자유로운 시선이다. 이를테면 시인은 미술관에 가서도 “미술관 바깥의 매미와 잠자리”(「관람」)를 비롯한 외부의 풍경에 신경을 쏟으며 “그림보다 미술관에 같이 간 친구가/보고 싶어요”(「코번트리 부인」)라고 말한다. 이렇듯 자유로운 응시는 삶의 “이면에 보이지 않게 머물러 있는 것들에 시선을 던지면서 들끓는 침묵의 목소리에”(김태선, 해설) 귀를 기울이는 원동력으로써 구체적인 일상이 시적인 순간으로 바뀌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실 그림은 색으로 덮은 것이 아니라/색에서 빠져나온 여백”(「관람」)이라는 관념의 반전도, “구멍 난 양말과/친구의 뒤꿈치 각질을 신기해하는 얼굴”(「보풀」)을 마음에 새기는 다정함도 모두 여기서 파생된다.
자유로운 시선이 선사하는 것은 일상을 시적 순간으로 전환하는 활기뿐만이 아니다. “사랑과 미움이, 밝음과 어둠이, 이율배반적인 것들이 어떻게 한 몸인지 알게”(추천사)하는 이소연의 특장점 역시도 여기서 비롯된다. 시인은 풍경과 사물에 맺히는 표면적인 아름다움에만 시선을 두지 않는다. 사랑의 충만함과 행복 이면에 가려진 고독과 불행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그는 “밤을 새우지 않아도 어둠이 잘”(「보석감정사」) 보이는 사람, “밤의 몸이 출렁출렁 쏟아질 것”(「옮겨 앉을 준비」) 같은 순간 속에 잠겨 빛을 헤아리는 사람, 그리고 “불행을 추적하고 탐구(「내 안에 누가 있다」)”하며 깊이 응시하는 사람이다.

“죽도록 미워하려고
중랑천 끝까지 걸어가는 동안
죽도록 사랑하고픈 마음이 생기고 난리다”


그래서 이소연이 말하는 사랑은 유독 빛난다. “당신이 나를 비난”하는 와중에 “다정은 어떻게 생겼나”(「죽도록, 중랑천」)를 고민하는 양면성이, “슬픔에 잠겨서도 계속 사랑을 했다”(「충실한 슬픔」)는 충실함이 우리들 삶에 흐르는 복잡다단한 애정의 본모습과 깊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여전히 그대로인 세상”(「양서류적인 코번트리 부인」)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의 고통에도 다시 한번 주목한다. 그는 가부장적 질서가 만든 규범은 “남자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해내면서 살고 있”는 “세상의 여자들”(「코번트리 부인」)에겐 무의미하며, “여자가 금기하는 세상은 없었”(「충실한 슬픔」)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더 나아가 삶의 질서를 다시 배열함으로써 사회적 규범에 따라 “나뉜 대로 나뉘어 살아가는 인간”(「코번트리 부인이 앙코르와트에서 가져오지 못한 것들 2」)의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모색해나간다.

삶은 존재들이 모서리로 마찰을 일으키는 일이다. “당신과 통한다고 생각”하다가도, 돌연 “통로 끝엔 자물쇠로 잠긴 철문이 있”(「사슴뿔 자르기」)음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상처 입지 않기 위해/서로의 가장 빛나는 뿔을 잘라”(「사슴뿔 자르기」)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존재하는 것들은 저마다 다르고, “무지개는 빛과 물방울을 빌려 뜬 몸”(「애덤」)인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존재는 ‘다른 하나’의 존재와 만남으로써 아름답게 떠오르는 순간을 맞기 때문이다.
시인은 “나는 알게 되었다 마침내/내 안에 누가 있다”(「내 안에 누가 있다」)는 말로 끝끝내 사랑을 말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고백한다. 시인은 “맨발로 서서 백년을 보낼 수 있다”(「앨리스의 상자」)는 끈질긴 기다림 끝에 “모조리 잃었다 싶을 때 다시 얻듯이”(「집」) 찾아오는 사랑을 잘 알고 있다. 어둠속에서 불행과 슬픔을 오래도록 탐구해 온 시인이 발견하고 발명한 것이 매번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이소연에게 시는 곧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삶”(시인의 말)이다.














우리의 여름에게


최지은 저 / 14,000원 / 창비



“나의 세계를 다시 바라보고 내 마음을 지키며
나는 오늘도 사랑을 배운다”

유년을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
지금 가장 사랑받는 젊은 시인 최지은의 첫번째 에세이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젊은 시인 최지은. 첫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창비 2021)로 단숨에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 활약하며 독자에게 두루 사랑받아온 최지은이 첫번째 에세이 『우리의 여름에게』를 창비 에세이& 시리즈로 출간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생의 슬픔과 행복을 다정히 보듬는 특유의 필치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번 에세이에서 작가는 자신의 유년기를 내밀한 고백의 목소리로 풀어놓으며 감동을 선사한다.
다 자라 언어를 가지게 된 어른이 자신의 마음 한구석에 숨어 있던 어린이를 만난다면 과연 어떤 이야기가 쓰이게 될까? 『우리의 여름에게』에는 작가가 조손 가정의 어린이로 성장하는 동안 마음을 다해 사랑해주었던 할머니, 웃고 울게 했던 친구들, 언제나 긴 단어들을 덧붙여서만 말할 수 있는 존재인 아버지가 등장한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주고받았던 빛나는 마음을 지키면서 여전히 자신을 돌보는 귀한 사랑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한 이 이야기에는 마음껏 슬퍼하고 난 후 찾아오는 개운함, 아픔을 온전히 껴안기로 다짐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환희의 순간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여리고 섬세하지만 깊이 있는 문체로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통과하는 이 빛나는 에세이는 우리 저마다의 상처를 보듬으며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을 지나갈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하고,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상처의 시간을 깊이 위로할 것이다.


안녕, 나의 어린이
여기가 나의 기쁨이야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3부로 나아가며 한 사람이 과거로부터 이어진 삶을 통과하여 새로운 시작 앞에 서는 여정에 함께하게 만든다.
1부 ‘여름에 만난 아이’에서 작가는 자신 안의 어린이가 혼란하고 뜨거운 날들을 보내며 무엇을 느꼈고 어떤 사랑을 했는지를 복기한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할머니가 있다. 조손 가정의 어린이로 자란 작가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주었던 사랑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신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양분이 되어주었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언제나 ‘주는’ 쪽으로, 가난한 형편에도 가난하지 않은 마음을 물려주려 애쓰던 모습으로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손녀에게 먹일 오이지를 절이기 위해 눅눅한 여름 새벽 물을 끓이다가 화상을 입은 할머니, 열두살까지 품에 안아 머리를 감겨주던 할머니, 그렇게 “나의 몸, 나의 말, 때때로 나의 밤이 되어 내내 나와 함께할 사랑의 재료들”이 되어준 기억들. 마침내 “그러니까 나는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될 것”이라 말하며 풀어놓는 이야기는 마음의 온도를 올리고, 우리를 지탱해온 사랑을 돌아보게 한다.
2부 ‘기쁘게 집으로 돌아오렴’에는 상실과 그 이후의 시간이 담겨 있다. 사랑과 기쁨이 있다면 상실과 아픔 또한 피할 수 없다. 작가는 할머니, 아버지와의 이별을 경험한다. 삶의 순간마다 안고 가야 할 무거움을 남긴 이 경험은 극복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작가는 온몸으로 아파하며 상실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시간의 곁에 아름다운 기억들을 덧대어보기로 다짐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너지고 부서진 조각들과 반짝이는 기억을 함께 모아둔, “내가 아니면 열릴 일이 없는 상자”를 열며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식으로 다시 살아내기로 다짐하는 작가의 용기는 은은한 빛이 되어 독자에게 스며든다.
3부 ‘나를 기다리는 이야기’는 한 꼭지의 제목처럼 ‘그러고도 혹여 네게 힘이 남아 있다면’에 대한 대답이다. “내가 아는 나의 어린이”로부터 고개를 들면 지금의 나를 지키는 존재들이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과 두마리의 개, 시 쓰는 날들을 응원하는 다정한 동료들은 다시 한번 용기 내어 살아갈 이유가 되어준다. 그렇게 작가는 결핍을 껴안고 충만함 쪽으로 나아간다. 불안과 상처가 얽혀 있는 그물을 통해서도 건져 올릴 수 있는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은 타자를 향해 뻗어갈 때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럴 때 우리의 사랑은 조금 더 나아”간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목소리는 어떤 화려한 수식어를 붙인 문장보다도 단단하게 삶을 보호한다.

매일매일 조금 더 환한 쪽으로

작가는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을 꺼내어놓는 순간의 힘을 믿는다. 그렇기에 자신의 기쁨과 슬픔이 얼룩진 시간 속으로 먼저 들어가 어려운 고백의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그 고백을 마주하는 우리에게는 “당신의 여름 과일은 무엇인가요?” 물으며 느리고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몸은 얼고 숨은 가빠지고 온몸이 깨질 것 같은 두려움”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럼에도 그 두려움이 지나간 자리에 기쁨의 기억을 덧대어보는 이 아름다운 시도는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삶의 한복판을 향해 한발자국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해줄 것이다. “내가 또다른 누군가를 아프게 할까봐. 이파리 하나라도 상하게 만들까봐. 나는 얌전히 조심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진심은 조금 더 다정한 마음으로 오래전 감춰두었던 말들을 털어놓아도 안전한 공간을 만든다. 우리의 여름 한복판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는 설렘으로, 이제 이 기분 좋은 흔들림을 마주할 시간이다.







 

소설 보다: 여름 2024


서장원, 예소연, 함윤이 저 / 5,500원 / 문학과지성사



새로운 세대가 그려내는 여름의 소설적 풍경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여름 2024』가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삼는다.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물론 선정위원이 직접 참여한 작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7년째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계절마다 간행되는 ‘소설 보다’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소설 보다: 여름 2024』에는 2024년 여름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 함윤이의 「천사들(가제)」 총 세 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해당 작품은 제14회 문지문학상 후보가 된다. 선정위원(강동호, 소유정, 이소, 이희우, 조연정, 홍성희)의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선정한 작품들의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도서는 1년 동안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여름, 이 계절의 소설

쏟아지는 햇살과 열기로 주변 풍경이 몸집을 키우며 활기를 이 띠는 계절에, 『소설 보다: 여름 2024』가 짙어가는 녹음처럼 자신의 신념을 선명하게 완성해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세 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앞에 현실과의 타협을 선택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 세계에서, 타인의 시선이나 신념을 허물어뜨리는 사건들에 굴하지 않고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서장원, 「리틀 프라이드」
“그는 나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 같았고, 내가 절대로 될 수 없는 남자처럼 보였다”


서장원은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2020년에 이어 두번째로 ‘이 계절의 소설’에 선정되었다. 전작 「이 인용 게임」에서 과거의 잘못에 대한 기억을 통해 허무와 상처 쪽으로 기우는 “마음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면 이번에 선정된 「리틀 프라이드」에서는 사회적 정체성과 인물의 내면 사이에 생긴 균열을 포착한다. 이 과정에서 “매력이 자본화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진정성이 처한 동시대적 위기의 단면”이 드러난다.
트렌스젠더인 토미는 빈티지 패션 중고 마켓을 겸하는 IT 스타트업 회사에 입사한다. 그곳에서 업무적으로 능력을 인정받던 그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오스틴을 만나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성과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괴로워하는 오스틴과 술잔을 기울이다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사지연장술”을 받아 “새출발을 하고 싶”다는 오스틴의 말을 듣는다. 지금까지 오스틴과 “미약한 동지 의식”을 느꼈던 토미는 이때 오스틴에게 이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타인이 자신을 남성으로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성전환 수술을 감행한 후에도 “진짜 남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의심”(강동호 문학평론가)하던 순간들을 자꾸만 떠올린다.

소설 마지막 페이지에 언급되는 ‘10달러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자들의 얼굴이며 몸매가 어떻든 신경 쓰지 않는 스트립쇼’ 이야기요. [……] 며칠 뒤에 몇 가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참가자들은 이 공연을 통해 무엇을 얻을까? 만약 그 사람이 자신의 신체에 수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공연을 통해 수치심을 덜어낼 수 있을까? 자기 몸을 긍정한다는 것이 그런 다정한 경험을 통해 성취될 수 있는 일일까? 누구도 자신에게 매혹되지 않는데, 오로지 다정함만으로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을까? 그 대안적인 스트립쇼는 프릭쇼와 어떤 점에서 어떻게 다른가? 저는 이 질문들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서장원×조연정」에서

예소연, 「그 개와 혁명」
“나는 꼭 모든 일에 훼방 놓고야 마는 사람이잖아”


2023년 문지문학상 수상작인 「사랑과 결함」에서 “아름답지만은 않은, 폭력적이고 가혹한 사랑”(소유정 문학평론가)의 궤적을 선연히 담아낸 예소연이 「그 개와 혁명」으로 다시 한번 문지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은 아버지를 애도하는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흔히 죽음을 마주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전개되는데, 제목에 드러난 ‘혁명’이라는 단어처럼 애도 자체에 머물기보다 애도라는 ‘지령’을 수행하는 이야기로 보인다.
‘수민’의 아버지는 암 진단을 받은 후 “고모가 작명소에서 [……] 오래 살 이름이라”며 받아온 ‘태수 씨’로 불린다. 그럼에도 수민은 결국 장례식장의 상주가 되어 조문객을 맞이하는데, 생전 태수 씨가 못다 이룬 약속들을 수행하느라 슬퍼할 새가 없다. “자신이 죽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했지만, 자신의 죽음을 계획하는 일에는 두려움이 없었”던 태수 씨를 위해 수민은 그가 적어둔 수첩과 남겨놓은 기억들을 한 장 한 장 펼친다. 이때 장례식장이라는 현재의 장소와 태수 씨의 생전 모습이 담긴 과거의 시간이 수민의 기억 속에서 촘촘히 교차하는 장면들은 “‘입체적’이라는 흔한 말에 담긴 모종의 진실을 극히 입체적으로 보여준다”(이희우 문학평론가).

때때로 운명은 이별을 가혹하게 강요하고 세상은 절차라는 명목으로 자꾸 사랑을 궁지로 몰아버립니다. 결국 그 운명과 세상에 굴복한 저는 결국 반쯤 엇나간 상태에 빠져 어느 때는 웃고 떠들면서, 어느 때는 슬퍼하고 자학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소설은 제 삶보다 훨씬 정제되어 있어 그것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궁지에 몰릴수록 사랑의 파장은 더욱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신기해요. 이 소설의 힘이 있다면 그런 데서 오는 것 같아요.
「인터뷰 예소연×홍성희」에서


함윤이,「천사들(가제)」
“천사도 죽는 건 싫으니까, 연인이 헤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

2022년 여름 ‘이 계절의 소설’에 선정될 당시 “보기 드문 스타일리스트의 등장”(강동호 문학평론가)이라는 평을 받으며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낸 함윤이가 1년 만에 사랑과 이별 그리고 영원을 실험하는 「천사들(가제)」로 〈소설 보다〉에 함께하게 되었다. 제목에 포함된 ‘가제’라는 말이 암시하듯, 이 소설은 제목이 확정되지 않은 ‘항아’의 시나리오 작품으로 시작해 사람과 사람 사이 온전히 사랑하지도 이별하지도 못한 세계를 비유적으로 그려낸다.
‘나’와 항아는 단짝 친구이자 영화 오디션의 심사위원이고, 배우들에게 주어진 배역은 각각 여자와 남자 그리고 천사이다. 이별을 목전에 둔 남녀가 헤어지지 않게 애쓰는 천사는 무대 위 남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나’가 항아를 만나러 서울에서 부산행 열차에 탑승하고 내리기 전까지의 상황과 자꾸만 교차하는 오디션 장면은 마치 ‘나’와 항아 사이에 천사가 존재하는 듯 “잔잔한 슬픔 속” “어떤 반짝임을 꺼내 보인다”(소유정 문학평론가).

문득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아주 많은 순간 속에 천사들이 있었노라고 느껴요. ‘지나고 나니 모든 일이 다 순리대로 됐다’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요. 다만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당시엔 몰랐지만 그들을 알아가고 가깝게 만들어준 힘이 있던 것 같습니다. 그 힘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천사라고 이름 붙일 수도 있을 거예요.
「인터뷰 함윤이×이소」에서

 






행동경제학


사가라 나미카 저 / 김대환 역 / 22,000원 / 잇북(it Book)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애플,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된 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인가?
‘넛지 이론’ ‘시스템 1 vs 시스템 2’ ‘절제 편향’ ‘불확실성 이론’ ‘신체적 인지’ ‘계열 위치 효과’ ‘앵커링 효과’ ‘진리의 착오 효과’ ‘개념 메타포’…….
행동경제학 박사이자 미국에서 행동경제학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가 그동안 이론만 나열되고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본질을 파악할 수 없었던 행동경제학의 ‘주요 58가지 이론’을 처음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했다.
지금, 전 세계 기업체는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행동경제학의 주요 이론을 한 권으로 총정리한 이 책을 통해 비즈니스맨의 필수 교양이 된 행동경제학을 쉽고 재미있게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 수 있다.


Google, Amazon, Apple, Netflix……
행동경제학을 도입하고 그들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났다!

경제학과 심리학의 환상적인 만남으로 탄생한 행동경제학은 정통 경제학에서 나타난 이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이 지닌 인지의 버릇과 상황,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최상의 의사결정을 끌어낸다. 비즈니스 상대에게 맞게,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내린 의사결정은 당연히 최고의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졌고, 이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의 초일류 기업이 모두 행동경제학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이 ‘행동경제학 팀’까지 설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맥킨지, 델로이트 등의 컨설팅 회사, JP 모건 등 금융계 기업. 존슨앤드존슨 등의 제조업부터 월마트와 같은 소매업, 그리고 미국 연방 정부나 WHO, 세계은행과 같은 공적 기관까지 그 영향은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부지불식간에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상품 페이지에서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라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이용해 우리의 구매욕이 무의식적으로 솟아나게 했고, 넷플릭스는 ‘디폴트 효과(Default Effect)’라는 이론을 구사하여 우리가 자연스럽게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도록 유인하고 있다.
또 구글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이론을 토대로 채용 면접을 실시함으로써 정말로 훌륭한 인재를 선별하고 있다(본문 p13~p14 중).


심리학과 경제학의 완벽한 융합
행동경제학은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의 행동 전반을 해명한다


새로 사업을 일으킬 때, 하던 사업을 확장시키고 싶을 때, 사업 전략에 변화를 주고자 할 때, 무엇보다도 지금 하는 사업에 성공하고 싶을 때……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지식으로 갖추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 모든 것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이 앞다투어 행동경제학을 도입하고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활용한 이유만 파악해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각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있고, 그 수요에 맞춰 전 세계 일류 대학교에서는 속속 행동경제학 전공 학부와 박사 과정을 신설하는 등 행동경제학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이제는 비즈니스맨의 필수 교양이자 최강의 학문이 된 행동경제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경제학’과 ‘심리학’이 융합한 학문. 그것이 행동경제학이다.
경제학은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인간의 행동을 해명하는 학문’이다. 돈이 움직이는 ‘경제’라는 틀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것은 왜 그런지를 밝히고 이론화한다.
‘그런데 그건 행동경제학의 정의가 아니었나?’
그렇다. 원래 행동경제학이 생기기 전부터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인간의 행동’을 과학하는 학문’은 있었다. 그것이 경제학이었다. 그런데도 왜 굳이 행동경제학이 생긴 걸까.
그것은 전통적인 경제학으로는 모든 ‘인간의 행동’을 해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늘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경제학인데, 여기엔 ‘인간은 비합리적인 생물’이라는 대전제가 빠졌다.
실제로 우리 인간은 빈번하게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다. 살을 빼고 싶을 때 합리적인 생각은 건강식인 A런치를 주문하는 것인데, 살이 찐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극적이고 기름진 B런치를 주문해버린다.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게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의식중에 마트의 계산대 부근에 진열된 상품을 ‘충동 구매’하는 쓸데없는 지출을 하고 만다.
경제학은 인간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음에도 이러한 ‘비합리적’인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이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에는 부족했던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을 추가할 필요가 생겼다. 그것이 심리학이다. 두 가지 학문의 융합으로 행동경제학이 탄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인간의 행동’ 전반을 해명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본문p39~p41 중).


행동경제학의 ‘주요 58가지 이론’을 처음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한 입문서

‘넛지 이론’ ‘시스템 1 vs 시스템 2’ ‘절제 편향’ ‘불확실성 이론’ ‘신체적 인지’ ‘계열 위치 효과’ ‘앵커링 효과’ ‘디폴트 효과’ ‘파워 오브 비코즈’ ‘어펙트’ ‘계획의 오류’ ‘심리적 회계’ ‘단순 존재 효과’ ‘확증 편향’ ‘해석 수준 이론’ ‘개념 메타포’ ‘미끼 효과’…….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혹은 어떤 형태로든 비즈니스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행동경제학의 이론들이다. 그러나 들어보기는 했는데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각 이론의 개념은 이해해도 정작 자신의 비즈니스에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행동경제학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이나 심리학과 같은 전통적인 학문에 비해 비교적 새로운 학문이기에 체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론 간의 연결고리도 없다. 그러니 행동경제학을 배우려면 각각의 이론을 그저 단편적으로 전부 암기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입력된 각각의 이론은 머릿속에서 중구난방 혼란만 일으킬 뿐이었다. 그로 인해 좀처럼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니 상황별로, 혹은 시간별로 그에 맞는 이론을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책에서는 행동경제학 이론의 ‘새로운 학습법’을 제안했다. ‘행동경제학의 본질’을 명백하게 밝히는 것과 함께 그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카테고리’를 마련하여 각각의 이론을 분류하는 것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처음으로 행동경제학을 배우는 독자’를 전제로 행동경제학의 ‘기초지식’부터 ‘주요 이론’까지 한 권으로 망라하고 있다. 이 한 권만 읽으면 비즈니스맨으로서 알아두고자 하는 행동경제학의 ‘교양’을 한 번에 익힐 수 있다.
한편, 이미 배운 적이 있는 사람도 행동경제학의 본질부터 다시 이해하고 지식을 체계화함으로써 이해도가 압도적으로 깊어질 것이다.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제대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갖춤으로써 자신의 사업적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통해 꼭 ‘행동경제학의 세계’로 들어오는 문을 열어보길 바란다.











카프카의 마지막 소송


베냐민 발린트 저 / 김정아 역 / 24,000원 / 문학과지성사
 
프란츠 카프카 타계 100주기
카프카적인, 그야말로 카프카적인 원고 반환 소송의 전모
2024년 6월, 카프카 타계 100주기를 맞이하여 카프카의 작품들과 해설서들이 줄지어 출간 및 재출간되며 작은 소동을 일으키고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 작가,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 무력함을 포착해내며 이름 자체가 형용사가 된 불멸의 작가 카프카. 잘 알려져 있듯이 카프카는 죽기 전에 자신이 쓴 글들을 불태워달라고 부탁했지만, 일찍이 친구의 남다른 천재성을 알아보고 문학 매니저를 자처했던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의 뜻과 정반대로 미완성 원고였던 『성』 『소송』 『아메리카』를 비롯해 일기와 편지, 그리고 전기까지 편집, 출간하며 카프카 정전화 작업에 여생을 바치게 된다. 브로트가 약속을 어기고 정신적 유산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로 선택한 덕분에 카프카는 사후 명성을 획득했고 우리는 그의 문학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불태워지지 않은 원고들, 카프카 사후에도 살아남아 생명을 이어가게 된 종잇장들은 어떻게 됐을까? 카프카 타계 100주기를 맞이하여 출간된 『카프카의 마지막 소송』은 바로 그 카프카 유고의 운명을 추적한 책이다. 2007년, 이스라엘에서는 카프카와 브로트의 유고 소유권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된다. 카프카가 사망한 지 80여 년, 브로트가 사망한 지 40여 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미국-이스라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베냐민 발린트는 2016년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토대로 재판 과정을 기술하고, 국제적 분쟁으로 비화한 소송의 첨예한 이슈들을 성찰한다. 동시에 카프카의 생애 국면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교차 배치함으로써 이 커다란 이야기의 퍼즐을 보다 입체적으로 완성해나간다.
일종의 법정 드라마,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카프카의 마지막 소송』은 카프카와 브로트의 삶과 우정, 내면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카프카에 대한 새로운 이해 방식을 선사하는 한편, 두 작가의 문필 유산을 손에 쥐게 된 개인 에바 호페가 이 소송으로 인해 어떤 곡절을 겪게 되었는지 들려준다. 그 이야기에는 홀로코스트의 여파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신앙과 역사, 개인과 국가 권력 등에 관한 고찰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폴란드, 브라질 등 12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호평을 받았고, 2019년 『이코노미스트』지 선정 올해의 책에 올랐으며, 2020년 사미 로어 유대 문학상을 받았다.
카프카의 적법 상속자는 누구인가를 두고 벌어진 세기의 재판
▶“내 마지막 부탁입니다. 내가 남기고 가는 것 중에 […] 공책과 원고와 편지, 그리고 스케치 등등은, 읽지 말고 남김없이 불태워주기 바랍니다.”

브로트가 지키지 못한 약속에서 시작돼 카프카 사후 수십 년이 지나 제기된 소송!
▶“이런 소송에 휘말렸다는 것은 이미 패소했다는 뜻이다”_카프카의 『소송』에서


호페는 어떻게 카프카 유고의 문지기가 되었나?
카프카의 마지막과 그 후, 끝에서 시작된 이야기

2007년 이스라엘 당국은 텔아비브에 사는 에바 호페라는 73세 여성에게 카프카와 브로트의 원고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한다. 생전에 카프카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혈연관계도 아니었던 호페는 어떻게 해서 카프카 원고를 점유하게 되었을까? 또 프라하에 살았던 독일어권 유대인 작가 카프카의 유고에 대해 이스라엘이 권리 주장을 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이 문화 전쟁에 독일이 참전한 계기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소송의 쟁점은 무엇이며, 어떤 결과를 맞이했나? 이 책은 한 개인과 두 국가 간에 벌어진 치열한 법정 다툼을 따라가며 각각의 주장과 이해관계를 탐독하고 판사들의 판결문과 그 의미를 독해한다. 저자인 베냐민 발린트는 표면적 사건들을 잘 정리해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자리한 복잡하고 심오한 층위에 대해 독자들로 하여금 고심해보도록 유도한다.
카프카의 사후생死後生은 그 자체로 카프카적인 이야기로 점철된다. 1939년 3월, 나치가 유럽의 문을 폐쇄하기 직전, 브로트는 카프카 원고가 담긴 트렁크 가방을 품에 안고 아슬아슬하게 프라하를 탈출한다. 텔아비브에 정착한 그는 방대한 원고 편집 작업을 위해 마찬가지로 프라하 난민 출신인 에스테르 호페를 비서로 고용한다. 막스 브로트는 1968년 세상을 떠나는데, 자식이 없었던 그는 전 재산을 친밀한 사이였던 비서에게 남긴다. 브로트가 사망하자, 에스테르 호페는 카프카 원고를 일부 매각하며 삶을 영위한다. 가장 유명한 예로, 1988년 『소송』의 원본 원고를 경매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200만 달러에 독일 마르바흐 아카이브에 낙찰되었다. 지금껏 매각된 현대 문학 원고를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고 한다. 2007년 에스테르 호페가 100세가 넘은 나이에 사망하자, 두 딸(에바 호페와 그녀의 언니 루트)이 상속 절차를 밟으려 하고, 이때 이스라엘 국립도서관 측이 등장해 그 딸들에게는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여 소송은 텔아비브 가정법원(2007~2012년)에서 시작되어 지방법원(2012~2015년)을 거쳐 2016년 이스라엘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법적, 윤리적, 정치적 딜레마로 가득한 법적 분쟁으로 치달았다. 카프카의 『소송』 현실판인 듯, 에바 호페는 이길 수도 빠져나올 수도 없는 소송에 휘말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좌절과 소외감 속에서 에바는 끝까지 싸우기로 하고 마지막 항소를 제기하는데, 흥미롭게도 저자는 바로 그 장면을 이 책의 시작점에 놓는다. 베냐민 발린트는 날카롭고 탁월한 통찰력과 묘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문학과 국가주의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


독일 vs 이스라엘 vs 에바 호페의 쟁점:
카프카는 누구인가, 그리고 누구의 것인가


9년에 걸친 소송은 개인의 소유권과 두 나라의 국익이 맞대결하는 형태였으며 전문 법 영역에서 문학적 차원과 민족주의 레토릭까지 다양한 영역의 언어를 오가며 이루어졌다. 우선 에바 호페의 입장. 에바에게 브로트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상속받은 원고는 브로트와 에스테르, 그리고 에스테르와 에바가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밧줄이나 다름없었다. 평생을 독신으로 엄마와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던 에바에게 원고 소유권을 잃는다는 것은 그 모든 연결을, 자신의 삶을 부정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원고들이 에바의 것인 이유는 단순명료하게 바로 그들로부터 ‘상속’받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국가적으로 가치 있고 역사적인 문화 유산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소유물을 국유화할 수 있는가? 더욱이 1974년 에스테르 호페의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 이미 내려져 있었으므로 이를 뒤집으려는 이스라엘 측의 시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의 입장은, 브로트가 에스테르 호페에게 본인의 유산을 상속한 것은 증여가 아니라 신탁이었다고 강조한다. 즉 본인 유산을 어떤 조건으로 어떤 기관에 넘길지 선택할 권한은 주었지만 그 결정을 그녀의 딸들에게 물려줄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카프카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모두 나치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카프카 문서가 독일 소관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카프카가 명시적으로 시온주의를 지지하지 않았다 해도 그의 문학 유산은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독일의 자산이 될 수 없으며 유대 민족의 문화재로서 유대국에 의해 소유되어 마땅하다는 주장이었다.
독일 마르바흐 아카이브는 브로트가 1960년대에 마르바흐를 방문해 본인의 유산을 그곳에 두고 싶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적도 있다고 하면서, 이스라엘 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사유재산 압수를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카프카와 브로트의 우정으로 시작된 일이 브로트의 재산이 되었고, 이어서 호페 가족의 가산이 되었고, 이제는 아예 국유재산이 될 참이라는 것이었다. 독일 측은 카프카 문학을 연구할 전문인력과 자원이 풍부하며 이미 세계적 규모의 저명 작가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카프카 유산을 소장품 목록에 추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독일은 소송 내내 철저하게 중립적인, 자국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옵저버처럼 보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독일 측의 논쟁에서 두 국가가 과거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독자들은 중첩된 의미망들을 통과하여 카프카를 새로운 시각에서 독해해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책에 나오는 이스라엘 건국 초창기의 전망에 비추어 현시대 이스라엘의 국제정책을 비판적으로 고찰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홀로코스트의 자장 안에 놓인 장대한 소송 과정과 그에 얽힌 개인과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탐독하고 문학 유산의 진정한 소유권에 관해 묻다


최종 판결이 나오고 원고 인도가 진행되던 2018년 에바는 암 진단을 받은 뒤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고, 수술에서 회복되던 중에 넘어져서 고관절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삶의 의지를 잃고 식음을 전폐했던 에바 호페는 2018년 8월 4일, 향년 84세로 세상을 떠났다. 베냐민 발린트는 에바의 삶을 동정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카프카 원고의 운명을 결정지은 이스라엘 법정의 논쟁적인 재판 과정과 그와 관련된 주요 인물들의 삶 속으로 우리를 인도하며 문학과 종교, 국가주의, 홀로코스트에까지 걸쳐 있는 중대한 질문들을 제기한다. “이스라엘 판사들을 카프카 독법을 지키는 문지기들의 최신 버전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들의 판결을 또 하나의 흥미로운 독법 또는 오독법으로 읽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저자는 평한다.
일정한 거처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데 몰두했던 작가를 소유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는 것도 이 소송의 수많은 아이러니 중 하나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소송 이야기는 카프카의 많은 소설과 마찬가지로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끝내 완성될 수 없을 것이다.” 독일어로 소송을 가리키는 ‘Prozess’가 아직 진행 중인 무언가를 뜻하는 것처럼, “판사들은 최종 판결을 내렸을지 몰라도, 카프카가 남긴 유산을 둘러싼 상징적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삶이 부유해지는 단순한 재정 원리


밥 로티치 저 / 조계진 역 / 16,000원 / 진인터랩
 
돈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삶이 부유해지는 변화를 위한 21일 재정 훈련.
돈에 대한 기존의 프레임을 바꾸고 재정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준다.
마이너스 재정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꾸었던 것보다 더 큰 소망을 성취한 경험적 재정 원리.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단순함, 삶에 그대로 적용 가능한 실천적 지혜가 가득 담겨있다.


5,0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끼쳐 온 간단하고 쉬운 재정 관리

서점들을 방문하면 재정에 관련된 책들은 가장 눈에 띄는 코너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종교 분야 코너에는 재정에 관한 기독교 서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성경에는 돈에 관한 구절이 많지만, 성경적 기반 위에 돈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은 드물다. 그래서 크리스천들이 성경적 원리가 아닌 다른 가치관이 바탕이 된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던 중 만난 책이 ≪삶이 부유해지는 단순한 재정 원리-Simple Money, Rich Life〉 이다.
저자가 재정 인생의 바닥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고 나서 성경의 원리대로 돈을 저축하고 벌고, 기부하고 즐기자 놀라운 일이 벌어진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본서는 ‘돈’에 대한 교훈과 일반적 통찰을 준다.
저자는 돈에 관한 기본적인 활동, 즉 수입과 저축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을 제시해 주고 나눔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려준다. 또한, 돈 관리가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오히려 즐길 수 있는 과정이라고 알려 준다.
저축하기, 돈 벌기, 기부하기, 즐기기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파트가 끝나면 요약과 실천 지침이 있는데, 총 21개의 실천 지침이 21일간의 여정을 이끌어 준다.

책 본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재정 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한 사람들은 지인, 혹은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 정보와 경험을 통해 돈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게 되고 저축과 투자를 한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접근법을 강요하는 정보를 구별하기 힘들다. 재정적으로 성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내더라도 너무 힘들거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너무 많다.

저자는 재정으로 인한 어려움의 낭떠러지에서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다. 눈에 보이는 상황, 자신의 재능, 정보와 노력으로 해결하려 했고 그동안 재정에 하나님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을 실천으로 옮기면서 재정의 바닥에서 일어나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목표를 성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자신의 재정 관리 블로그, 팟캐스트에 올리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의 약 5,000만 명 이상에게 영감을 주어 왔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재정 원리는 단순하다. 그러나 저자가 15년간 스스로 실천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정립한 원리이기 때문에 부유한 삶을 이끄는 강력한 영향력이 있다.
많은 독자들이 저자와 함께하는 21일 간의 재정 훈련 실천을 통해 선순환의 변화가 시작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돈에 속박된 종의 삶이 아니라 돈을 지배하는 주인으로서의 부유한 삶을 누리게 되기를 기원한다.










  
창비세계문학 96·97 『의사 지바고』 (전2권)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저 / 최종술 역 / 각 17,500원 / 창비
 
혁명과 전쟁의 격랑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간의 존엄과 사랑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빠스쩨르나끄가 남긴 불멸의 걸작
1957년 출간되어 이듬해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만들어주고, 이후 영화화를 통해 전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세기를 넘어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호명되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 『의사 지바고』가 창비세계문학 96, 97번으로 출간되었다. 일찍이 시인으로 명성이 높았던 보리스 빠스쩨르나끄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러시아혁명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러시아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냈던 지바고의 생애와 운명적 사랑이 눈보라처럼 휘몰아치는 작품 『의사 지바고』는 인류가 품었던 가장 숭고한 꿈이 인간에 대한 폭압으로 변질되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굽힘 없는 열망을 품었던 의사이자 시인 지바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룬다. 이 작품은 정치적 이유로 자국에서 출간을 거부당하고 이딸리아에서 출간되었으나 이후 18개국에서 번역 계약이 되며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뿐 아니라 노벨문학상의 영예까지 선사했다. 그러나 정작 러시아에서는 이 수상을 놓고 반(反)빠스쩨르나끄 운동이 일어날 만큼 거센 항의가 빗발쳤고, 작가는 결국 수상을 거부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작가 동맹에서 제명당하는 등 국가로부터 외면받은 빠스쩨르나끄는 2년 뒤 침묵 속에 지병으로 사망하는 쓸쓸한 결말을 맞이했다.
창비세계문학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의사 지바고』는 근현대 러시아 문학을 두루 소개해온 역자 최종술의 적확하고 탁월한 번역으로 ‘소설로 쓴 시’ ‘시와 산문의 종합’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의 진면목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문을 여는 문장 “걷고 또 걸으며 「영원한 기억」을 노래하고 있었다. 행렬이 멈추면 발이, 말이, 바람의 숨결이 추도의 노래를 이어받아 부르는 것 같았다”(1권 9면)에서 엿볼 수 있듯 원작의 고유한 문체와 시적 리듬을 고스란히 담아낸 판본이라 할 수 있다. 또 작품의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한 역자의 해설을 통해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역사적 책임과 시대의 소명을 자각한 주인공에게서 벗어나 타협하지 않고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추구하는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독특함을 짚고, 이 점이 혁명과 소비에뜨 사회주의가 가진 의미를 새롭게 드러낸다는 통찰을 제시해 보이고자 했다.


동시대 서정시와 러시아 서사문학의 위대한 전통에서 이룩한 중요한 업적
- 노벨문학상 선정 사유
『뉴욕 타임스』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100선’
우리 시대 최고 걸작의 하나 - 『뉴요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를 경험할 기회 - 『뉴욕 저널 오브 북스』



개인의 사랑과 죽음을 넘어서는 구원의 서사

『의사 지바고』를 수식하는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격랑 속에서 피어난 지바고와 라라의 운명적 사랑’일 것이다. 실제로 작품의 두 주인공 지바고와 라라는 그 어떤 폭력적인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며, 그런 서로를 제 몸처럼 믿고 사랑한다. 이들에게는 공간적, 시간적 이별은 물론 생사 여부조차 장애가 되지 않는다. 현실 생활의 규범과 풍습을 넘어 인간의 자유를 갈구하는 영혼의 동반자인 것이다.
그러나 『의사 지바고』가 이토록 아름다운 영혼을 타고난 두 사람이 피워낸 사랑 이야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바고는 인간을 억압하는 전제정치와 자본주의의 폭거를 타도하기 위해 일어난 혁명에 열광한다. 자신의 출신 계급이 그 타도의 대상임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그 미래를 사랑”하고 “남몰래 자랑스러워” 한다. 그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을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1권 299면) 그러나 그 혁명의 끝에서 그가 마주한 것은 참혹한 현실을 호도하는 공허한 구호와 여전한 인간의 이기심과 폭력, 그리고 그것을 조장하는 체제의 억압뿐이다. 그러한 고난과 환멸을 견뎌내기 위해 지바고가 붙드는 것은 예술과 노동이다. 감자 한알, 땔감 한더미를 얻는 것이 더없는 걱정거리인 일상을 꾸려가며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충실한 노동 속에서 그는 삶 자체를 발견하고, 그 발견은 곧 시작(詩作)이라는 구원으로 이어진다.
『의사 지바고』는 어린 지바고가 참석했던 어머니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해 친구들이 지바고의 유고 시집을 뒤적이며 어스름에 잠긴 모스끄바를 내려다보는 에필로그에서 이야기를 끝맺는다. 자신의 근원이 소멸한 자리에서 시작해 자신의 생명이 다한 뒤 결실처럼 남은 문학에서 끝나는 이 서사는 지바고의 일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책의 마지막에 실린 「유리 지바고의 시」는 지바고가 남긴 시 25편을 통해 ‘고난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고난으로 인해 비로소’ 해방되는 자유와 인간이 지닌 사랑과 창조의 힘에 대한 믿음을 품었던 지바고의 예술관을 생생히 드러내 보인다.

“마지막 말이자 온 세상을 향해 건네는 가장 중요한 말”

보리스 빠스쩨르나끄는 『구름 속의 쌍둥이』 등 러시아 낭만주의를 계승한 시집들을 펴내며 1920년대에 이미 시인으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음에도 자신의 작가적 과업을 장편서사에 두었다.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삶의 철학을 대중 독자와 공유하고자 했던 그의 열망은 그를 『의사 지바고』의 집필로 이끌었다. 작가는 이 역작을 놓고 1905년과 1917년의 혁명, 그리고 두차례의 세계대전과 전체주의 체제라는 격변의 시대를 거쳐야 했던 동시대인에게 들려주고자 한 “마지막 말이자 온 세상을 향해 건네는 가장 중요한 말”(2권 484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격랑 가운데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방식과 자신의 삶이 어긋나 파멸할 것임을 예견하면서도 자유로운 인간 삶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은 지바고의 일대기를 통해 작가가 건네고자 했던 바로 그 말을 역자는 이렇게 요약한다. “삶은 축복인 동시에 소명이다. 살아야 한다.”(2권 508면)









녹색평론 (계간): 여름호 [2024]

녹색평론 편집부 저 / 17,000원 / 녹색평론사
 
『녹색평론』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을 치유하고, 공생적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의 재건에 이바지하려는 의도로 발간되는 잡지다.

지금, 이곳을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이번 186호에서는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를 무사히 건너가기 위한 키워드의 하나로 공공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의료, 금융, 교통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왜 반드시 공공성의 강화가 필요한지, 그리고 그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어떤 전략과 정책수단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특히 최근 논란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보건의료부문의 개혁이라는 주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의료산업이 비대하게 성장해온 현실과는 모순되게도, 필수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시민들의 권리가 침식당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무엇이 핵심적인 문제이고 어떤 일이 가장 시급히 필요한지에 대해서 다각도에서 짚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보건의료시스템 한 분야를 조금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전 분야, 산업문명의 모든 영역에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전문가의 독점을 배제하는 한편으로 보통사람들의 자율적 능력과 삶에 대한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공공성의 강화, 기후위기 시대를 건너는 방법

이번 호에서는 공공성의 강화를 화두로, 의료, 금융, 교통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공공성을 회복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백재중(신천연합병원)은 의료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와 방안을 제시한다. 팬데믹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우리나라 공공병상은 전체의 10% 이하에 불과하며 시장 논리에 지배되는 민간부문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재난에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고령화 및 기후변화로 의료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시급하고 절실한 의료 개혁의 길을 모색한다.

양준호(인천대 경제학과)는 민간 사업자가 아닌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공공은행이라는 구조를 통해서 지방 (및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이른바 지역소멸을 고민하고 있는 지방정부들뿐만 아니라 불균형한 인구 및 경제의 분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앙정부 역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의제이다. 여러 선례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지역공공은행이라는 획기적인 전략을 시도해볼 이유는 충분하다.

한재각(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은 기후정의운동의 전략이자 요구로서, 공공재생에너지를 제안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큰 피해를 내지 않고 전환하기 위해서는 모든 산업분야와 모든 지역에 불공평하게 과도한 짐을 지우지 않는 정의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김상철(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대중교통과 공공교통의 의미를 다시 한번 짚으면서,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은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공공성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가지 과업을 한꺼번에 달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있다.

박용남(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으로 널리 알려진 브라질 쿠리치바시에서 빈곤과 식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의료산업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서

김연희(〈시사IN〉)는 필수의료 공백 사태의 원인을 의료계 내부의 문제와 정부의 정책 실패 등 여러 방향에서 짚어본다. 현재 가장 큰 현안인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혹은 그보다 앞서 시급히 풀어내야 할 산업적, 정책적, 문화적 과제를 짚어본다.

김태우(경희대 한의과대)는 보다 근본적으로 근대 의료체계에 대해서 묻고 있다. 환원주의에 토대를 둔 의술은 그에 걸맞은 의료시스템을 구축해왔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독자들에게 기후위기 시대에 건강과 질병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것을 촉구한다.

양창모(강원도 왕진의사)는 농촌의 보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책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은 ‘마을진료소’와 ‘이웃복지사’이다. 현실에 천착한 제안인 만큼 곧바로 정책으로 도입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최원형(〈한겨레〉 책지성팀)은 보건의료정보 산업의 실상을 들여다본다. 우리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 자신의 몸과 정신 건강에 관한 정보를 꾸준히 소수 기업들의 손에 넘겨왔다는 경악할 만한 사실에 독자들은 아연실색하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에 대해 몹시 취약하고, 그 덕분에 건강관리 산업의 노다지가 될 공산이 크다는 사실에 경종을 울린다.

미국의 약초의, 자연철학자인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는 자신의 지혜와 경험이 녹아 있는 인터뷰를 통해서 의술이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우리 인간은 자연과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균형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말해주고 있다. 특히 현대 의료시스템의 근간이라 할 항생제가 시효를 다해가고 있다는 두려운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22대 총선을 돌아보았다. 우리나라 진보운동의 새 돌파구를 찾기 위한 진지한 탐색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은 4월 18일 타계한 홍세화 선생의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나라 진보운동의 명암을 짚었다. 로라 로스(바르셀로나 카탈루냐오베르타대학)는 신자유주의의 폭거에 맞서 정부가 움직여주기를 더이상 기대하지 않고 스스로 행동에 나선 여러 도시의 경험을 분석, 종합하여 지역 단위에서 자치를 실현하는 것이 왜 관건인지에 대해서 논증하고 있다.

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은 기후위기의 시대에 삼림보호지역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와 방안에 대해서 정리하였다. 천종현, 최하정, 한종태(제주 한국미디어리터러시스쿨 졸업생)는 진정한 언론 종사자, 즉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정직하게 살피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직접 몸으로 노동과 자연과 부대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최문철(꿈이자라는뜰 조합장)은 장애를 안고서 자기답게 살아가는 방법으로서 함께 농사를 짓고 삶을 나누는 하나의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강수돌(고려대 명예교수)의 ‘자본주의 다시 보기’ 연재는 자본주의 가치법칙을 비판적으로 고찰, 효과적인 사회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번 호에 실린 세 번째 글에서는 스스로 증식하는 가치인 자본이 과연 어떤 지향성을 갖는지, 그 결과 어떤 일들이 파생되는지에 대해서 파고들었다.

무위당 30주기에 부쳐

올해는 반독재 투쟁에서 한살림운동의 제창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 생명운동의 스승으로 알려진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30주기 되는 해이다. 이현주(목사)는 선생과의 아홉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곱씹으면서 선생의 진면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유소림(시인)은 장일순 선생의 강연?대담 모음집 《나락 한 알 속의 우주》에 드러난 선생의 가르침과 삶을 깊은 존경심으로 돌아본다.

시와 서평

이번 호에는 장석주, 양선희 시인의 신작 시를 각각 두 편씩 소개한다. 장일호(〈시사IN〉)는 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교수의 저서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를 소개한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로봇?AI 의료의 이면을 밝히고, 자신의 생생한 체험을 통해 현대 의료시스템의 어둠을 살피고자 했다.

한승동(시민언론 〈민들레〉 에디터)은 《전쟁 이후의 세계》를 소개한다. 러시아 출신 논객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는 러시아-미국이라는 선악 대립구도 속에서 사고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한국 일부 ‘좌파’들의 현실인식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이윤추구 토대 위에 선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좌파들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 기후위기 시대의 진보적 사유와 가치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박병상(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자연에 이름 붙이기》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매개로 기후변화에 비해 사회적 관심이 부족해 보이는 생물종 감소 문제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이상헌(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은 《축소되는 세계》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점과 경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사회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강언주(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는 밀양송전탑 건설 반대운동 투쟁기 《전기, 밀양-서울》을 소개한다. 이 책은 밀양 주민들이 겪어온 국가폭력을 고발함과 동시에, 보통사람들의 연대가 희망임을 역설한다.

조정 시인의 시집 《마법사의 제자들아 껍질을 깨고 나오라》는 경기도 고양시 산황산 골프장 증설 계획에 맞서서 숲을 지켜낸 고양시민의 시민불복종운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희덕 시인은 조정 시인의 시어를 “죽음의 폐허 위에 조금씩 퍼져가는 숲의 생기와 접속어들의 춤”으로 평가하면서, 생명운동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만물의 민주주의”라고 불러도 좋지 않겠는가 하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