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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 신간 도서 소개(아동,청소년)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4-06-05
조회수
353
 

계간 『창비어린이』 2024년 여름호


창작과비평사 편집부 저 / 13,800원 / 창작과비평사



여름호는 창간 21주년 기념 세미나 ‘몽실 언니와 세월호’를 지상 중계한다. 권정생 소년소설 『몽실 언니』 출간 40주년과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그간 아동청소년문학이 전쟁과 사회적 폭력의 ‘기억’을 공유하기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을 돌아보고 애도 너머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한다. 조연수(초등 교사)·오세란·윤경희(이상 문학평론가)는 어린이·청소년과 함께 슬픔을 건강하게 나눌 연대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다방면으로 논의한다. 일본 전쟁아동문학의 쟁점과 평화 관련 그림책을 살핀 두 평론, 『몽실 언니』의 의의와 인간 권정생의 면모를 돌아보는 정지아·박숙경의 특별 기고는 냉혹한 현실에서도 빛을 발견해 내는 아동문학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외에도 어린이·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기후소송 현장 보도, 다양한 형태로 책을 경험하고 나누는 ‘어린이와 세상’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가 담겼다.


[특집] 몽실 언니와 세월호-『창비어린이』 창간 21주년 기념 세미나
『창비어린이』 21주년 기념 세미나는 권정생 소년소설 『몽실 언니』 출간 40주년과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몽실 언니와 세월호’라는 주제로 꾸려졌다. 문학은 홀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기억을 나누고 함께 위로하는 장(場)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속 어린이의 삶을 기록한 『몽실 언니』가 그랬듯,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는 ‘기억 투쟁’과 아동청소년문학 역시 어린이·청소년과 함께 애도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해 왔다. 이번 특집은 그간 아동청소년문학이 ‘기억’을 공유하기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을 돌아보고 ‘애도 서사’의 미래를 살핀다. 초등 교사 조연수는 『몽실 언니』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소개하며 어린이들이 전쟁 세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책 속 인물과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오세란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아동청소년문학 작품들을 분석하며 10년 후의 어린이들이 4·16을 어떻게 기억할지 질문한다. 문학평론가 윤경희는 해외 아동청소년문학이 기억을 어떻게 전승하는지 ‘포스트메모리’ 개념을 적용하여 살피고 포스트메모리를 ‘다방향 기억’으로 확장하여 서로 다른 슬픔의 주체들이 연대하는 다양한 사례도 제시한다. 이어지는 지면을 통해 ‘어린이가 없으면 기억이 없다.’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어린이의 생존을 위해 기성세대와 문학이 해야 할 일을 토론한 현장의 목소리도 만날 수 있다.


[평론] 일본 전쟁아동문학의 쟁점 / 경직된 벽을 허무는 소망의 투영
[특별 기고] 아직도 어디선가 몽실이들은 / 나의 권정생 선생님

김영순의 평론은 일본 전쟁아동문학의 대표작인 『불쌍한 코끼리』를 둘러싼 논쟁부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그림책 『꽃할머니』의 일본어판 출간 과정, 자위대가 사용했던 전차를 소개한 어린이책이 출간 중지된 최근 일본 출판 소식까지 두루 살피며 ‘전쟁’을 다룬 ‘아동문학’에 관한 평단, 교사, 독자의 시선을 다각도로 탐색한다. 조성순의 평론은 일제 강점기, 여순 항쟁, 한국 전쟁, 5·18 민주화 운동 등을 다룬 그림책을 살피며 어린이를 주요 독자로 둔 그림책이 전쟁 등 사회적 폭력을 다룰 때 가져야 할 역할과 자세를 논한다. 두 평론 모두 어린이의 시점으로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며 전쟁과 폭력을 이분법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아동청소년문학의 힘을 되새기게 한다. 『몽실 언니』의 의의와 인간 권정생의 면모를 돌아보는 작가 정지아와 일본 유학 시절 권정생 선생과 직접 주고받은 편지를 수록하며 당시를 회고하는 평론가 박숙경의 특별 기고는 냉혹한 현실 한복판에서도 빛을 발견해 내는 문학이 개인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 순간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특별기고] 한국, 기후소송이 시작됐다!
[어린이와 세상] 어린이와 북클럽 2 : 다꾸 아니고 책:꾸
[어린이와 세상] 교실 속 책 이야기 2 : 읽기 힘든 아이들을 위한 책 읽기
[발표] 제5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 제2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발표

작가 진형민은 지난 4월 26일 열린 한국 기후소송의 첫 공개변론 현장을 보도한다. 어린이·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번 헌법소원은 대한민국 정부가 무책임한 기후 정책으로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표명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지할 시 발생할 경제 위축을 우려하며 미래 기후재난의 가능성만으로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진형민은 기후소송의 주요 대목을 간결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연이은 이상기후 현상과 외국의 기후소송 사례들을 함께 짚으며 기후위기 문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대전 ‘채움책방’ 대표인 신선영은 책방에서 진행하는 ‘책:꾸’(책 노트 꾸미기) 북클럽 현장을 전한다. 요즘 서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어린이책 읽기, 한 작가의 책을 독파하는 전작 읽기, 학교 폭력 등 어려운 주제의 이야기를 책과 함께 나누기 등 다양한 독서 활동도 소개한다. 더불어 초등 교사 나윤주는 문해력이 부족한 1학년 아이들이 듣고 말하는 ‘대화’를 통해 ‘읽기’ 능력을 기르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만큼 성장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방과후 그림책 교실’의 수업 후기를 읽으며 부진한 아이들을 탓하기보다 진정한 ‘읽기’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 외에도 다채로운 창작과 서평, 제5회 ‘영어덜트소설상’과 제2회 ‘창비그림책상’ 심사 결과 및 수상 소감 등을 실었다.











괴담특공대 3: 사담초 지하실의 비밀



차율이 글 / 양은봉 그림/만화 / 14,000원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6학년 6반 6번, 사담초를 떠나라. D-6.

사담초등학교 6학년 6반 6번 뱀파이어 김휘. 휘는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사담초를 떠나라는 협박 쪽지를 받습니다. 정체불명의 존재가 제시한 날짜가 다가올수록 학교에서 위험한 사고들이 거듭 발생해 괴담특공대는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괴담특공대는 이에 굴하지 않고, 휘를 지키기 위해 언제나 함께 뭉쳐 다니기로 결심합니다. 휘의 부모님이 봉인된 지옥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내고, 사담초에 남은 괴담도 조사하던 괴담특공대는 도서관 귀신으로부터 사담초의 ‘주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어쩌면 이 ‘주인’이 이들을 위협했던 게 아닐까요? 과연 괴담특공대 네 명은 학교 괴담 14개를 모두 알아낼 수 있을지, 그슨대와 김리한의 방해를 물리칠 수 있을지, 변소각시는 괴담특공대를 지킬 수 있을지, ‘주인’은 누구일지, 사담초 지하실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지, 라스트 괴담을 기대해 주세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전래동화 부문 최우수상,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을 수상한 차율이 작가의 국내 최초 호러 로맨스 동화, ‘괴담 특공대 시리즈’ 완결편이 나왔습니다. 『괴담 특공대 3. 사담초 지하실의 비밀』은 뱀파이어 휘, 괴담 마니아이자 특공 무술 소녀 세리, 겁 많은 싸움꾼 보임, 인기 유튜버 태오, 네 명의 괴담특공대가 사담초의 모든 괴담을 알아내어 사담초의 비밀을 파헤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괴담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귀신은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요? 아름답고 행복하고 밝은 사회에서는 괴담도 귀신도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사회가 병들고, 약자에게 잔인하고, 악한 모습, 추한 모습을 드러낼 때 괴담도 귀신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래서 〈괴담특공대〉 시리즈는 언제나 약자의 편에서, 아이들의 편에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1, 2편에서 환경 오염, 왕따, 이혼, 가족 붕괴 등의 사회문제를 다루었던 것처럼, 3편에서도 여성 차별, 아동 학대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괴담특공대의 든든한 조력자 변소각시의 과거는 그 시절 남편에게 무시받고 사회적으로 천대받았던 여성들의 사연을 대변해 주고, 학교가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소녀 이야기에서는 여성의 역할에 한계를 긋고 하대하던 그때 정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부모에게 학대받아 밖에서만 놀았던 자매의 이야기, 아이를 제물 삼아 봉인하는 주술 ‘염매’ 이야기를 통해 가혹한 대우를 받았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사랑은 초록


조은비 글 / 김지인 그림 / 12,000원 / 창비



따뜻한 봄빛처럼, 짙푸른 여름빛처럼
지금, 우리의 사랑은 온통 초록!

미묘한 연애 감정, 다양한 사랑의 방식과 가족 형태에 대한 고민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생동감 있게 담아낸 동화집 『사랑은 초록』이 출간되었다.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며 주목받은 조은비 작가가 처음 펴내는 동화로, 난생처음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는 사춘기 어린이의 설렘과 두려움을 섬세한 필치로 그렸다. 초여름의 풋내음 가득한 여섯 편의 동화 속 어린이들은 건강한 호기심과 용기 있는 태도로 자신을 찾아온 사랑을 당당히 마주한다. 근래 한국아동문학에서 가장 긴요한 주제의식을 전하는 작품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을 것이다.

작품 줄거리

「사랑해」 세희는 같은 반 정윤수에게 받은 고백을 단칼에 거절한다. 그런데 자꾸만 정윤수가 머릿속을 맴돈다. 결국 아끼고 아끼던 “사랑해.”라는 말로 고백을 하지만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되는데…….
「몽글몽글, 가슴이」 반에서 혼자만 브래지어를 안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은이는 몸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마침내 브래지어를 입게 된 소은. 그런데 이거, 원래 이렇게 불편한 거였어?
「푸른 계절」 봄이는 단짝 친구인 푸른이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내 마음을 고백해도 될까? 그 아이가 다치면, 더 이상 친구도 할 수 없으면 어쩌지? 마침내 찾아온 고백하기 딱 좋은 타이밍!
「우리 반 캐릭터 카드」 별명이 ‘투명 인간’인 연우와 지민이가 반 아이들을 관찰하며 캐릭터 카드를 만든다. 조용하고 소심한 우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내일 지구가 망한다면」 설아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환경 문제에 눈떴지만 한편으론 이상하게 억울하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 나의 삶, 지구의 미래, 모든 생명체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잎새뜨기」 엄마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긴 아진. 집에서 늘 겉돌며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한 아진에게 새로 생긴 동생 유주의 밝은 모습이 마냥 귀엽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데…….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사랑은 초록, 초록, 초록!
푸릇한 꽃봉오리 같은 사랑의 순간을 마주했나요?


조은비 작가는 문학적 감수성과 서정성을 갖추면서도 통통 튀는 문장과 인물이 돋보이는 단편으로 2022년 신춘문예 당선 직후부터 주목받았다. 봄을 건너와 여름을 맞이하는 6월, 초록이 가득한 싱그러운 계절에 작가의 첫 책 『사랑은 초록』을 자신 있게 선보인다. 등단작 「사랑해」를 비롯한 여섯 편의 동화에는 각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이른 봄부터 한여름의 날들처럼 산뜻하고도 치열하게, 즐겁고도 진지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연애 고민, 기후 위기에 대한 고찰, 사춘기 시기 요동치는 몸과 마음의 변화까지, 어린이의 현실에 밀착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머지않아 활짝 피어날 어린이의 사랑을 힘차게 격려하고 응원한다.

‘나’와 ‘너’를 넘어 ‘우리’를 위하는 마음으로
무한히 확장하는 사랑의 몸집


『사랑은 초록』에는 어린이가 커다란 감정의 파고 한가운데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차근차근,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푸른 계절」의 주인공은 동성 친구를 향한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주인공이 용기 내서 내디딘 한 걸음에는 지금의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사랑’의 범위가 훨씬 더 폭넓어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담겼다. 「몽글몽글, 가슴이」의 주인공은 제 몸에 불만을 가지는 대신 자기만의 성장 속도를 인정하며, 불편한 속옷 착용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는 다정한 눈길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경험을 풀어낸 「우리 반 캐릭터 카드」, 환경 문제에 관한 밀도 높은 토론을 불러일으키는 「내일 지구가 망한다면」은 ‘나’를 소중히 대하는 마음이 어떻게 ‘너’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우리’를 위한 실천으로 확장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 준다. 사랑의 확장성을 몸소 경험한 어린이에게 사랑이란 알 듯 말 듯 오묘한 감정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다. 이 같은 힘센 사랑을 경험한 어린이는 제 스스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 부모의 재혼으로 만난 새 가족을 불편해하던 「잎새뜨기」의 주인공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한 집에서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는 이들이 진짜 가족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수영장에 가면 물속으로 뛰어들어야지. 온몸이 잠기도록 풍덩. 오늘은 왠지 뜰 수 있을 것 같다. (139면)

작품의 말미에 주인공이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들어 느긋하게 유영하는 장면은 스스로를 조이던 구속에서 제 힘으로 벗어난 결과이기에 더욱 큰 감동을 안긴다. 맑은 물이 작은 파문을 계기로 동심원을 이루며 퍼져나가듯, 이 동화집을 읽으며 독자들이 지닌 사랑의 크기 역시 더욱 단단해지고 커져 갈 것이다.

서툴러도 느려도, 모든 질문의 답은 사랑!
저마다의 속도로 건너는 성장의 순간


사랑을 통한 성장이 언제나 순항인 것은 아니다. 「사랑해」는 사랑에 대해 나름대로 확고한 철학을 가졌던 어린이가 예상치 못한 고백을 받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유쾌하고도 세밀하게 포착한다.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언제 사랑할 수 있는데?”
(…)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정윤수의 고백보다 소설 최신 화에 내 심장이 반응하는 걸 보면.
“당연히 어른 되고 나서지.” (9~10면)

주인공 ‘세희’는 같은 반 남자아이 ‘정윤수’의 고백을 단칼에 거절한다. 웹 소설을 읽으며 사랑을 상상한 세희에게 “사랑해.”라는 말은 아무 때나 함부로 꺼내서는 안 되는 고결한 표현이다. 그런데 그날 이후 세희의 머릿속은 온통 정윤수 생각뿐, 마침내 소설 속 절절한 사랑과는 거리가 먼, 현실의 어설픈 사랑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지만 사랑의 타이밍은 어긋난다. 세희가 입 밖으로 “사랑해”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기만의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은 신춘문예의 심사평대로, “사랑을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어린이 주인공을 통해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이 밖에도 『사랑은 초록』에는 어린이의 질문들이 계속된다. 진정한 사랑은 언제부터 할 수 있을까?(「사랑해」) 가슴이 얼마큼 커져야 브래지어를 하게 될까?(「몽글몽글, 가슴이」) 어린이는 자라나는 과정에서 매일같이 새로운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발견한다. 조은비 작가는 그러한 성장의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하며 어린이의 작은 의문 하나하나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그러면서도 함부로 조언을 하거나 손쉽게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그저 따뜻한 응원의 목소리로, 어린이가 충분히 사색할 너른 공간을 마련한다. 『사랑은 초록』이 서투르지만 천천히, 단단한 태도로 푸르른 사랑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스토리텔링 청소년 독도 교과서


이두현 글 / 16,800원 / 푸른길





독도의 모든 이야기를 가장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대한민국 독도 교양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청소년 권장 도서로 추천한 『스토리텔링 청소년 독도 교과서』의 2판이 2015년 첫 출간 이후 9년 만에 출간되었다. 독도에 흠뻑 빠져 독도를 알리는 데 진심인 현직 교사 이두현은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독도를 사랑하는 여러 선생님과 함께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독도 수업 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 출간한 『색칠하며 떠나는 독도 여행』도 이번 2판의 감수를 맡은 경기도책공작소 독도기반연구회 선생님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독도 학습 자료이다.
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가르치지만 청소년들이 독도의 역사, 지리, 환경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독도 교육은 무의미하다. 영토 교육은 영토의 존재 이유, 변화 과정, 가치 등을 알리며 영토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불어넣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배타적 경제수역이나 방공 식별 구역 등 영역의 개념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도에 가는 길을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지도에 그려진 뱃길 위에는 소요 시간까지 적혀 있고, 배 안에서 독도를 바라보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다. 실제로 학생들과 함께 독도와 울릉도를 방문하여 함께 보고, 듣고, 이야기한 것을 그대로 써 내려 갔기 때문에 더 생생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독도의 위치, 현황, 형성 과정, 기후와 지형, 역사서와 지리서를 근거로 한 역사를 비롯하여, 독도의 바위와 관련된 옛날이야기까지 빼놓지 않고 담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영해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과 국제법, 그리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속셈과 그 문제점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독도의 자연환경과 지리, 동식물 등을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과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흥미롭고 새롭게 소개했고, 자원, 역사, 국제법, 한일 어업 협정 논란 등에 대해서는 지도와 그림을 함께 보여 주며 되도록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과거 역사서의 원문 풀이를 통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독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이들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독도의 온갖 분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스토리텔링 청소년 독도 교과서』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독도 교양서이자, 독도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담은 독도 교과서이다. 학생들과 함께한 체험 활동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완성된 새로운 형태의 독도 전문서로서 독도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모두 융합하여 청소년들이 독도에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다. 나아가 독도 문제를 이해하고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컵이 아니야!


나다울 글 / 김지영 그림/만화 / 16,000원 / 토끼섬



나는 컵이 아니야!
나는 무엇이든 상상하는 대로 변신할 수 있거든!

노란 컵 하나가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컵은 “나는 컵이 아니야!”라는 엉뚱한 말을 하지요.
그러고서 컵은 계속 변신하며 독자를 움직이게 하고, 상상하게 하고, 유추하게 만들어요.
이 정도면 정말 컵은 컵이 아닌 게 아닐까요?

1. 나는 컵이야, 무엇이든 상상하는 대로 변신할 수 있는 컵!
노랗고 작은 컵 하나가 등장합니다. 이 컵은 “나는 컵이 아니야!”라는 조금 황당한 이야기를 하죠. 그러고서 노란 컵은 독자를 움직이게 합니다. “나를 손에 들고, 머리꼭지를 싹 벗겨 내 봐.”라고 말이지요. 그런 다음 컵은 “나는 무엇일까?”라고 묻습니다. 독자들은 컵을 들고, 동작을 하며 컵이 무엇으로 변신할지 유추해 볼 수 있지요.
이렇게 컵과 독자의 놀이는 컵이 하나, 둘, 셋, 넷, 다섯이 될 때까지 이어집니다. 컵은 계속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지요. 독자들도 계속 다른 동작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계속 머리를 써서 컵의 변신을 유추해야 하죠.
컵의 변신이 궁금하다고요? 그렇다면 필요한 건 컵 하나, 그리고 빠른 손과 발, 초능력보다 강력한 상상력이에요. 재빠른 발로 컵을 가져오고, 컵의 말대로 손을 움직이면서 상상하는 거예요. 컵은 무엇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요?

2. 상상하고 움직이며 책의 주인공이 되어 봐!
이 책을 쓴 나다울 작가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연극 수업을 하고 있어요. 이 책은 실제로 작가가 아이들과 연극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하던 활동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자기를 표현하는 게 서툰 아이들에게 ‘컵’이라는 작은 도구와 함께 다양한 동작 가이드를 주고 나면, 컵은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물건으로 바뀌어요. 아이들은 어느새 나다운 몸짓을 만들어 내죠.
책에 그림을 그린 김지영 작가는 판화 기법으로 단순하고 재치 있게 컵의 변신을 표현했어요. 깔끔하고 단순하게 표현한 그림은 독자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집중할 수 있게 돕습니다. 글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컵이 ‘나’로 연결되는 재밌는 경험에까지 닿게 되지요.

3. 무한한 가능성을 가득 담고 있는 ‘컵’들에게
컵은 계속 다른 무언가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컵은 “자, 이제 네 차례야!”라고 말하며 이제 변신의 주인공을 컵에서 아이들로 바꾸어 놓습니다. 컵을 마음대로 바꾸던 마법사는 마지막 장면에서 어느새 컵으로 변해 있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여러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득 담고 있는 컵이에요.’라고 외치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컵에게 전하는 유쾌한 응원을 만나보세요. 내 안에 찰랑찰랑 담겨 있는 가능성을 깨닫는 시간이 될 거예요.














네가 되어 줄게


조남주 글 / 12,500원 / 문학동네



체험 1993년 최수일 vs 체험 2023년 강윤슬
엄마와 딸의 영혼 체인지 × 타임 슬립

“아으, 빡빡해. 어떻게 할머니한테서 엄마 같은 딸이 나왔지? 엄만 어렸을 때 안 그랬어?”
“응, 안 그랬어. 어떻게 나한테서 너 같은 딸이 나왔니?”
서로에 대한 오해가 최절정이던 순간 우리는 서로의 삶에 다녀왔다.
딸 강윤슬은 1993년 중학생인 엄마의 삶으로, 엄마 최수일은 2023년 중학생인 딸의 삶으로 딱 7일간의 ‘너’를 체험하는데.
도대체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세계가 함께 읽는 작가 조남주
신작 청소년소설 『네가 되어 줄게』

예민한 눈으로 개인과 사회를 응시해 온 작가 조남주. 그가 『귤의 맛』에 이은 두 번째 청소년소설 『네가 되어 줄게』를 출간했다. 4년 만이다. 『귤의 맛』에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막막함 속에서 중학교 3학년을 앞두고 ‘별스러운 약속’을 한 네 아이들의 속사정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에선 ‘별스러운 일’이 몰고 온 엄마와 딸의 인생 2악장 조바꿈을 그렸다. ‘영혼 체인지’와 ‘타임 슬립’ 설정은 엄마와 딸 사이 오해를 허무는 통로.
한 존재를 이해하려는 작가의 곡진한 시선은 그대로되, 뚜렷이 달라진 점은 손바닥 뒤집듯 휙 뒤집힌 인물들이 정체를 숨기며 주변과 일으키는 유머러스한 상황에 거듭, 킥킥거리며 웃게 된다는 점이다. 1993년과 2023년의 학교를 배경으로 당시 청소년들과 요즘 청소년들의 생활을 살펴보는 재미와 함께, 청소년기를 지나온 어른들에겐 추억과 공감을 불러오는, 이제 청소년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에겐 자신들을 알아주는 소설이다.

‘요즘 애들’ 바이브로 1993년 교실을 흔들어 버린 강윤슬
“이런, 나 자꾸 엄마 얼굴로 사고를 치고 있네.”

엄마와 다투었다. 엄마는 내 습관과 일상, 생각까지도 다 마음에 안 들어 한다. 엄마가 나를 가르치고 도와주고 잘 키우는 것 말고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안 가던 곳, 안 하던 짓, 안 먹던 것, 뭐 하나라도 벗어나 보고 싶었는데, 눈을 떠 보니 이 낯선 곳에 와 있었다. 1993년 중학생인 엄마 최수일의 몸으로. 엄마 기억 속에서 영영 사라져 버렸다던 그 의문의 일주일 속으로.
나를 아가, 라고 부르는 다정하던 할머니는 무뚝뚝하고, 말이 잘 통하던 이모는 미래에서 왔다는 내 말을 믿어 주지 않고, 학교에선 ‘너 왜 그래, 최수일?’ ‘의외다, 최수일’이 되어 생애 첫 반성문까지 제출했다. 엄마의 단짝 친구인 선진, 진희와 매점으로 달려가는 일은 재밌지만, 이 학교 영 이상하다. 대체 1993년의 중학생 최수일은 어떻게 살았던 거지?


‘요즘 애들’ 교실에서 ‘엄마 모드’를 발동하는 최수일
“하, 망했다. 나중에 윤슬이가 알면 난리 나겠지.”

‘요즘’과 ‘엄마 어렸을 때’로 시작하는 말들에 윤슬이는 경기를 일으킨다. 내가 완벽한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마음과 시간을 최대한 윤슬이에게 맞춰 온 것은 사실이다. 부족한 것 없고 사랑받는 게 당연한 윤슬이가 부러웠다. 내 이상한 마음이 이상한 상황을 초래한 걸까? 눈을 떠 보니 열네 살 중학생 딸의 몸이었다.
숨기려 해도 나오는 ‘또 나왔다 엄마 모드’에 윤슬이 친구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수학 진도는 내가 제일 못하는 도형 단원에, 수업 방식은 낯설기 짝이 없다. 만만해 보이던 윤슬이의 일상이 쉽지가 않다. 윤슬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내 귀여움이 엄마의 인생을 구원했구나.”
“너를 귀엽게 키운 이 엄마 덕분이지.”

갱년기 엄마도 알 수 없지만 사춘기 엄마는 더 알 수 없음을 깨달으며, 야만의 시대 고달프고 불합리한 상황들을 돌파해 가는 딸 강윤슬, 그리고 딸의 교실에서 새로운 교수법에 헤매며, 인생 2회 차를 맞아 딸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엄마. 성격, 습관, 취미, 세상을 바라보는 앵글은 다를지라도, 엄마와 딸은 새로운 환경에서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발견하며, 꼬인 시간의 매듭도 풀고 꼬인 오해도 풀고 그러면서 동시에 서로를 향해, 서로의 진심을 향해, 과거에서 미래에서 자신을 기억하고 기다리고 그리워한 이들을 향해 달려간다. 결국 서로를 가장 필요로 할 때 자신의 삶으로 서로를 소환한 딸과 엄마, 개인 대 개인의 공감 서사.









1학년은 처음이야



이신영 글 / 조승연 일러스트 / 11,000원 / 창비



 
“느려도 괜찮아요, 틀려도 괜찮아요.
누구나 1학년은 처음이에요!“

자기만의 속도로 단단하게 자라는 1학년 첫 학교생활을 응원하는 이야기

2020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동화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신영 작가의 동화집 『1학년은 처음이야』가 출간되었다. 수상작 「느린 아이」를 포함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가운데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이야기 다섯 편을 엮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대하는 게 어려운 아이, 배우는 속도가 느린 아이, 등굣길이 두렵고, 한글 공부가 귀찮고, 심부름하는 날은 아침부터 가슴이 쿵쿵 뛰는 아이까지, 1학년 주인공들은 갑작스레 넓어진 삶의 반경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누구보다 진지하고 신중한 태도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학교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단단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어린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으로, 예비 1학년은 물론 첫 학교생활에 바쁜 나날을 보내는 1학년 어린이들에게 이야기에 공감하는 재미와 해방감을 선사할 것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1학년입니다!
어린이의 모든 ‘처음’을 다정하게 격려하는 동화


이신영 작가가 처음으로 펴낸 동화책 『1학년은 처음이야』는 초등 1학년 어린이들의 학교생활 적응기를 유쾌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린 단편집이다. 다섯 편의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은 채 1학년이라는 낯선 세계로 한 걸음씩 나아간다. 작가는 실제 있음직한 1학년 인물들,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들을 통해 누구든 무언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순간에는 설레는 동시에 두렵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자기만의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격려받을 만하다는 진실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입학식 날 거대한 운동장과 복잡한 학교 건물을 마주하자마자 당혹감을 느낀 어린이가 교실을 잘못 찾아가는 소동을 그린 「오늘부터 1학년」부터 학교만 생각하면 우는 어린이가 등굣길에 만난 동물들 덕분에 무사히 교실에 도착하는 과정을 담은 「고마워, 눈물!」, 배우는 속도가 남들보다 느린 아이가 제 심정을 당당하게 토로하는 대목이 쾌감을 선사하는 「느린 아이」, 한글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의 비밀스러운 공부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받아쓰기왕」, 심부름하는 어린이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묘사한 「심부름하는 날」까지, 쉽고 단순한 서사 구조와 안정적인 작법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모든 ‘처음’을 통과하는 어린이 독자들을 따뜻하게 격려할 것이다.


“저는 천천히 해야 잘해요. 끝까지 하고 싶어요.”
어른을 변화시키는 어린이의 진실한 호소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불어넣는 이야기


대부분의 어린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도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며 단체 생활을 경험하지만 학교생활은 그보다 규율이 엄격한 편이기에 어린이가 짧은 시간 내에 적응하기 어렵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끝까지 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어린이라면 수업 시간과 교육 과정이 빽빽하게 짜인 학교생활이 더욱 힘들 것이다. 이신영 작가의 등단작 「느린 아이」는 무엇이든 “천천히 해야 잘하는” 주인공 ‘천이’의 목소리를 통해 이 같은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느린 아이’인 천이가 교사를 향해 속마음을 용감하게 밝히는 대목은 실제로 천이와 비슷한 고민을 품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을 만하다.

“저는 천천히 해야 잘하는데, 자꾸 빨리하라고만 하니까 끝까지 할 수가 없어요.”
(…)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저도 끝까지 하고 싶어요.” (60면)

정해진 수업 시간에 쫓기던 교사는 ‘천이’의 진실한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결국 천이와 함께 바람직한 방법을 찾아 나간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기만의 목소리를 낸 천이의 굳은 심지가 인상적이다. 「오늘부터 1학년」에서 입학식 날 실수로 다른 반 교실에 간 ‘송이’ 역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제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다. 송이는 출석을 부르는 선생님의 입에서 끝까지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자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데 선생님의 얼굴도 심상치 않다. 목소리는 덜덜 떨리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알고 보니 선생님도 “학교가 처음이라 겁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던 것. 송이는 선생님을 보며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처음은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동시에 마침내 제자리를 찾아 나설 용기를 얻는다. 겨우 찾아간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은 자신도 “처음 선생님이 되던 날” 교실을 잘못 찾아 쩔쩔맸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1학년은 처음이야』에서 어른은 어린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바, 어린이 독자들 앞에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 역시 여전히 수많은 ‘처음’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아간다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 작가의 진심과 통하는 대목이다.

“저도 처음이라 설레고 두렵지만 이 책을 읽을 친구들을 생각하면 용기가 난답니다.” (「작가의 말」)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오가는 사이
하루하루 여무는 어린이의 몸과 마음

동화집에 등장하는 1학년 어린이들이 저마다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상상의 힘이다. 학교생활이 힘들어 매일같이 눈물을 펑펑 쏟던 ‘동이’는 등굣길에 만난 작은 동물들을 자신의 눈물로 도와주면서부터 학교 가는 길이 즐거워졌고(「고마워, 눈물!」), 천이도 교실에서 만난 거북이와 소통한 후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느린 아이」). 「받아쓰기왕」의 ‘훈이’에게 공부의 효용과 재미를 알려 준 것은 책장 속에서 튀어나온 세종 대왕이며, 「심부름하는 날」의 ‘진이’가 첫 심부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길을 이끈 것은 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이다. 물론 이 동화들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판타지 서사이고 주인공 어린이들에게는 상상 세계가 아니라 실제 눈앞에 판타지적 존재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작품 바깥에서 이야기를 조망할 때 어린이들이 자기만의 상상 세계를 자유롭게 넓혀 가는 가운데 문제 해결력과 자기 주도성이 높아지는 점은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는 창조적 상상력을 부드럽게 강조하는 대목으로 보여 흥미롭다. 예컨대 『1학년은 처음이야』의 주인공들은 긴장되고 초조한 상황에서 자기만의 ‘상상 친구’를 소환해 이야기를 나누며 외로움을 해소하고 용기를 얻는다. 무엇이든 빨리, 완벽히 해낼 것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성장하며 가장 잊어버리기 쉬운 능력이 상상의 친구를 불러내는 것임을 떠올린다면 어른 독자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남기는 지점이다. 자기만의 마법 세계를 손쉽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작품 속 상상의 존재들이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친구가 될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 1학년에 재학 중인 어린이뿐 아니라 ‘1학년’을 통과한 적 있는 모든 이에게 이 동화집이 마법 같은 세계로의 초대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작품 줄거리
「오늘부터 1학년」:
입학식 날 실수로 다른 반 교실에 간 ‘송이’. 출석을 부르는 선생님 입에서 끝까지 자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자 울음이 터지고 만다. 그런데 가만, 선생님도 눈물이 그렁그렁하는데…….
「고마워, 눈물!」: 매일 울면서 학교에 가는 ‘동이’에게 어느 날 동물들이 긴급한 부탁을 한다. 끝없이 흘러나오는 눈물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 동이는 무사히 학교에 갈 수 있을까?
「느린 아이」: 모든 것을 빠르게 마쳐야 하는 학교생활이 힘든 ‘천이’는 자신을 찾아온 거북이의 격려 덕분에 용기를 내 선생님에게 말한다. “저는 천천히 해야 잘해요. 저도 끝까지 하고 싶어요!”
「받아쓰기왕」: 세상에서 받아쓰기가 제일 싫은 ‘훈이’는 위인전에서 튀어 나온 세종 대왕의 조언대로 자신만의 공부법을 익혀 간다. 이제 훈이의 목표는 다음 시험에서 50점을 맞는 것인데…….
「심부름하는 날」: 심부름하는 날 아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한 ‘진이’를 위해 진이의 애착 토끼 인형이 나섰다. 하지만 긴장한 진이에게 토끼 인형은 방해만 될 뿐. 진이의 첫 심부름, 성공할 수 있을까?












냠냠



백온유 글 / joggen 그림/만화 / 10,000원 / 창비



 
냠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를
너와 함께 먹고 싶어!
도시락에 담아 건넨 설레는 마음

창비청소년문학상,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하고 『유원』 『페퍼민트』 등의 작품으로 청소년 독자들에게 다정하고도 단단한 마음들을 전해 왔던 백온유가 풋풋한 여름날의 사랑 이야기로 새로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서른두 번째 책으로 출간된 『냠냠』은 모범적이고 열정적인 베테랑 회장 ‘채원’이 유독 손이 많이 가는 아이 ‘서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어쩐지 그 애의 눈동자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그 애가 맛있는 걸 많이 먹길 바라게 되는 애틋한 마음이 생생한 묘사를 통해 읽는 이에게 전해진다. 일러스트레이터 joggen의 명랑하고 생기 넘치는 그림 또한 두 아이가 서 있는 여름날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먹음직스러운 음식 그림들은 독서 경험에 몰입감과 재미를 더한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을 품어 본 적이 있다면,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설렘이 가득한 『냠냠』에 금세 빠져들게 될 것이다.


냠냠, 자꾸만 듣고 싶은 소리
세상 모든 맛있는 것을 너에게 주고 싶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내내 회장을 맡아 온 채원은 숙제도 준비물도 자주 잊어서 매번 신경을 쓰게 만드는 아이, 서우를 만난다. 어느 날 서우의 눈동자가 예쁜 연갈색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채원은 그 뒤로 어쩐지 계속 서우를 지켜보게 되면서 서우가 수업 시간에 내내 엎드려 잔다는 것, 생선가스와 김치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냠냠’ 하고 소리를 내며 먹는다는 것까지 알게 된다.

이서우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나는 그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고, 먹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었다. 먹을 때 신기하게도 냠냠, 하는 소리가 났다.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같았다. 이 예쁜 걸 나만 알아서 다행이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31~32면)

서우를 챙기게 되고, 관찰하게 되고, 기다리게 되는 채원의 모습, 서우가 “맛있는 걸 더 많이, 자주 먹었으면 좋겠다고”(52면) 생각하는 채원의 마음은 한 번쯤 누군가를 조심스레 지켜봤을 청소년들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한여름 편의점에서 피어난 두근거림
솔직한 마음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냠냠, 하는 서우의 목소리가 자꾸만 듣고 싶어진 채원은 이런저런 핑계로 여름 방학 동안 도시락을 싸서 서우와 함께 나눠 먹는다. 서우가 제일 좋아한다는 떡볶이부터 사과와 바나나, 때로는 소고기나 간장게장 같은 음식들까지. 서우가 도시락 통을 비우면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편의점 파라솔 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채원은 마냥 소심하고 챙겨 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서우의 다양한 면모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저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싶어 시작했던 사소한 거짓말이 조금씩 쌓여 가면서 채원은 뒤늦게 그것이 서우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음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서우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솔직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가장 순도 높은 사랑 이야기

늘 서우에게 좋은 것을 주고만 싶었던 채원은 반대로 서우에게서 무언가를 받게 되었을 때, “이렇게 귀한 걸 준다고 다 받아도 되나”(78면)라며 고민하다가 깨닫는다. 받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서우 역시 그동안 자신을 위해 주었다는 것을. 『냠냠』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어지는 마음과 함께, 상대에게서 무언가를 받아 주는 마음 또한 놓치지 않고 살핀다. 주는 일 뿐만 아니라 받는 일에도 상대를 살피는 상냥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꾸밈없는 마음을 전하는 두 아이를 통해 떠올리게 된다.

동정이나 연민이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사랑을 그려 내고 싶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간명해서 아름다운 감정. (작가의 말 중에서)

읽는 내내 마음 한 편을 간질이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며, 백온유는 ‘순도 높은 사랑을 그려 내고 싶었다’는 소감을 전한다. 채원과 서우가 떡볶이를 먹으며 보낸 여름 방학을 지켜보다 보면 독자 역시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싶은 누군가를 가만히 떠올리며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 시리즈 소개
소설과 만나는 첫 번째 길
책과 멀어진 이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새로운 감성으로 단장한 얇고 아름다운 문고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독서가 낯설어진 이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청소년기 독자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래도 사랑을


정은숙 글 / 장보송 그림/만화 / 10,000원 / 창비



 
내 앞가림도 힘든 시대라지만
벌써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
함께하는 기쁨을 전하는 유쾌한 사랑 이야기

『용기 없는 일주일』 『내일 말할 진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등으로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경쾌함과 '읽는 맛'을 선사해 온 작가 정은숙이 『그래도 사랑을』을 선보인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서른한 번째 책으로 출간된 『그래도 사랑을』은 기후 재앙에 휩싸였던 지구가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2042년을 배경으로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소년 주인공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삶에 꼭 연애와 사랑이 필요한지 되짚어 보는 '나'의 모습이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며, 장보송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성 있는 그림은 풋사랑에 설레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탁월하게 묘사하여 한층 즐겁고 상쾌한 독서 경험을 돕는다. 사는 게 만만하지 않더라도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라면 좀 더 살 만하다는, 웃음과 함께 울리는 통찰에 닿아 고개를 끄덕이게 해 줄 작품이다.


사랑할 권리보다 '안티 러브'가 권장받는 사회
“넌 어떡할 거야? 마음 정했어?”

『그래도 사랑을』은 기후 위기로 인해 자원이 부족해져 연애나 사랑이 권장되지 않는 미래 사회를 그린다. 주인공이 사는 세계에서는 사랑을 고통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안티 러브 칩'을 이식하면 생활 환경 부담금 면제를 비롯해 각종 세금과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나'는 학교에서 안티 러브 칩 이식 동의서를 받고 고민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와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생각하면 사랑은 사람의 삶을 힘들게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휴, 한숨부터 나왔다. 내 형편도 지혜 못지않았다. 엄마의 벌이로 막대한 세금을 내며 살긴 빠듯했다. 취업에 유리한 직업 학교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당연히 안티 러브 칩을 이식하는 게 맞지만…… 자꾸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23면)

많은 친구들이 칩 이식을 결심하지만 모두가 여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친구 '준서'는 칩 이식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사랑주의자'다. 마음을 나누는 것만큼 소중한 일이 또 어디 있냐는 준서의 말에 마냥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왜인지 자신에게 끝없이 애정을 전하는 준서가 싫지 않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어렵지만
그래도 사랑을 믿을게


주인공의 사소한 습관까지 잘 아는 준서는 신맛을 싫어하는 '나'를 위해 일부러 다디단 플럼코트를 선물한다. 누군가의 따스한 시선이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은 세차게 가슴을 뛰게 하지만, 이 설레는 감정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은 버겁게만 느껴진다.
한편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궁금해 작은 단서라도 있지 않을까 엄마의 이메일 계정을 살펴보던 '나'는 엄마 앞으로 온 수상한 메일 하나를 본다. 이에 심상치 않은 예감을 느낀 주인공은 준서와 함께 메일 뒤에 감춰져 있는 진실을 찾아 나선다.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아버지에 관한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서며 '나'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엄마와 준서처럼 곁에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법을 배우는 주인공의 모습은 진정한 마음의 성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터졌다.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나는 준서 품에 안겼다. 준서의 넓은 가슴이, 시큼한 땀 냄새가 싫지 않았다. (72면)

우리는 이미 사랑을 두고 이것저것 따지는 것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내 감정의 주인이 되기 위한 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래도 사랑을』은 이에 대해 경쾌하고도 미더운 해답을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 시리즈 소개
소설과 만나는 첫 번째 길
책과 멀어진 이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새로운 감성으로 단장한 얇고 아름다운 문고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독서가 낯설어진 이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청소년기 독자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김박사의 비밀


달숙 글/그림 / 17,000원 / 이루리북스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지는가에 관한 그림책!
*탁월한 유머 감각과 선명한 문제 의식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그림책!
평범한 어린이 김 박사는 어느 여름날 자고 일어나니 천재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최연소 박사가 되었지요. 과연 김 박사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김 박사의 비밀』은 순진한 어린이 김 박사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6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

초등 교과 연계 or 누리 과정 연계
ㆍ누리과정: 의사소통(듣기와 말하기)
사회관계(나를 알고 존중하기)
ㆍ교과연계: 2학년 1학기 국어 4. 말놀이를 해요
2학년 1학기 국어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
3학년 2학기 국어 9. 작품 속 인물이 되어
4학년 1학기 국어 8. 이런 제안 어때요
6학년 도덕 1.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제6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

『김 박사의 비밀』은 제6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입니다. 달숙 작가는 공부벌레라는 아이디어와 인간의 욕망을 연결했고 마침내『김 박사의 비밀』을 탄생시켰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인 이루리 교수는 ‘제목부터 빠져들 수밖에 없는 책!’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당선작『김 박사의 비밀』은 오랜 수정을 통해 더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지는가

『김 박사의 비밀』은 얼핏 보면 공부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제목 자체가『김 박사의 비밀』이니 얼마나 궁금한가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책을 볼수록 어린이 김 박사의 비밀보다 김 박사 어린이의 비밀이 궁금해집니다.『김 박사의 비밀』은 우리는 이 세상에 공부하러 태어난 것이 아니라 행복하러 태어났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입니다.

탁월한 유머 감각과 선명한 문제 의식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그림책

달숙 작가는 탁월한 유머 감각을 지녔습니다. 간결하면서도 매력적인 서사와 분명하면서도 유쾌한 그림으로 독자를 끌어당깁니다. 게다가 김 박사와 공부벌레라는 아이러니한 소재를 이렇게 절묘하게 결합시키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김 박사의 비밀』은 탁월한 유머와 문제 의식으로 독자의 마음을 붙잡는 그림책입니다.












오늘은 충분해




이종미 글/그림 / 16,000원 / 논장



 
★ 원하는 투명 물색이 표현될 때까지
반짝이는 황금빛 모래알이 드러날 때까지
그리고 또 고쳐 그리는 열정과 성실의 작가 이종미 신작 그림책
숲속의 초콜릿 드링크, 누가 떨어뜨렸을까?
엄청난 행운이 가져온 버라이어티한 하루.
포기 않는 노력 끝에 마침내 참방참방,
오늘은 충분해!

맑디맑은 수채화로 표현한 숲속 정경,
꼬물꼬물 작은 생명들의 신나는 잔치와 돌발 위기,
변화무쌍한 하루를 아찔하게 체험해요!

여름 풀밭의 서정과 활력, 충분과 절제, 도전과 노력, 천진함과 긍정……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아름다운 그림책.
누리 교육 과정
예술경험 영역 - <아름다움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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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 연계
·바/슬/즐 (통합 교과) 1-1 <탐험>
·국어 1-1-6 또박또박 읽어요

■ 파아란 하늘 아래 나뭇잎들이 반짝반짝 빛나면 숲속의 하루가 시작돼요.
 
글쎄, 오늘 역시 꽤 멋진 하루가 될 것만 같아요.

어디서 달콤한 냄새가 솔솔 풍겨 와요. 그 냄새를 따라 쏙 쏙 풀밭 친구들이 모여들어요. 우아, 단물이에요. 꿀보다 달고 오디보다 맛있는 단물이에요. 꿀꺽꿀꺽 꿀꺽꿀꺽.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요? 이 맛있는 단물을. 숲속 친구들 먹으라고 누가 부려 놓은 걸까요? 무당벌레도 메뚜기도 애벌레도 꿀벌도 단물을 배불리 먹고 하나둘 떠나지만, 반들개미들은 아니었어요. 다른 친구들이 모두 떠나도 반들개미들은 단물에 푹 빠져서 계속 놀았지요.

한참 뒤 반들개미들은 더듬이끼리 딱, 엉덩이끼리 딱딱 붙어 버렸어요. 단물 때문에요. 아이, 끈끈해! 얼른 풀잎에 쓱쓱 싹싹 문질렀는데, 저런, 오히려 풀잎 조각이 얼굴에 배에 덕지덕지 붙어 버렸어요. 이번에는 땅바닥에 온몸을 비볐어요. 뒹굴뒹굴 비비적비비적. 어라, 되레 흙 알갱이가 목에 뭉텅, 허리에 뭉텅뭉텅 더 달라붙었어요. 아이, 갑갑해! 단물에 풀잎에 흙 알갱이까지, 반들개미들은 점점 뚱글뚱글 흙덩이가 되었지요. 그대로 떼구루루 굴러 굴러 어이쿠, 모래밭 개미지옥에 쿵 떨어졌어요. 아, 이대로 꼼짝없이 배고픈 개미귀신의 점심이 되고 마는 건가요?

■ 인생의 묘미를 담아낸 반전, 교훈의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움
뚜껑이 열린 채 숲속 바닥에 쓰러진 초콜릿 드링크. 진한 초콜릿 드링크는 오늘 숲속에 일어난 굉장한 행운이지만 또한 큰 위기를 초래한 아찔한 위험이지요. 그저 달달한 단물에서 실컷 놀았을 뿐인데, 개미귀신에게 잡아먹힐 뻔하다니요!

퐁당 어푸푸푸…… 단물에 빠진 반들개미의 모습은 한번 몰두하면 스스로 싫증날 때까지 끝까지 가는 아이들의 행동 그대로입니다. 유아기 아이들은 좋아하는 놀이는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면서까지 계속하려고 하고, 좋아하는 물건과는 절대 떨어지지 않고 애착하지요. 좋아하는 책은 종일토록 계속 읽어 달라고 하고요. 달콤함에 빠져 적절한 때 나오지 못한 반들개미들의 모습은 아이들을 공감과 동질성의 쾌감 속에 연달은 사건에 몰입하게 합니다.
모든 상황이 끝나고 다시 단물에서 조금만 더 놀다 갈까 하고 묻는 한 반들개미의 말에 다들 입을 모아 대답합니다. “아니, 그만. 지금 이대로 딱 좋아.”
반들개미들처럼 아이들도 자라면서 점점 알게 되지요.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적당히 멈춰야 한다는 걸요. 그래야 내일 또 행복하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을요.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즐기는 어린이다운 천진함과 낙천성, 생명력 넘치는 활동성, 여기에 ‘오늘은 충분해’라는 절제의 미덕을 녹여 낸 작가의 감성은 언뜻 단순해 보이는 작품을 정말 사랑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의 속내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적당함을 알고 멈추지 않으면 위험해진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일은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재미있게 드러냅니다.
처음에 단물 덕분에 좋았는데 곧 단물 때문에 끈적해지고, 흙 알갱이 때문에 갑갑했는데, 다시 흙 알갱이 덕분에 위기를 벗어나죠. 흙덩이라서 개미지옥에 빠졌지만 다시 맛없는 흙덩이라서 살아나는, 예상 밖의 아이러니! 즐거움이 어려움이 되고 그 어려움을 벗어나자 다시 새 즐거움이 기다립니다!
‘때문에’, ‘덕분에’, ‘천만다행’,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는 반복적인 짧은 글에 잘 나타납니다. 모래에 파묻힌 반들개미들이 온 힘을 다해 길을 내 마침내 맑은 물에 뛰어든 것처럼 포기 않는 도전과 노력이 더해지면 앞으로 인생에서 어떠한 상황을 만나도 심하게 절망 않고 버티는 긍정의 자아를 기를 수 있을 겁니다. 흔한 아이들의 경험에 인생의 묘미를 담아낸 반전이, 내일을 기대하는 성숙함이, 교훈의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움이 멋집니다.

■ 자연과 아이의 연결, 천진함과 낙천성, 초긍정의 자아를 심어 주어요
손을 담그면 그대로 비칠 듯 투명한 물색, 바슬바슬 부스러지는 모래색, 반들반들 검은색,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초콜릿색, 힘찬 역동성과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짙은 테두리 선…….
초록초록 나뭇잎 아래 꼬물꼬물 작은 생명들의 엄청난 드라마를 가까이 더 가까이 들여다보는 시원한 그림은 원하는 장면이 표현될 때까지 몇 번이고 새로 그린 이종미 작가의 3년여의 노력으로 탄생했습니다. 나뭇잎 한 장도 앞뒤 위치에 따라, 해가 들 때와 질 때 색감이 다르며, 섬세한 명암 조절로 갖은 풀이 모인 풀밭에서도 하나하나 꽃과 벌과 곤충이 두드러집니다.

달콤한 초콜릿 드링크는 어떻게 숲속에 있게 됐을까? 궁금해질 때쯤, 얼마나 놀았는지 팔다리가 까무잡잡해진 여자아이가 딱 나타납니다. 노란 원피스를 입은 아이는 빨간 구두를 벗어 물을 담아 두었죠. 옆에 파란 양동이도 보입니다. 그 물에 반들개미들이 푸웅덩 뛰어들어 드디어 단물과 풀잎과 흙모래 덩이를 떨어뜨리죠. 아하! 반들개미들이 숲속 초콜릿 드링크로 신나는 하루를 보낸 것처럼 여자아이 역시 구두에 물을 담아 즐거운 하루를 보냈네요. 마지막 장면, 어슴푸레 해가 지고 반들개미들이 풀밭으로 돌아갈 때 여자아이도 빨간 구두와 초콜릿 드링크갑을 손에 쥐고 돌아갑니다.
풀, 꽃, 곤충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 초콜릿 드링크, 빨간 구두. 이질적 요소의 만남은 관찰의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도입부에 빼꼼 고개 내민 개미들, 영차영차 빨대를 날라 드링크에 꽂는 개미들, 빨대 끝에서 떨어지는 초콜릿색 제목, 네모나게 드링크갑 모양으로 모여 내일의 또 다른 행운을 기대하는 숲속 친구들 등 처음부터 끝까지 정교하게 잘 짜인 그림책입니다.

무릎을 쪼그리고 앉아 우연히 들여다본 땅바닥, 그때 뽈뽈뽈 줄지어 몸집보다 몇십 배는 큰 과자 부스러기를 나르며 부지런히 오가는 개미에 빠져든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요?
인생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때마다 얼마든지 ‘천만다행’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음을 명랑하게 말하는 《오늘은 충분해》는 초긍정의 자아를 심어 주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연못 유치원

문근영 글 / 심통 그림/만화 / 12,000원 / 보림


“주먹을 추켜올리며 파, 파, 파, 파이팅!”
다정한 호기심에 위트 한 스푼,
《연못 유치원》
문근영 시인의 동시집 《연못 유치원》이 새 옷을 입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동시집에 10편을 추가로 수록했고,
표지와 본문도 개정판에 맞게 새로 구성했습니다.
산과 들이 온통 초록으로 짙은 좋은 날,
연못 유치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수상내역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작


동시집 《연못 유치원》은 총 65편, 전체 4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 ‘너희들은 어디로 갈래?’에는 시인이 포착한 자연의 다정함이 드러난 시들을 모았다. 차례대로 시를 읽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러운 계절의 흐름을 따라 ‘꽃길’을 걷고, 차르르 도르르 ‘몽돌’이 구르는 소리를 듣고, 얼굴을 붉힌 ‘가을 담쟁이’와 문득 마주치게 된다. 표제작인 〈연못 유치원〉은 지나치기 십상인 자연의 모습을 다정히 살피고 공감하는 티 없이 맑은 어린이의 시선이 인상적인 시이다.

올챙이, 수채, 아기붕어가 / 같이 다녔대 // 올챙이는 / 개구리가 되어 뛰어나가고 // 수채는 / 잠자리가 되어 날아가고 // 지금은 / 붕어만 남아 / 연못 유치원을 지키고 있대

- 〈연못 유치원〉

제2부 ‘네가 직접 두드려 봐’에는 면밀한 관찰을 통해 얻은 심상으로 지은 동식물에 관한 유머러스한 시를 모았다. 〈파꽃〉은 중심 소재인 파꽃의 형태를 일상적인 언어로 재구성해 독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다정한 시선이 인상 깊은 시이다.

올봄에도 / 파들이 // 단체 사진을 찍나 보다 // 해님을 향해 / 일제히 / 주먹을 추켜올리며 // 파, 파, 파 / 파이팅!
- 〈파꽃〉

제3부 ‘시험 망치고’에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건이나 자주 볼 수 있는 사물에 대한 엉뚱한 상상이 돋보이는 시를 모았다. 특히 〈저금통〉은 ‘누르다’는 말의 중의성을 재치 있게 활용하여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떡볶이, 핫도그 먹고 싶은 마음 / (누르고) // 뽀로로, 변신 로봇 사고 싶은 마음 / (누르고) // 피시방, 오락실 가고 싶은 마음 / (또 누르고) // 누르고 누른 / 마음들이 모여 있는 곳
- 〈저금통〉

제4부 ‘사로잡으려면’에는 시집을 마무리하며 위트 속에 숨어 있는 서정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를 모았다. 그중 〈휴전선과 수평선〉은 화자의 시선이 더 이상 나의 가족과 일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남과 북으로 갈라놓은 / 휴전선 // 바다와 하늘로 갈라놓은 / 수평선 // 휴전선은 있는데 / 넘을 수 없고 // 수평선은 없는데도 / 넘나든다
- 〈휴전선과 수평선〉

《연못 유치원》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나 풍경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해 다시 일상으로 가져온다는 점이다. 길가에서 마주치는 잡초도 시인의 언어를 거치고 나면 상처를 감싸 주는 푸른 붕대가 되고, 번거롭게만 느껴지던 계단도 의젓함의 본보기가 된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세상을 묘사하면서도 특유의 위트를 놓치지 않는 예리한 시들은 심통 작가의 보드랍고 아기자기한 그림과 만나 독자의 일상 곳곳에 스며든다.

심사평
문근영 시인의 〈연못 유치원〉 외 54편은 수수께끼 같은 호기심과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작품집이다. 시적 대상과 한 몸이 돼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선물꾸러미를 꺼낼 줄 아는 시적 능력이 돋보였다. 마른 막대기나 기왓장 쪼가리에도 숨을 불어넣어 살아 펄떡이게 하는 시인이다. 금방 노래가 되어 불릴 것 같은 출렁이는 리듬감도 문학상의 취지와 잘 맞았다. 읽을수록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긴장감과 설렘도 높게 평가받았다.












꼬마 뱀을 조심해


이만교 글 / 오정택 그림/만화 / 14,000원 / 상상


이야기가 있는 동시집
지금껏 이런 어린이는 없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작가 이만교가 이번엔 동시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동시에는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어린이가 등장하는 동시집 『꼬마 뱀을 조심해』는 어린이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며, 어린 독자들에게는 공감과 재미를 어른 독자들에게는 어린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선물한다.
 
심부름 가는 길을 스릴 넘치는 모험으로 만들고(「심부름 대탐험」) 선인장 앞에서 왁자지껄 떠드는(「선생님 선인장」) 아이들의 쾌활한 모습은 미래가 어떨지 상상하며 꿈을 그리는(6부, 나는 미래가 너무 궁금해!) 모습으로 이어진다. 또한 엄마에게 혼날까 봐 거짓말을 하거나(「신나는 게임」) 나쁜 짓을 하는(「할머니네 문방구」) 악동 같은 모습도 실제 아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어린이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며 어린이의 순수함이 무엇일까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꼬마 뱀을 조심해』를 통해, 독자들은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진짜 생생한 어린이를 만날 수 있다.


동화 같은 동시

소설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답게, 이만교 시인의 동시에는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신나는 게임」 「할머니네 문방구」 「미운 참새」 「어린 사자, 태권도장에 가다」처럼 재밌는 이야기를 가진 동시는 평소 시 읽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독자들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지금껏 동시단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이만교 시인의 이야기 동시는 파격적인 신선함을 선사한다.

어린이를 고민하기

이만교 시인의 동시는 그 형식이 새롭기도 하지만, 등장하는 어린이의 이미지 역시 신선하다. 심부름 가는 길을 스릴 넘치는 모험으로 만들거나(「심부름 대탐험」) 선인장 앞에서 왁자지껄 떠드는(「선생님 선인장」) 쾌활한 모습과, 미래가 어떨지 상상하며 꿈을 그리는 천진난만한 모습(6부, 나는 미래가 너무 궁금해!)은 실제 어린이와 닮았다. 엄마에게 혼날까 봐 거짓말을 하거나(「신나는 게임」) 나쁜 짓을 하는(「할머니네 문방구」) 것도 분명 어린이들이 하는 일이다.

악어가 거울을 봐도 자기 입은 너무 크고 이빨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이빨에 대해 공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악어 선생님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악어새 간호사는?” 내가 묻자,
엄마가 말했다. “이빨 공부를 안 한 거지!”
내가 중얼거렸다. “악어새는 이빨이 없잖아?”
-「치과 선생님」 부분

이만교 시인은 어린이들의 ‘좋은’ 모습만이 아니라, ‘악동’ 같은 면모도 함께 조명한다. 엄마 말을 잘 안 듣는 모습이 밉살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아이들은 오히려 대상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다. 어른들이 정해 둔 틀에서 벗어나 세상을 볼 줄 아는 아이들의 눈은 그래서 어른들의 눈보다 더 정직하다.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악동 같은 모습이 진짜 어린이란 무엇인지 독자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만교 시인은 입체적인 어린이를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어린이 독자들은 그동안 다른 동시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짜 존재하는 어린이 친구를 만난 것처럼 공감하며 즐겁게 동시집을 읽을 수 있다. 어른 독자들은 어린이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는 동시들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대


박열음 글 / 안주영 그림/만화 / 13,500원 / 사계절

 
‘반갑다 과학’ 시리즈 두 번째 책, 《인공지능,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대》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를 어린이들이 슬기롭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 안내서이다. ‘인공지능 개념 잡기’, ‘우리 생활 속 인공지능 살펴보기’, ‘인공지능 시대 준비하기’의 흐름으로 인공지능의 핵심 개념부터 주요 활용 분야, 인공지능 시대에 함께 고민해 볼 문제까지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인공지능 지식을 한 권에 담았다. 간결한 설명과 매 페이지 본문의 이해를 돕는 그림을 통해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공지능을 쉽고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린이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꼭 필요한 기초 소양을 쌓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전반적인 내용을 쉽고 빠르게 짚어 볼 수 있어, 인공지능이 궁금한 청소년과 성인에게도 유용한 인공지능 입문서가 될 것이다.


이 시대 어린이들의 필수 교양, 인공지능(AI)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2022년 말에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공개되며 생성형 인공지능을 향한 세간의 관심이 폭발했다. 지금도 인공지능 관련 이슈가 매일 새롭게 등장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은 점차 우리 생활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인공지능 지식은 전문가의 영역에서 교양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자기 몸의 일부처럼 여기듯, 다가오는 세상에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다양한 기계가 개인에게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주역은 바로 어린이들이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대중화가 가속화되면서 초등학교는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초·중·고등학교에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사계절출판사는 필수 교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인공지능 지식을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인공지능,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대》를 출간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공지능과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딥러닝 기술로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게 되면서 인공지능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인간의 삶도 변화해 왔듯, 인공지능의 끊임없는 발전은 앞으로 우리 생활양식에 계속해서 변화를 줄 것이다.
그런데 어린이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의 존재와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와 핵심 개념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설명으로 풀어냈다. 인공지능이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어떤 분야에서 활약하고, 앞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꼭 필요한 기초 소양을 쌓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핵심 개념부터 주요 활용 분야, 함께 고민해 볼 문제까지
한 권으로 쌓는 인공지능 교양


이 책은 ‘인공지능 개념 잡기(1부)’, ‘우리 생활 속 인공지능 살펴보기(2부)’, ‘인공지능 시대 준비하기(3부)’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무엇을 ‘인공지능’이라 부르는지”부터 시작해, 알고리즘, 기계 학습, 인공 신경망, 빅데이터, 딥러닝 등 인공지능의 핵심 개념을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에 따라 소개한다. 독자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어떻게 다른지’, ‘초기 인공지능에는 어떠한 한계가 있었는지’, ‘인공지능이 어떻게 스스로 학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지’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인공지능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살펴본다. 챗봇, 추천 알고리즘, 외국어 번역 등 인공지능이 현재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분야부터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자율주행차, 드론 배송 등 인공지능이 앞으로 크게 활약할 분야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뻗어 나가고 있는 다양한 분야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지 짚어 본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지’, ‘인공지능이 잘못하면 누가 책임져야 할지’, ‘인공지능의 개인 정보 침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정말 올지’ 등 인공지능 시대에 우려되는 지점을 살펴보며,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글과 그림의 짜임새 있는 배치로
인공지능 지식이 머리에 쏙쏙


책 전체 판면을 위아래 혹은 좌우로 나누어 한쪽에는 그림이, 다른 한쪽에는 글이 들어가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구성은 본문과 이를 시각화한 그림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복잡한 내용도 쉽고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다. 안주영 작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공지능 지식을 한층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또한, 거의 모든 주제가 펼친 면 하나에 간결하게 담겨 있어 인공지능의 다양한 개념과 사례를 간단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전반을 간결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은 어린이는 물론 인공지능이 궁금한 청소년과 성인에게도 유용한 인공지능 입문서가 될 것이다.












시력을 UP! 아이북


히라마쓰 루이 글 / 하야시 유미 그림/만화 / 오선이 역 / 14,700원 / 그린애플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력이 좋아져요!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그만큼 신체 부위 중 눈의 역할은 중요하다. 위험한 것을 피하거나 상황을 판단하고, 정보를 읽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눈. 하지만 이처럼 소중한 눈의 건강을 현대인은 잘 관리하지 못한다. 더불어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 현대인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기기가 눈 건강을 위협한다. 문제는 오늘날 미취학 아동까지도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공부할 때도 눈 건강은 중요한데, 성장과 함께 급격하게 어느새 근시가 되어 버리는 초등학생이나 중고생이 많다. 그렇다면 한 번 나빠진 시력은 다시 좋아질 수 없는 것일까?

일본의 저명한 안과 의사이자 《시력을 UP! 아이 북(Eye Book)》을 집필한 히라마쓰 루이는 ‘시력은 좋아질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근거는 홀로그래피 발명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데니스 가보르가 개발하고, 캔자스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대학교가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가보르 아이’에 있다. 저자는 아이들의 눈 건강을 염려하는 한편, ‘가보르 아이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고심 끝에 ‘다른 그림 찾기’나 ‘숫자 찾기’, ‘미로 탈출’ 등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시력 향상 게임들을 개발했다. 일러스트레이터 하야시 유미의 올망졸망한 그림체로 구현된 게임들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눈의 구조와 기능 등을 쉽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왜 눈 건강을 지켜야 하는지’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눈의 구조와 기능에서부터 시작하여 눈 건강을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생활 습관을 익히고 나면 재미있는 시력 향상 게임과 눈을 건강하게 만드는 훈련법 등이 순서대로 등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린아이도 눈 건강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스스로 건강한 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세 살에 배워 여든까지 실천하는 눈 건강 관리법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노안’이 온 젊은이가 많다고 한다. 사실 현대 사회에는 스마트폰 말고도 눈 건강에 위협적인 요소들이 많다. 더불어 우리는 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눈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어떻게 챙겨야 할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어릴 때 제대로 눈 건강 관리법을 익힌다면 어떨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처럼 꾸준히 눈 건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왜 눈 건강을 지켜야 하는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알려 줌으로써 ‘눈 건강 지키기’의 필요성을 깨닫게 한다. 이와 함께 ‘깨어 있는 동안 쉴 새 없이 일하는 눈’의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생활 습관부터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눈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깨끗한 방에서 생활하며 잘 먹고, 잘 자고, 날이 좋을 때는 밖에 나가서 열심히 뛰어놀되 햇빛을 맨눈으로 보거나 눈을 비벼서는 안 된다. 어려운 방법은 아니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한번 나빠진 시력도 좋아질 수 있어요!
눈 건강에 관련해 가장 좋은 것은, 시력이 나빠지지 않게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눈이 나빠졌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적절한 ‘아이 스트레칭(Eye Stretching)’을 꾸준히 하다 보면 시력이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어른도 그러할진대, 눈이 발달하기 좋은 황금기인 약 8~10세 어린이들의 시력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나이대 어린이들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더불어 관심도 재미도 없는 일을 강요하면 격렬하게 거부한다. 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시키고 싶다면 먼저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 점에서 귀여운 삽화와 다채로운 게임으로 가득한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잡아끄는 데 손색이 없다. 흥미진진한 게임을 즐기고 난 후에는 ‘가보르 아이’, ‘묵찌빠 눈 체조’ 등 눈 건강에 유용한 훈련법도 함께 익힐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오늘부터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아이 스트레칭’을 익혀 보자.










너의 장점은?


최백규 글 / 경혜원 그림/만화 / 13,000원 / 창비

 
 
“누구나 장점은 꼭 있어!”
장점을 발견할 때 어린이는 자라기 시작한다
어린이를 위한 장점 발견 안내서 『너의 장점은?』이 출간되었다. 엄마와 아빠, 친구와 선생님, 반려견과 비밀 일기장 등 세상 모든 존재에서 장점을 발견하는 비결을 알려 준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장점을 하나씩 발견해 가며 어린이들은 자기 발견과 자기 긍정의 감각을 익히고,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장점인 최백규 시인의 글과 ‘사람들의 귀여움을 잘 발견하는 것’이 장점인 경혜원 작가의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어린이들에게 한층 더 친근히 다가간다.

누구에게나 장점이 있다
자기소개 할 때 유용한 책

자신을 소개할 때 사람들은 보통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누구든 자신의 장점을 찾기 어려워서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너의 장점은?』은 어린이를 위한 장점 발견 안내서로, 누구나 평생 고민하는 질문에 관한 답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이 책의 주인공 ’김서준‘은 ’장점을 잘 찾는 것‘이 장점인 어린이다. 서준이는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잘 보인”다며 장점을 발견하려면 상대방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탐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찾아낸 다양한 인물의 장점 36가지를 따라 읽다 보면 장점 찾기의 비결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너의 장점은?』이 알려 주는 장점 찾기의 비결은 초등학교 전 학년 어린이들이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다. 교사나 학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유용하다.

뛰어난 점만 장점인 걸까?
자기 긍정으로 장점을 재발견하는 책

’장점 찾기‘는 진로교육에서 자기 탐구를 위해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장점을 적는 칸에 어린이들은 주로 ’안경이 잘 어울린다‘ ’손이 예쁘다‘와 같이 외모에 관한 내용이나 ’글씨를 잘 쓴다‘ ’발표를 잘한다‘처럼 ’잘하는 것‘에 관해 적곤 한다. 이 과정에서 이따금 도무지 장점을 찾을 수 없어 자신감을 잃는 경험을 할 때도 있다. 『너의 장점은?』의 주인공 서준이는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공감을 잘해 줘‘ ’호기심이 많아‘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주변 의견에 귀를 기울여‘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 ’어린이를 존중해‘처럼 우리가 평소 장점으로 떠올리지 못한 것들에 주목한다. 『너의 장점은?』은 각자의 고유한 성격이나 기질, 습관이나 마음가짐 등도 장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책장을 넘겨 가며 어린이들은 자기 안에 숨은 장점들을 발견하고 자신을 긍정하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장점을 통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자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더 선명하게 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단점도 장점으로 바꿀 수 있어!
삶의 다양성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일깨우는 책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 세상 모든 것에서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은 얼핏 흠이 될 수 있거나 평범하고 시시한 점에서도 장점을 찾아낸다. 순수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사랑을 말하는 시인이자,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장점인 최백규 시인은 장점 36가지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실감 나고 따뜻하게 표현했다. 온 동네 소식을 여기저기 전하는 옆집 누나의 성격은 서준이의 시선에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마음이 넓다‘는 장점이 된다. 또 제 몫을 정확하게 챙기는 친구에게서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게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서준이는 하나의 장점을 여러 면에서 살펴보기도 한다. '힘이 세고 씩씩한' 택배 기사에게서 튼튼한 체력으로 상대방을 잘 살피고 배려하는 섬세함을 발견하고, '느긋한' 학교 보안관 선생님에게서 돌발 상황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찾아낸다. 이처럼 상대방의 장점을 찾는 연습은 타인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한 좋은 디딤돌이 되어 준다.
 
’사람들의 귀여움을 잘 발견하는 것‘이 장점인 경혜원 작가는 다양한 인물의 다채로운 장점을 부드러운 필치로 표현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인물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 장점은 더욱 빛난다. 누구에게나 장점은 꼭 있다.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보려는 노력으로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꿈꾸는 미래는 더 선명해진다. 타인의 장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은 자기를 둘러싼 세계와 하나씩 하나씩 건강한 관계를 맺어 갈 것이다. 『너의 장점은?』은 모든 등장인물이 한데 모여 환하게 웃으며 막을 내린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서로의 장점으로 단점을 보완하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알아가길 기대한다.


현직 초등 교사 150명 추천!
사전 서평단이 보낸 추천의 말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은 나와 주변 세계를 애정 어린 눈으로 관찰하며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갈 밑바탕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조남초등학교 조아라)

다정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써 내려간 진로교육도서.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기 쉽고, 함께 이야기하고, 자신과 주변을 더 섬세하고 따듯한 눈으로 보고 알아가게 하는 책. (천안 신안초등학교 김현아)

학생 하나하나에게 ‘너는 소중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은 따뜻한 책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어요. (대구 봉무초등학교 장유리)

작고 소소해 보이는 내 평범한 모습에서도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는 책. 나뿐만 아니라 주변 여러 사람의 장기를 발견하며 서로 힘이 되는 말을 건넬 마중물로 좋은 책입니다. 글쓰기 지도에도 적극 활용하고 싶네요. (서울 옥정초등학교 이해인)

나의, 너의, 우리의 장점을 발견하고 알아보는 눈은 결국엔 우리 모두를 자라나게 한다. (경기 영천초등학교 전보람)

일상 속 소소한 행동의 단점마저도 장점으로 승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관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오래 보고 자세히 보아야 할 수 있는 장점 찾기의 참 좋은 샘플입니다. (시흥 은빛초등학교 홍자영)

아이들의 장점을 찾고 칭찬하고 일깨워 주는 주제는 아이들의 삶에 용기와 격려가 될 것이다. (김천 구성초등학교 박성암)

이런 책이 나오길 기다렸어요. 누구나 있는 장점,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보배 같은 세심한 눈이겠지요. 학급문고에 여러 권 비치하고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어요. (서울 덕의초등학교 김정연)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

달리, 듀나, 박애진, 최영희 글 / 송수연 역 / 12,500원 / 문학동네
표준과 정상성 그 ‘바깥으로’
모두가 ‘나 자신’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청소년소설 시리즈를 선보인다. 오랜 시간 장르문학의 가치를 알리고, 소수자성에 대해 고민하며 아동청소년문학의 길을 걸어온 송수연 평론가와 함께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품들을 엮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은 우리를 둘러싼 표준과 정상성에 물음을 던진다. 그 바깥에 존재하는 것을 비정상으로 지목하는 게 맞는지 의심하면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의 ‘예시’를 보여 주며, 자신과 타자의 개별성과 독자성을 확인하는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오랫동안 변방의 문학이었던 SF, 호러, 로맨스 등의 장르문학과 손을 잡았다. “보지 못한, 그래서 알지 못하는 세계와 타자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것(SF), 당연히 잘 알고 있다고 여긴 대상의 낯선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호러), 여성의 욕망을 긍정하는 것(로맨스), 그리하여 변방과 중앙의 격차와 경계를 무화하는 것이 장르문학이 해 온 일“(송수연)이다. 다양한 주체를 주인공의 자리로 불러오는 장르문학과 존재 자체로 보편과 마땅함에 문제 제기해 온 청소년이 만나 희망으로 길을 낸 미래를 펼쳐 보인다.

 
청소년은 주류와 중심에서 배제된 대표적인 주체입니다. 여기서 여성 청소년이라면 한 걸음 더, LGBT 청소년이라면 또 한 걸음 더, 이주민 청소년이라면 한 걸음 더,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라면 또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ex 소설은 이들의 주체성과 개인성을 묵과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는 소수자를 둘러싼 수많은 편견과 억압이 무화될 내일을 믿습니다._송수연(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수많은 다름의 당연함을 가장 낯설고 새롭게,
네 편의 SF 소설

수많은 다름이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 있음을 드러내는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 그 첫 번째 책은 SF 소설집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이다.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에는 달리, 듀나, 박애진, 최영희 작가의 익숙하고 당연한 것을 낯설고 새롭게 보여 주는 단편소설 네 편을 담았다. 제5회 황금드래곤문학상 본심에 올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마주하는 태도”로 미래를 그렸다는 평을 받은 작가 달리, ‘한국 SF의 개척자’로 자리매김하며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듀나, SF부터 판타지, 스릴러, 청소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은 박애진, 제1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하며 그만의 색깔로 청소년문학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최영희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이 풀어놓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속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의 감춰진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어린이집 시절부터 고등학교 진학까지 함께해 온 친구의 진짜 얼굴, 지구인과 신호 체계가 달라 오해를 받는 외계인과 무성한 소문에 휩싸인 성소수자 친구,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인해 실체와 달리 끊임없이 존재의 정의가 달라지는 외계 생명체, 지난 삶을 제3자의 눈으로 다시 관찰하기 위해 떠나는 시간 여행 등 네 편의 소설에서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며 기존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리하여 익숙한 대상을 다른 각도로 조명하면서 더 넓은 세계로 발을 뻗게 한다.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은 청소년의 욕망에 한 발짝 다가서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애쓰며 차곡차곡 쌓아 왔던 청소년들의 욕망과 분노가 “왜 결정권은 항상 다른 사람에게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순식간에 폭발한다. 오빠만 알아주는 차별적인 가정환경에 분노하고,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어 전전긍긍하며, 남들과 다른 외모를 향한 따가운 외부 시선에 눈치를 보기도 한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규정한 보편과 정상의 범주에 맞춤하지 않기”에(송수연) 중심에서 배제된 채 한 발 뒤로 물러난 존재들이다. 달리, 듀나, 박애진, 최영희 작가는 청소년들의 억눌린 마음을 투명하게 비추며 더 넓은 우주를 선물한다.


오빠에게 닭다리를 빼앗긴 지리멸렬한 지난 삶이 떠올라
내 안의 묵은 욕망이 폭발했다.
_최영희, 「지퍼 내려갔어」


‘청소년 감시단’ 모집 영상 속 찬란한 배지를 보는 순간, 채이의 심장이 빠르게 뛴다. 오빠한테만 닭다리를 몰아주는 차별과 핍박 속에 자란 채이에게 드디어 희망이 생긴 것이다. ‘청소년 감시단’에 들어가기만 하면 빛나는 배지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런데 불량 청소년을 감시하는 줄 알았건만, 순혈인류를 위협하는 파충류 외계인을 잡아오라니. 채이는 역경의 구린내가 감지되는 렙틸리언 색출 작전에 뛰어든다. 그런 와중에 렙틸리언처럼 두피를 위아래로 마구 움직이는 전학생 도챈스가 등장하는데. 말랑말랑하고 보송보송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도챈스가 정말 순혈인류를 위협하는 외계인일까, 자꾸만 의문이 든다.
『지퍼 내려갔어』의 주인공 채이를 따라 렙틸리언의 정체를 파헤치다 보면 “우리 안에 깊숙이 뿌리내린 ‘순혈주의’의” 면면을 목격하게 된다. 정상 속에 스며든 비정상을 색출하는 과정은 사이비 집단의 광적인 집회를 연상시킬 만큼 기괴하다. 낯선 존재를 색출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에게 더 깊고 넓은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사람에게는 비밀이 하나쯤 있어야 하는 거야.”
내게도 그런, 아주 특별한 비밀이 있기를 갈망했다.
_박애진, 「알 카이 로한」


할머니는 증조할아버지가 여기서 103만 광년 떨어진 ‘알 카이 로한’ 행성 출신이라고 했다. 정윤은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서랍에서 파란색 다이어리를 발견하고 작은 가능성을 품는다. 매달 할머니 통장에 삼백만 원을 입금하는 의문의 이름, 흑백사진 속 늙지 않는 남자, 우연히 홍대에서 마주친 수상한 행동의 아저씨까지. 정윤은 종잡을 수 없는 일들과 맞닥뜨리며 자신이 정말 외계인의 후손일지도 모른다는 특별함에 이끌린다. 아주 친한 친구들끼리만 공유하는 비밀이 있기를, 친구들이 자신과 친해지고 싶어서 앞다퉈 경쟁하기를 갈망한 정윤에게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각별하게 만들어 줄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진짜 외계인은 엉뚱한 곳에서 등장하는데.
『알 카이 로한』은 특별한 외계인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 정윤과 평범한 지구인처럼 보여야 하는 외계인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 안전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로, 사회가 규정한 표준과 보편이라는 잣대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 준다. 스스로를 존재감이 없다고 여기는 정윤을 이해하고 위로해 준 이들은 소위 정상의 범주에서 밀려난 친구들이었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걔를 좋아했거든.”
목사님 딸 찬미의 고백이 모든 걸 바꿔 놓았다.
_듀나, 「자코메티」


2009년 우주선을 타고 온 외계 로봇들이 지구를 침공했다. 안양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 이들은 자동차와 쌍안경, 밥그릇 그리고 사람까지 모조리 분해해 부품으로 삼았다. 노인정 할머니들은 민정에게 “며칠 전부터 이상한 남자와 다니는 것 같은 목사님 딸”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그저 생사만 확인하려 했던 민정은 예상치 못한 고백을 듣고 찬미와 동행하기로 한다. 민정은 전쟁터가 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기계의 흐름을 읽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찬미는 식당에서 묵은지를 꺼내 먹고 신선한 제철 과일을 구하는 등의 식량 네트워크 구축에 한창이다. 두 사람이 점차 서로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며 아슬아슬한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 부패의 냄새로 가득한 안양에는 인간과 비슷한 형체의 ‘그것’이 다가오고 있었다.
『자코메티』는 익숙한 도시였던 안양을 한순간에 낯선 공간으로 바꿔 놓으며 ‘불쾌한 골짜기’의 정수를 보여 준다. 한 편의 블랙코미디 같은 장면을 연출하다가도 극한의 상황에 내몰렸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위기의 순간 찬미와 민정을 건져 올린 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두 사람의 시선이었다. 『자코메티』는 새로운 삶의 방향은 타자의 다름을 받아들일 때 시작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그곳에서 민하도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없는 우주에서 비로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_달리, 「기억의 기적」


누구나 원하는 시간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대. 열다섯 살 수우는 시간 여행사 ‘기억의 기적’의 문을 두드린다. 열네 살 겨울에 갑작스레 자신을 떠난 민하와의 깨진 우정을 마주하기 위해서다. 수우는 민하와 처음 만난 아홉 살, 서로에게 접근 금지 통보를 받은 열 살, 영원히 친구로 지내자고 우정을 다지던 열세 살 무렵으로 돌아간다. 수우와 민하가 서로 의지하고 서운해하고 오해하던 복잡한 감정들은 열네 살 졸업식에서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한다. 그리고 진눈깨비가 떨어지던 열네 살 마지막 만남으로 돌아간 수우 앞에 뜻밖의 시간 여행자가 나타난다.
『기억의 기적』은 “타자가 영원한 미지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우리는 단 하나의 진실을 찾아 헤매지만, 진실은 하나가 아닐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며 당연함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전의 나와 거리를 확보하고 늘 신중한 태도로 타인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는 작가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아야: 첫 이가 나요

변정원 저 / 12,000원 / 보림

 
아야! 첫 이가 나요
아기는 오늘 왠지 기분이 안 좋아요. 평소에 아주 좋아했던 쪽쪽이도 물기가 싫은가 봐요. 엄마의 까꿍에도 웃질 않아요. 우유도 먹지 않고 잠도 푹 자지 못해요. 책에 담기지 않았지만 아기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온 가족이 비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죠. 드디어 밤이 되고, 고된 하루를 보낸 아기는 간신히 잠에 들어요. 조용한 밤, 까치 요정이 선물 상자를 들고 살금살금 아기에게 다가와요. 상자 안 선물은 바로 첫 이! 첫 이가 나려고 힘들었던 거예요. 까치 요정이 놓고 간 첫 이. 아기는 드디어 웃음을 되찾아요.

신나는 식사 시간! 다들 어디에서 왔니?
《아야》는 첫 이가 나는 아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상황을 사랑스럽고 생생한 아기의 표정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뾰로통한 아기의 얼굴, 짜증이 잔뜩 나거나 괴로워하는 얼굴마저 사랑스럽습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에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준다는 한국의 오래된 이야기인 까치 이야기를 더했습니다. 잠든 아기에게 첫 이를 배달하는 까치 요정을 등장시킨 것이지요.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백색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이 자신의 손인 줄도 모르고, 슬픔과 기쁨도 태어난 지 3개월이 지나야 구분할 수 있어요. 당연히 이가 나려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줄도 모를 테지요. 조금씩 조금씩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이 시간을 《아야》에서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