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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4-09-25
조회수
57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저 / 18,000원 / 창비


창경궁 대온실의 비밀을 둘러싼 장엄한 서사
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의 재미와 감동을 만나다
마침내 탄생한 김금희의 역작!
마음에 이는 무늬를 섬세하게 수놓으며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증명해온 소설가 김금희가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동양 최대의 유리온실이었던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릿한 비밀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념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소설로, 김금희 소설세계를 한차원 새롭게 열며 근래 보기 드문 풍성한 장편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작이다. 창경궁과 창덕궁을 둘러싼 자연에 대한 묘사, 한국 최초 유리온실인 대온실의 건축을 아우르는 역사, 일제강점기 창경원에 감춰진 비밀, 오래된 서울의 동네인 원서동이 풍기는 정취,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재미와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써내려가는 ‘수리 보고서’는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픈 역사와 상처받은 인생의 한 순간을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는 어떤 마음의 상처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필수요소, 마치 문고리나 창틀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소재인 것처럼 삶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작가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두려운 나머지 잊고 묻어두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게 된 주인공이 보고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때 이 방대한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는 이 작품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마음의 성장을 실감하는 동시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100년의 시간을 아우르며 몰아치는 매혹적인 이야기

30대 여성 ‘영두’가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백서를 기록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두는 석모도 출신으로, 2003년이던 중학생 때 창덕궁 담장을 따라 형성된 서울의 동네인 원서동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창경궁’이라는 말을 듣고는 마음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처음엔 그 일을 맡기를 꺼린다. 그곳에서 아주 크게 인생이 꺾인 적이 있었다는 듯이. 그러면서 당시 하숙했던 ‘낙원하숙’의 주인 할머니 ‘문자’와 그 할머니의 손녀 ‘리사’와 함께 생활했던 과거의 일을 가슴 아프게 회상한다.
한편 현재의 대온실 보수공사와 더불어 일제강점기에 대온실을 만든 일본인 후쿠다 노보루의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된다. 작가는 이러한 서사의 양 축을 통해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높이는 가운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후쿠다의 이야기는 무언가에 인생을 걸고 몰두한 한 사람의 오랜 여정을 독자로 하여금 찬찬히 따라가게 한다. 이는 실제 창경궁 대온실 공사의 총책임자 후쿠바 하야토와 그의 회고록을 상황 전개의 축으로 삼고 있으나 많은 부분을 작가가 소설적으로 장면화한 것이다. 작가는 이를 비롯해 창경궁과 연관된 다양한 인물들을 근대의 역사적 장면들과 결부지어 생생하게 형상화함으로써 소설 전반의 흥미와 깊이를 탁월하게 더한다.
현재의 보수공사 중 모두를 놀라게 한 비밀이 땅 밑에서 발견되며 이야기는 반전을 맞는다. 그곳에서 발견된 흔적이 문자와 연관이 있음을 영두는 예감하며 그 일을 파고든다. 그러면서 문자가 겪은 어린 시절의 사건을 알게 되는데… 문자는 현대사의 거친 파고 속에서 평생토록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품고 살아온 인물이다. 영두는 문자가 간직해온 그 오래된 비밀을 파헤치며 자신의 상처와도 올곧이 마주하게 된다. 문자 할머니가 오래전 자신에게 “정신을 차갑게 깨우는 사랑”을 주었듯이, 오래도록 용서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비로소 껴안을 수 있게 되면서. 그렇게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상처로 인한 슬픔을 수리하며 삶을 재건하는 영두만의 기록으로 남게 된다.

철저한 고증과 치밀한 취재로 쌓아올린 압도적인 스케일,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찬란한 목소리

추천사를 쓴 시나리오 작가 정서경이 “크고 작은 사건들이 하나의 장소로 모여드는 이 거대한 이야기”라고 쓴바, 『대온실 수리 보고서』에는 나뭇잎에 퍼진 자잘한 잎맥처럼 다양한 군상이 망라되어 있다. 특히 강화에서 함께 자라온 친구 은혜와 그의 딸 산아가 영두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대목은 작가가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제안하는 듯도 보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혼자 남게 된 영두와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은혜, 그리고 어린 나이임에도 일찍 철이 들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 산아 세 사람이 함께 밥을 먹고 매일매일의 고민을 나누는 대목들은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때로는 웃음을 주고 때로는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곱씹게 한다.
영두의 성장을 보여주는 방대한 이야기인 만큼 이 안에는 사랑 이야기도 담겨 있다. 원서동에서 만난 영두의 첫사랑 ‘이순신’과의 일화는 이 작품에 또다른 활기를 부여하며 읽는 재미를 높인다. 어린 날의 수치심 때문에 상처를 주고 놓쳐버린 첫사랑과의 에피소드는 사랑하는 이에게 난생처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인 순간 느낀 설레는 감정, 스스로의 마음도 정확히 알지 못해 타인에게 생채기를 내는 순간의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영두의 성장을 촘촘히 따라가게 만든다.
그밖에도 『대온실 수리 보고서』에는 건축사사무소의 개성적인 사람들, 그들이 작업하는 건축물의 세부묘사와 그 아름다움 등등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군데군데 가득 차 있다. 이는 다양한 목소리를 품으면서 다층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걸출한 장편소설만의 힘이기도 하다.
소설 말미에 붙은 긴 참고자료의 목록은 이렇듯 이야기를 겹겹으로 구성하기 위한 작가의 치밀함을 엿보게 한다. 작가는 이 방대한 자료들을 섭렵하고 그것을 토대로 작가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행간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얼굴과 생생한 목소리를 상상력을 통해 고스란히 되살려냈다.
일제의 잔재로 각인되어 환영받지 못했으나 많은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창경궁 대온실은 질곡의 역사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은 이들의 숭고한 삶과도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잊지 않고는 살 수 없었던 과거의 상처를 딛고 끝내 마주하는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보수공사로 보강되어가는 대온실처럼 상처받은 이들의 삶을 다시 세운다.
들여다볼 자신이 없어 묻어버린 과거의 상처는 결국 해결되지 않은 거대한 공동(空洞)으로 남게 될 것이다. 집을 짓는 목수가 나무를 한켜 한켜 쌓아가듯 그때그때의 슬픔을 들여다보고 다독이다보면 튼튼한 집 한채가 우리의 눈앞에서 빛날지도 모른다. 인생이라는 찬란한 비밀의 집을 우뚝 세운 이 압도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귀한 작가로 자리매김할 김금희 소설의 저력을 이제 마주할 시간이다.







빌어먹을 어른들의 세계


브래디 미카코 저 / 김영현 역 / 18,000원 / 다다서재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아이들의 계급투쟁』
브래디 미카코의 세계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밑바닥 어린이집 시리즈’의 탄생!
도덕이 무너지고 다양한 정체성이 부딪히는 사회의 밑바닥
난폭한 아이들과 무기력한 어른들의 참담하고 아름다운 세계


『빌어먹을 어른들의 세계』는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아이들의 계급투쟁』을 통해 영국 밑바닥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온 브래디 미카코의 초기작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전작 『꽃을 위한 미래는 없다』가 동양계 이민자이자 저소득 노동자로서 브래디 미카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뷔작이었다면, 이 책은 저자가 무직자와 저소득자를 위한 자선단체의 부설 어린이집에서 일하며 겪은 일을 적어낸 기록이다. 훗날 출간된 『아이들의 계급투쟁』의 전사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밑바닥 어린이집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브래디 미카코를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된 글이다. 또한 후반부에 저자 특유의 세계관으로 써내려간 영화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수록했다.

아이들이 던지는 인간의 정상성에 대한 의문
누구도 타인의 삶을 판단할 수 없다


아일랜드 이주민 출신 남자와 결혼해 영국 브라이턴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일본인 브래디 미카코. 트럭 기사인 남편과 살며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던 그는 아이를 출산한 뒤 보육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동네의 한 어린이집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다. 무직자와 저소득자를 위한 자선단체의 부설 어린이집인 그곳에는 가난, 폭력, 방임 등 가혹한 환경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있다. 툭하면 아이들을 때리고 인종차별 발언과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네 살 제이크, 아기 인형을 거꾸로 매달아놓고 고문하며 즐거워하는 다섯 살 네오, 다른 아이들을 잔혹하게 폭행하는 두 살 리애나, 아버지에게 맞은 흉터가 몸에 가득한 세 살 무스타파, 할 줄 아는 말이 “Fuck!”뿐인 한 살 아기 데이지. 저자는 이곳을 ‘밑바닥 어린이집’이라고 부르며 당장이라도 그만두겠다고 상사에게 하소연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점차 그들에게 애정을 갖게 된다.
『빌어먹을 어른들의 세계』에는 기존의 윤리가 붕괴되고 다양한 가치관과 정체성이 난무하는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어른들과 그런 어른들의 세계에 휘둘리면서도 단단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체화된 계급 의식과 인종차별, 그에 따른 체념과 좌절, 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아래쪽’으로 향하는 분노와 그로 인한 또 다른 갈등. 다면적이고 복잡한 사회 갈등을 다루는 브래디 미카코의 펜 끝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날카롭게 파고든다. 저자는 돈도 명예도 도덕도 미래도 다 잃은 무기력한 하층 인간 군상을 차갑게 관찰하면서도 동시에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 권리가 없음을 일깨운다. 일을 하지 않고 세금을 내지 않고 제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고 약물에 의존하는 소위 말하는 ‘망가진’ 인간이라 할지라도 누구도 ‘인간의 쓸모’를 논하며 그의 인생을 비난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밑바닥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난폭하고 제멋대로이지만 “‘무릇 인간이란 이래야 한다’는 관념에서 자유롭게 해방”되어 있다. ‘가정은 부모와 아이로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는 서로 성별이 달라야 한다, 아이는 학교에 다녀야 한다.’ 같은 소위 ‘정상성’을 강요하는 사회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아이들의 내면에는 “대단히 드물고 귀중한 것”이 자라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을 쓸모만으로 판단하여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생각 그 너머에 있는 것, 때론 인간의 자유의지로, 때론 존엄으로, 때론 인간애로 읽히는 그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회를 저자는 개탄한다.

돈에 쪼들릴수록 인간의 분노가 아래로, 더욱 아래로 향하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이지만, 이토록 세상이 살벌해지니 귓가에 오래전 나사렛의 일용직 목수가 했던 말이 맴돈다.
“인간에게는 도덕과 신앙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낙오자는 구원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중요한 것’이 없는 것이다. 너희는 쓸모없는 인간들이야, 쓰레기야. 그 말 너머에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그 ‘중요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우리 빌어먹을 어른이 되지 않을래?
쇠락한 세계를 반영하는 영화와 음악들


밑바닥 어린이집에서 일하며 보육사로서 쓴 일기가 1장으로 책의 전반부를 이끈다면, 후반부인 2장은 브래디 미카코가 발표했던 영화와 음악에 대한 칼럼으로 채워진다. 1장과 2장은 전혀 다른 성격의 글이지만 놀랍게도 같은 이야기를 이어간다. 1장이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갈 곳을 잃은 어른들과 잔혹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면, 2장은 쇠퇴와 몰락의 조짐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브래디 미카코는 특히 자신이 가장 아끼는 영화감독 셰인 메도우스의 영화, 다큐멘터리,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30년 전 노동자 계급 청년들이 겪은 비극과 여전한 좌절에 빠져 있는 이 시대 ‘루저’들의 삶을 동시에 조명한다. 대처 정권 시절 지방 도시의 몰락으로 인해 정부의 가축으로 전락한 실업자들과 오늘날 기초생활보장으로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의 세계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지적하며, 저자는 혼란해진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도덕을 따르는 ‘중산층 어른’이 되든지, 혼돈으로 가득한 길을 나아가며 ‘뭐, 할 수 없지.’라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빌어먹을 어른’이 되든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앨트제이, 폭시젠, 슬리퍼드 모즈, 모리시, 제이크 버그 등 동시대 여러 뮤지션들의 앨범을 소개하며 격차와 양극화로 비틀거리는 영국 사회의 암울한 시대상을 읽어내고, 데이비드 보위, 닉 케이브, 스콧 워커, 존 라이든 같은 원로 가수들의 행보를 통해 지나간 시대에 대한 상념에 잠기는 한편, 노쇠와 처연하게 마주하는 예술가의 긍지를 예찬하기도 한다.
여러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거의 모든 글을 관통하는 정서는 ‘쇠락해가는 시대와 마주하는 의연함’이다. 찬란했던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암울할 뿐이지만, 그럭저럭 오늘을 살아간다. 대단한 쾌락도 죽을 것 같던 절망도 모두 지나가고 이제는 노화와 쇠퇴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겠지만 그조차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겠다는 담담한 각오. 그런 각오를 품고 참담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브래디 미카코는 셰인 메도우스의 드라마 「디스 이즈 잉글랜드 ’88」의 대사를 빌려 말한다.

“하지만 우리 말이야, 빌어먹을 어른이 되지 않을래?”
“좋은 생각이야.”








평생 걷고 뛰고 싶다면 생존근육 3가지만 키워라


이상모 저 / 17,500원 / 전나무숲

 
나이 들수록 중요한 건 근육! 생존근육 3가지만 키우면
생존력, 면역력, 마음 건강을 지키고 노화도 늦출 수 있다!
● 저자는 40여 년간 국가대표급 운동선수와 특수요원들의 체력·건강 담당 교수로 근무하면서 근력운동, 인터벌, 크로스컨트리 트레이닝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 훈련을 지도했으며, 현재는 한양대학교에서 트레이너를 위한 과학적인 맞춤형 운동 지도법인 ‘PT 지도론’ 강의와 건강운동에 대한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체력ㆍ건강 지도에 평생을 바친 저자의 연구 성과와 현장 경험이 농축된 일반인을 위한 근력운동 안내서로, 100세 시대에 누구나 ‘생존근육 3가지’만 키우면 평생 걷고 뛰며 ‘평생 젊은이’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 인생의 황금기인 60~70대에 왕성하게 활동하고, 70대에도 마라톤에 도전하고, 100세에도 꼿꼿하게 길거리를 활보하려면 근육이 튼튼하고 심폐 기능이 좋아야 한다. 그러려면 생존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생존근육은 생명활동에 가장 중요한 근육으로, 본능적 움직임을 통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근육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생존근육 3가지는 ①앉았다 일어서는 데 필요한 다리 앞부분의 대퇴사두근과 다리 뒷부분의 햄스트링근, 엉덩이의 대둔근, ②미는 데 필요한 어깨의 삼각근과 가슴의 대흉근, ③당기는 데 필요한 등의 광배근을 말한다.

● 생존근육을 단련하면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얻고, 내적·외적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며, 관련된 미세근육들도 함께 단련되어 전반적인 퇴행 및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게다가 허리가 꼿꼿하게 세워지고, 무릎·어깨·허리 관절 통증은 물론 신체적 이상 증상들이 사라진다. 생존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30~40대부터 시작하면 중년에 찾아오는 당뇨병·고혈압·비만·심혈관질환 등이 예방되고, 50대부터 시작하면 60~70대 그리고 그 후에 겪을 수 있는 질병들이 예방되는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저자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에 관한 연구와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일반인이 생존근육 3가지를 키우는 데는 ‘케틀벨 운동’이면 충분하다. 케틀벨 운동은 근력(근력운동)과 심폐 기능(유산소운동)까지 강화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 주부, 은퇴 후 노후 생활을 하는 사람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만 운동해도 건강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케틀벨 운동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책에서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케틀벨 스윙, 케틀벨 푸시, 케틀벨 로우를 소개한다.

● 생존근육 단련에 필요한 근육운동의 기본 상식부터 운동 수칙, 스트레칭, 케틀벨 운동 입문자를 위한 적응 운동, 초보 단계의 운동, 그리고 본격적인 케틀벨 운동 3가지와 단련되는 근육까지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중도 하차 없이 끝까지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 과정에서 생기는 고비를 잘 넘기는 대안까지 소개한다. 누구든지 6개월만 꾸준히 하면 ‘체력 왕’이 될 수 있다.
● 생존근육을 키우면 신체 건강은 물론 불안증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이길 수 있는 힘도 길러준다. 저자도 한때 공황장애 등을 겪고 운동으로 극복했는데, 그 경험을 살려 ‘뇌 기능을 건강하게 만드는 5단계 운동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가벼운 산책부터 케틀벨 운동까지 단계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음 상태에 따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도 세심히 안내하고 있어 꾸준히 하면 정신 건강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살 빼려고 러닝머신만 열심히? ‘이 운동’도 같이 해야 (헬스조선, 2024.03.28.)
근육 줄면 골다공증 위험 증가… 꾸준한 운동·영양관리를 (국제신문, 2024.05.27.)
근력 운동이 ‘세포 폐기물’ 제거… “심장·신경질환 예방” (동아사이언스, 2024.08.26.)
“약 필요 없다… 매일 ‘이것’만 해도 정상 골밀도 유지 (헬스조선, 2024.09.07.)
심혈관·대사질환에는 ‘달리기’보단 ‘근력 운동’이 효과적 (YTN, 2024.09.13.)
걷기만 열심히 한다고?… 효과 배로 올리는 ‘근력’ 운동법 (코메디닷컴, 2024.09.13.)
2030은 나쁜 식습관 버리고, 40대부턴 근육량 사수해야 (동아일보, 2024.09.19.)


이처럼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할 만큼 근력운동은 꼭 챙겨야 할 필수 건강법이 되었다.



평생 병들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며
행복하게 사는 노후의 비결, 근력운동


모든 인간은 예외 없이 탄생과 성장, 노화, 질병, 죽음의 ‘생로병사’를 거친다. 그러나 노화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노화 속도가 달라진다.
노화를 지연시키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것은 생애 기간 중 병든 기간을 최소화하여 노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해준다.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지연시킬 수는 있으며, 그렇게만 된다면 병들지 않고 행복한 노후를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노화 속도를 늦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그중에서도 근력을 키우는 운동이 최우선이다. 근육은 30대 중반부터 매년 약 1%씩 줄어들기 시작해 70대가 되면 20대의 근육량에 비해 25% 이상 줄어들고, 80대가 되면 50%까지 줄어든다. 근육은 움직임을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근육이 없어지는 정도에 따라 움직임도 줄어들고 약해진다. 그러나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에 힘이 생기면 움직일 수 있고, 움직일 수 있으면 만병을 이겨낼 면역력이 강화되고 자연치유력이 생긴다. 하지만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고, 각종 질환을 이겨낼 면역력이 약해져서 질병을 달고 살게 되어 삶의 질도 그만큼 낮아진다. ‘근육이 없으면 중증질환자’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근육 감소는 만병의 근원,
생존근육 3가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근력운동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근육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근육의 핵심 기능이 생명을 유지하는 일이다. 일어서거나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엉덩이·다리 근육의 협력이 필요하고, 턱 근육과 내장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음식물을 씹고 소화·흡수하여 에너지를 만든다.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호흡근이라 불리는 횡경막근의 움직임이 필요하고, 혈액 순환을 위해서는 혈관 내장근의 수축과 이완으로 혈류를 조절하고 하체 근육의 수축을 통해 하체의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보내 원활한 혈액 순환과 체온 유지를 돕는다. 이와 같이 근육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부터 혈액 순환까지 모든 생명활동에 꼭 필요하다. 따라서 근육이 줄어들면 건강은 큰 위협을 받는다.
그렇게 중요한 기능을 하는 근육이 줄어들고 약해지면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 정상적인 활동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근육이 줄어들면 사코페니아(sarcopenia) 또는 근육 감소증이라고 진단하게 된다. 근육 감소는 곧 근력 감소로 이어져 균형감과 보행 능력을 저하시킨다. 그래서 계단 오르기, 물건 들어올리기, 걷기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에너지 소비가 줄어 비만 및 내장비만으로 이어지고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 만병의 근원이 된다.
근육 중에서도 특히 생존근육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근육이다. 생존근육은 생명활동에 가장 중요한 근육을 말한다. 즉 본능적 움직임을 통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근육이다. 똑바로 서게 하는 척추기립근, 앉았다 일어서는 데 필요한 다리 앞부분의 대퇴사두근과 다리 뒷부분의 햄스트링근, 엉덩이의 대둔근, 미는 데 필요한 어깨의 삼각근과 가슴의 대흉근, 당기는 데 필요한 등의 광배근이 해당한다.
생존근육을 단련하면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얻고, 내적·외적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며, 관련된 미세근육들도 함께 단련되어 전반적인 퇴행 및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게다가 허리가 꼿꼿하게 세워지고, 무릎·어깨·허리 관절 통증은 물론 신체적 이상 증상들이 사라진다. 생존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30~40대부터 시작하면 중년에 찾아오는 당뇨병, 고혈압,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이 예방되고, 50대부터 시작하면 60~70대 그리고 그 후에 겪을 수 있는 질병들이 예방되는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100세까지 건강과 함께 삶의 질이 높은 상태를 누리기 위해서는 움직임을 일으키는 생존근육을 증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나 노후에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병들어 간병을 받는 처지에 놓이거나 치매에 걸리는 상황일 것이다. 근육이 감소하면 그런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평생 근육을 관리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60대와 같은 80대가 있는가 하면, 80대와 같은 60대도 있다. 80대에도 60대와 같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려면 이제라도 근력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케틀벨 운동 3가지만 하면
근육도 늘리고 건강수명도 늘릴 수 있다


그러면 어떤 근력운동을 해야 할까? 근육 감소를 막아주면서 살도 빠지고, 질병도 막아주고, 우울증·불안증·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서 벗어나게 해줄 운동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런데 근력운동은 유산소운동과는 달리 기구를 사용해야 하니, 헬스클럽에 가야 하지 않을까? PT를 받아야 할까? 헬스클럽에 갈 시간이 없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생 운동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 내가 근력운동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근력운동이라는 말에 이런 걱정이 먼저 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의 저자 이상모 교수가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간단히 할 수 있고,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케틀벨 운동’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틀벨 운동은 대포알 모양의 쇳덩이를 손으로 잡고 앞, 위로 흔들면서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으로 엉덩이와 다리 근육, 허리 부위의 척추기립근, 요추와 고관절을 잡고 있는 대요근, 등의 광배근과 승모근, 어깨의 삼각근, 팔의 전완근까지 사용하는 전신 근력운동이다. 여기에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을 한 번에 30회 이상 반복하면 심박수와 폐활량이 높아져 심폐 기능도 향상된다. 계단 오르기도 유산소운동의 효과가 있지만 케틀벨 운동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케틀벨은 기본 4kg부터 36kg까지 2kg 단위로 있어 자신의 체력이나 근력 수준에 맞게 선택해 30~50회 반복해 스윙하는 동작만으로도 근력은 물론 100m 달리기 수준으로 심박수와 폐활량을 늘릴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케틀벨 운동의 장점이다.
케틀벨 운동을 비롯한 근력운동은 신체를 강하게 하는 것은 물론, 불안증과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이길 수 있는 힘도 길러준다. 저자 이상모도 한때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을 겪었는데, 약물치료를 거부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정신질환을 극복했다고 한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뇌 기능을 건강하게 만드는 5단계 운동 프로그램’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 운동 프로그램은 1단계인 가벼운 산책부터 5단계인 케틀벨 운동까지 단계별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음 상태에 따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도 세심히 안내하고 있어 꾸준히 실천하면 정신 건강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케틀벨 운동은 스윙 운동만 해도 충분하지만 푸시 운동과 로우 운동을 추가해서 3개월 이상 점진적으로 중량을 늘려가면서 지속하면 누구나 근육이 늘어 체력이 향상된다. 케틀벨 운동으로 앉았다 일어서고 서서 걷고 달리기에 필요한 근육들이 강해지면 70대에 마라톤에 도전하고 100세에도 꼿꼿하게 길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마법소녀 복직합니다

박서련 저 / 17,000원 / 창비

 
 
한겨레문학상,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 작가
장르와 시공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이름,
박서련이 초대하는 가장 현실적인 마법세계
카드 빚도 버거운데, 세상을 (또) 지키라고?
돌아온 마법소녀의 좌충우돌 현실 생존기


최초의 고공 농성 노동자 ‘강주룡’부터 삼국지의 등장인물 ‘초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이십대 청년과 거대 로봇 파일럿 오디션에 참가한 여성 로봇공학도까지, 시대와 공간, 실제와 허구, 장르와 장르를 넘나들며 누구보다 다채롭고 생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려내온 박서련의 소설 『마법소녀 복직합니다』가 출간되었다. 창비의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신작으로, 지난 2022년 동시리즈를 통해 출간되었던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의 후속작이다. 마법소녀에 대한 기존의 정형화된 프레임을 허물고 새롭고 현실적인 마법소녀의 등장을 알린 이 작품은 미국의 대형 출판사에서 유명 번역가 안톤 허의 번역으로 출간(Harpervia 2024)되는 등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그 독특한 설정과 특유의 재기발랄한 스타일을 인정받은 바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편에서 은퇴를 선언했던 마법소녀가 복직하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이번 작품에서 박서련은 세계관을 한층 정교하게 쌓아올리는 동시에 청년실업, 주거난, 사이비 종교 등 우리를 둘러싼 여러 사회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내 보이며 그것을 돌파하는 사랑스러운 위트와 상상력의 힘을 십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읽는 이를 이야기 속으로 거침없이 끌고 들어가 앉은자리에서 모든 페이지를 넘기게끔 하는 흡인력은 『마법소녀 복직합니다』가 지닌 마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더러 계속해서 마법소녀 활동을 하라고?
나 때문에 능력을 잃은 마법소녀들 앞에서?”


때는 오래지 않은 시점의 대한민국, 다양한 능력을 지닌 마법소녀가 범죄자를 소탕하고 재난 상황에 처한 시민들을 구조하는 시대. ‘나’는 이와 무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스물아홉살, 백수, 리볼빙 카드 빚 삼백만원을 감당 못해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 그런 ‘나’에게 예언의 마법소녀 ‘아로아’가 찾아와 달콤한 한마디를 건넨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라고. 그것도 사상 최강, 시간의 마법소녀가! 마법소녀의 힘을 모아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단체 ‘전국마법소녀협동조합’(이하 전마협)은 ‘나’의 각성을 응원하고, ‘나’ 역시 그 말에 따라 신용카드 모양의 마구(魔具)까지 맞이하며 마법소녀 세계를 탐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사이 ‘나’ 아닌 누군가가 진짜 시간의 마법소녀로 각성하는 일이 생기고 만다. 하필이면 인류 멸망을 기도하는 소녀 ‘이미래’가. 재앙을 예고한 사상 최강이자 최악의 마법소녀를 막기 위해 모든 마법소녀들이 분투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무력했던 ‘나’가 기적적으로 각성해 그를 저지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나’의 능력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조건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이미래의 능력을 빼앗는 대가로 모든 마법소녀가 마법의 힘을 내어주고 마는 사태가 생기고, 이에 책임을 느낀 ‘나’는 마법소녀 은퇴를 선언한다.
여기까지가 전작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에서 일어난 이야기라면 『마법소녀 복직합니다』는 이 은퇴 선언이 전마협의 의장 ‘연리지’로부터 반려를 당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유는 ‘나’의 마법으로 모든 마법소녀가 마법의 힘을 잃어 전마협의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다. 과거 죽으려던 자신을 구해준 아로아까지 합세해 전마협을 지켜달라고 부탁해오자, ‘나’는 어쩔 수 없이 마법소녀 복직을 결정한다. 하지만 전처럼 대가도 모르는 채 무턱대고 능력을 쓸 수는 없는 일. ‘나’는 아로아와 공간의 마법소녀 ‘최희진’의 도움을 받아 능력을 컨트롤할 수 있게 하는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렇게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와 마법 트레이닝을 반복하는 일상을 보내던 중, 어느 화학공장에서 유독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에 전마협과 함께 투입된 ‘나’는 즉석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로 능력을 발휘해 구조 임무를 완수한다. 그런데 임무 성공의 뿌듯함도 잠시, 혼수상태에 빠졌던 피해자들이 깨어나며 유독물질과는 무관한 부작용을 호소하고, 급기야 언론을 통해 ‘나’와 전마협을 고소하겠다고 밝혀온다.
죄책감과 자괴감(그리고 생활고와 주거난)에 시달리며 하릴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나’에게 다시 아로아가 찾아온다. 무작정 출장을 가야 한다는 아로아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어느 외딴 산속에 위치한 ‘극동마법소녀전진본부’ 앞. 아로아는 그곳에서 ‘모든 것의 마법소녀’라 불리는 이를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들어선 극동마법소녀전진본부의 본거지는 어딘가 이상하다. ‘나’와 아로아를 안내해주던 ‘나달’은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 미심쩍고, 비현실적으로 예쁜 모든 것의 마법소녀 ‘안지아’를 둘러싼 이들은 하나같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신도들처럼 행동하는데……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고 위태로운 가운데, 일단의 바람은 하나다. 아로아를 지키자!


어두운 현실을 뒤집어엎는 생기발랄한 상상의 힘
매지컬 로맨틱 코미디 대활극!

『마법소녀 복직합니다』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주인공의 이름이 비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작중에서 단 한번도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익명성 덕에 더욱 친밀하게 느껴진다. 여타 마법소녀들과 달리 우리의 현실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그는 카드 빚을 갚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스물아홉살의 백수이자 어렵게 얻은 전세방에서 부조리하게 내쫓길 위기에 처해도 달리 어찌할 바가 없는 세입자이고, 난처한 상황을 무마하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에 사과하지만 정작 사과해야 할 상황에는 겁을 먹고 얼어붙어버리는 사람이다. 그는 곧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반지하 방에 살며 리볼빙 빚 때문에 끙끙거리는 사람, 그건 나의 모습이기도 했다. (…) 나는 주인공이 나라는 주장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나는 주인공이다. 비슷한 곤경을 겪었던 모든 이들과 함께 나도 주인공이 된다.” (작가 노트)

그러므로 이토록 우리와 닮아 있는 주인공이 좌절과 낙담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무릎을 털고 일어나는 모습, 그러고는 ‘내 코가 석 자’인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곤경을 겪었던 모든 이들”을 외면하지 못해 기어이 손을 내밀고야 마는 모습은 그가 근사한 마법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거나 악의 무리를 단숨에 소탕하는 장면보다도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마법에 가까운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마법소녀 복직합니다』를 통해 박서련이 하고자 하는 일은 분명하다. 그것은 “‘마법’도 없고 ‘소녀’도 아닌 이”에게 “‘마법소녀’가 되는 비결”을, “혐오와 분노로 가득한 세상에 한줄기 핑크빛 빔을 쏘는 방법”(이유리 추천사)을 알려주는 것.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난 우리는 모두 마법소녀에, “종말론만 있고 맞서 싸울 이는 없는 이 암울한 세계를 밝힐 촛불”(『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작가 노트)에 한걸음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어두운 현실을 몰아낼 마법소녀들이 하나둘 깨어나고 있다. 마법소녀의 시대는 머지않았다.











푸르른 날엔 푸르게 살고 흐린 날엔 힘껏 산다

양광모 저 / 15,000원 / 푸른길
 
 
작은 날갯짓이 태풍이 되기를

친근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시어로 사랑받고 있는 시인 양광모의 인생 시집 『푸르른 날엔 푸르게 살고 흐린 날엔 힘껏 산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것들을 담은 시들을 모으고, 시인 양광모의 세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것들을 노래하는 시들을 엮었다. 한편으로는 독자들이 詩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도 가득 담겨 있다. 무엇이든 작은 것부터라도 시작해 행동해 보길 바라며 시인은 “반드시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릴 것”(「그대가 태풍을 원한다면」)이라고 조언한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도전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벽 앞에 서는 것이지만, 시도하기 전의 도전은 너무나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작은 발걸음이라도 내딛어보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도 너무 힘에 부칠 때는 소나무를 떠올리자. 소나무의 “그 뿌리가 겪었을 절망과 좌절을 생각”(「소나무를 생각한다」)해 보면 결국은 커다란 바위를 뚫어내고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듯이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고 믿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나아갈 수 있다고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인과율을 믿을 것/작은 나비의 날갯짓이/거대한 태풍을 불러일으킨다는/나비 효과 이론을 신봉할 것/그렇다면 그대의 할 일은/오직 한 가지뿐/그대의 두 팔 높이 들어올려/힘차게 날갯짓을 할 것
「그대가 태풍을 원한다면」 中에서


“지금 괜찮지는 않겠지만, 괜찮아도 됩니다.”

시인은 詩로 살아가 보며 인생을 노래하고자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밥을 먹으면서, 자연물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느끼면서 詩로 살아가고 있다. 이번 인생 시집은 시인이 나의 벗, 나의 애인, 나의 스승들이라고 독자들을 칭하며 인생의 많은 굴곡을 겪으며 깨달았던 것을 나누고자 시를 쓰고 모아 선보인다. 시인은 그동안 쓴 1,600여 편의 시 중에서 한 그릇 따뜻한 밥과 국, 슬픔의 눈물을 닦아줄 손수건, 고통과 상처를 치료해 줄 약, 운명에 맞서 싸울 창과 방패, 인생의 폭풍우 속에서 가야 할 항구를 찾게 해줄 지혜의 나침반을 모아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고 전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인생의 어려움이 있는가, 막막하다고 느낄 때 이 시집을 가슴에 품고 언제든 읽었으면 한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위로해주고 싶고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 주고 싶어 했다. 일상의 언어로 삶을 덧칠해 온 시인이 알려주고 싶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나는 몰랐다/인생이라는 나무에는/슬픔도 한 송이 꽃이라는 것을/자유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펄럭이는 날개가 아니라 펄떡이는 심장이라는 것을/진정한 비상이란/대지가 아니라 나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것을/인생에는 창공을 날아오르는 모험보다/절벽을 뛰어내려야 하는 모험이 더 많다는 것을/절망이란 불청객과 같지만/희망이란 초대를 받아야만 찾아오는 손님과 같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中에서









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

마티아스 뇔케 저 / 장혜경 역 / 18,800원 / 갈매나무
 
 
 
아,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여전히 대화가 어려운 어른들에게 공개하는
뛰어난 순발력의 비밀

순발력 있는 말솜씨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것이다!
최근 대면뿐만 아니라 비대면에서도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화 통화를 할 때 긴장과 불안, 두려움을 느끼는 ‘콜 포비아’ 증상을 겪는 MZ세대가 10명 중 3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전화 통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해서’라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콜 포비아가 직장 생활에서도 이어져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타인과의 소통에서 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면, 당연히 말하고 응대하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머리를 쥐어짜면 재치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잘못되었다. 순발력 있는 대답의 비밀은 바로 철저한 ‘사전 준비’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순발력이란 ‘더 철저한 준비’의 다른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누구나 순발력을 타고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슬퍼하거나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독일에서 신뢰받는 언론인이자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로 국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많은 독자에게 영감을 준 마티아스 뇔케는 대화법 분야에서 통찰력 넘치는 책들을 다수 펴낸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순발력 있는 말솜씨는 ‘학습’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대화에서조차도 어려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을 위해 펴낸 그의 대표작 《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는 독일에서 십수 년간 베스트셀러로 호평을 받았다.

살다 보면 바로 그 딱 맞는 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고, 그로 인해 내가 분명히 옳은 상황에서도 말 잘하는 사람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만다. 특히 직장에서는 상대를 설득할 시간이 많지 않은 데다 날로 거칠어지고 비열해지는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 순발력을 다룬 책과 강의의 수요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 저자의 말에서

할 말 다 하며 관계의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대화의 기술

저자는 다양한 대화법들을 소개하기에 앞서 왜 말문이 막히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말문이 트이는지에 대한 여러 단서를 제시한다. 이는 곧 어떻게 하면 뛰어난 순발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면 즉각적으로 맞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두뇌 회전이 빠른 사람이라도 기습 공격을 당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나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 불쾌한 상황에 압도당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또한 순발력이 곧 유려하고 화려한 말솜씨를 의미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핵심은 상황에 걸맞은 신속하고 정확한, 효과 있는 대응이다.
이 책은 순발력을 기를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하고도 생생한 상황들을 신(scene)으로 안내하고, 그에 따른 대화의 기술을 설명한 뒤 다시 한번 팁(tip)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실전 대응력을 높여준다.

결정적 순간에는 왜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까?
 
 
불쾌한 상황에 압도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인드셋이 먼저다!

scene 1. 〇〇이 자리에 앉아 일하고 있다.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동료가 한마디 던진다. “〇〇, 책상이 폭탄 맞았네. 대체 언제 청소하고 안 했어요?”
scene 2. “오늘 신문을 보니 여자들이 지도를 잘 못 본다는 게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더라고요.”
scene 3. 이웃이 괜히 시비를 건다. “어머나, 며칠 사이에 살이 더 찐 것 같네.”

만약 당신이 이와 같은 말을 들었다면 무어라 맞받아쳤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얼굴 붉히며 상대를 인신공격하지 않고도 세련되게 이길 수 있는 한마디 말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터널 시각tunnel vision’이 형성된다. 다시 말해 생각이 단 2가지 가능성으로 축약되는 것이다.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공격할 것인가? 하지만 도망칠 수도, 공격할 수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머리는 돌아가지 않고, 이렇다 할 대책은 없고……. 자신이 한없이 무능하고 유약해 보인다. 무엇을 하든 좋은 방법이 아닐 것 같다. 마음이 한없이 움츠러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이 종결되면 갑자기 눈이 확 뜨인다. 그렇게 떠오르지 않던 대답들이 입에서 술술 흘러나온다. 문제는 때가 너무 늦었다는 것! (48쪽)

아무리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면 상대의 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우리의 뇌는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맞닥뜨리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는데,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하게 되면 불안 지수가 상승해 생각하고 추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뇌 기능이 저하된다.
그렇기에 마티아스 뇔케는 언제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는 여러 대화법을 익히고 연습하면서 ‘마음의 충돌 방지 유리막’을 미리 만들어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게 되면 불쾌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뇌는 유리막을 작동시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대화들을 즉각적으로 떠오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심리학, 뇌과학, 상황 분석력, 인간관계론 등을 비롯, 여러 과학적 이론에 근거한 대화의 기술들은, 무례한 이들에게 말 한마디 하지 못해 돌아서서 늘 상처받기만 하던 선량한 사람들이 세상의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생생한 대화로 구성된 다양한 상황(scene) 제시
→ 현실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솔루션 제공
→ 팁(Tip)으로 정리한 뒤 나만의 대화법 만들기


아무리 재치 있는 말이라도 정작 그 순간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한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내뱉는다면 그 역시 소용이 없다. 《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의 저자 마티아스 뇔케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이 ‘순발력’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순발력을 기를 수 있을까? 마티아스 뇔케에 따르면 부단한 연습과 훈련, 철저한 사전 준비가 순발력의 핵심이다. 그래서 이 책은 순발력 기르기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scene)들을 실감 나는 대화로 소개함으로써 몰입을 높이며, 현실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알맞고 명쾌한 대화법을 제공한다. 그런 다음에 팁(tip)을 통해 앞에서 배운 대화법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연습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체화되도록 할 뿐 아니라 실전 대응력을 높여준다.
이 책을 통해 순발력 있게 말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불리한 상황도 단숨에 반전시킬 수 있고, 남들이 하는 말에 끌려다니지 않으며, 갈등을 유연하고 부드럽게 해소함으로써 나의 사회적 평판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무례하고 불합리한 상대에게 맞서
헐뜯지 않으며 우아하게 이기는 어른의 대화법


혹시 주변에 괜한 트집이나 시비를 걸면서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퍼붓는 사람이 있는가? 아니면 ‘칭찬의 탈’을 교묘하게 쓴 채 당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며 당신을 괜한 화풀이 대상으로 삼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사람을 마주하면 대놓고 싫은 소리는 하지 못한 채 속에서는 부아가 치밀어오를 것이다. 게다가 왠지 상대의 말이 나의 가치와 인격을 훼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도 상대의 악의적인 비난은 나의 존엄성과 자의식을 위협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그저 당하고만 있거나, 상대는 오히려 농담으로 한 말인데 괜히 예민하게 대응하는 거 아니냐면서 몰아붙일 때다.
이럴 때 적절한 한마디를 날려야지, 괜히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나 화가 치민다고 속마음을 다 내뱉으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 수도 있다. 《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는 제목처럼, 위기 상황에 빠진 나를 구해줄 적절한 한마디들을 안내한다. 눈길을 끄는 대화법인 반박문 기술, 번역 기술 등을 한번 살펴보자.
먼저 ‘반박문 기술’은 신문의 ‘반론문’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 기술은 창의적인 대답을 고민하느라 머리를 쥐어짤 필요가 없다. ‘상대의 그릇된 판단을 바로잡는다’는 원칙을 염두에 두면 된다.
그다음 ‘번역 기술’은 이름 그대로 번역가가 되어 상대의 악의적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대가 나를 ‘돌머리’라고 비아냥거렸다면, 돌의 특성과 장점에 착안한 ‘주춧돌’이라는 말로 맞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독설을 달콤한 말로 바꾸는 ‘꿀벌의 혓바닥’ 기술을 쓰는 것이다. 번역 기술에는 상대의 독설을 더 독한 말로 옮기는 ‘독사의 혓바닥’ 기술과 상대의 공격 날을 무디게 만들고 나를 내세우는 ‘외교관의 혓바닥’ 기술도 있다.

‘독사의 혓바닥’은 약간의 과장이 필요하다. 상대의 말을 원래보다 약간 더 악의적으로 해석해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의 말에 숨은 비열함을 끄집어내어 상대의 코앞에 들이미는 것이다. 아무리 둔한 상대도 자기가 지나쳤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확실하게 대꾸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무례한 언사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꾹 참아야 할 때 치밀어 오르는 불쾌한 감정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148쪽)


어떻게 해야 말문이 트일까?
대화의 고수로 거듭날 9단계 순발력 훈련


저자는 순발력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훈련법들을 9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비열한 공격을 받았거나 불쾌하거나 난감한 상황에 놓였을 때 유머를 통해 재치 있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방법을 비중 있게 다룬다. 예를 들어 새로 산 옷을 친구에게 자랑할 때, 친구의 말투에 비아냥거림이 섞여 있다면 어떨까? 상대의 무례한 언사를 그냥 지나친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의 말에 숨은 비열함을 끄집어내어 상대의 코앞에 들이밀어야 한다. 물론 상대가 당장 사과할 수도 있지만, “왜 내 말을 그렇게 해석해?”라며 과민하게 반응하냐는 식으로 몰아붙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내가 과민한 게 아니라 네 말투가 그랬어”라고 반박하면 된다.

Q가 V에게 시비를 건다. “화장이 너무 진한 거 아닌가? 완전 피에로가 따로 없네.” V는 웃으면서 대답한다. “맞아. 환한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이 있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동료가 많아서 말이지.”
문제의 Q가 P에게 또 이렇게 말한다. “자넨 늘 꼴찌를 맡아서 하는군.” P가 대답한다. “맞아.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거든.” (146쪽)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대화의 기술들은 상대가 오물을 투척한다고 해서 나까지 그 오물을 뒤집어쓰는 방식이 아닌, 할 말 다 하면서도 적을 만들지 않는 깔끔하고 우아하며 사회적 지위와 품위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들이다.
이 책이 전하는 순발력 있는 대화법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이상한 말을 내뱉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거나 결정적 순간에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말들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여러 상황에 어울리는 대화법들을 꾸준히 연습해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트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지 못해 그에 맞는 적절한 말들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이 책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대화법들을 따라 해보고 체화함으로써 이전과는 다르게, 좀 더 자신 있는 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설득해야 하는 비즈니스, 서비스 종사자들에게도 유용한 ‘대화법 지침서’가 되리라 믿는다.








AI영화 제작론

심은록 저 / 28,000원 / 북바이북
 
 
 
장비, 인력, 장소 등 수많은 제작 비용과 절차가 필요한 영화를 개인이 생성형 AI로 만들 수 있는 ‘개인 AI영화 제작 시대’가 도래했다. 『AI영화 제작론』에서는 영화관에 상영된 최초의 AI영화 〈AI 수로부인〉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200여 개의 생성형 AI를 소개하며 종합예술로서의 영화 제작법을 알려준다. 더불어 일반인공지능(AGI)의 도상에서 21세기 신인류인 ‘호모 AI’의 인간론을 바탕으로 ‘AI영화 이론’을 구축하며, 미래 영화에 대한 청사진까지 제시한다. 『AI영화 제작론』은 생성형 AI 툴의 활용법을 이해하기 쉽게 살펴보고 싶은 일반인이나, AI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영화업계 전문가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으뜸 덕목은 저자가 더 이상 그럴 수 없으리만치 자세하며 겸허하게 〈AI 수로부인〉을 만들면서 깨달은 시행착오들과 한계를 전한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읽다 보면, 저자와 동료 들이 흘렸을 ‘피, 땀, 눈물’이 생생히 떠올라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_ 전찬일(영화비평가,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

총제작 기간 한 달, 총장비 노트북
AI영화 최초 국제영화제 상영작 〈AI 수로부인〉


“이 영화는 한 달 만에, 세 명이 노트북 세 대로 만들었다.”

2023년 10월 AI가 만든 영화 〈AI 수로부인〉이 극장에서 공개됐다. 〈AI 수로부인〉은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캐릭터를 생성하고, 영상·배경음악·음향효과를 만들고, 수정까지 하면서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52개의 생성형 AI 툴이 사용됐고, 참조한 것까지 합하면 100여 개에 달한다. 바야흐로 장비, 인력, 장소 등 수많은 제작 비용과 절차가 필요한 영화를 개인이 생성형 AI로 만들 수 있는 ‘개인 AI영화 제작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생성형 AI 툴을 다루는 도서가 다수 나오고 있지만, 기본적인 사용법을 안내하는 데 그치고 있어 AI영화를 제작하려는 이들에게 영화를 제작할 만큼의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감안해 『AI영화 제작론』에는 〈AI 수로부인〉 제작진이 영화를 만들면서 사용한 생성형 AI 툴의 사용법을 비롯해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정보들을 여실히 담고자 했다.

챗봇, 이미지, 영상, 음악, 더빙, 3D까지
200여 개의 생성형 AI 소개

『AI영화 제작론』에서는 〈AI 수로부인〉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200여 개의 생성형 AI를 소개하며 종합예술로서의 영화 제작법을 알려준다. 1부 ‘서론’에서는 AI영화의 역사와 현주소를 조망하며, 〈AI 수로부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2부 ‘〈AI 수로부인〉 제작 과정과 제1세대 AI영화 툴’에서는 2023년 10월을 기준으로 챗GPT, 빙, 바드, 클로바X, 스테이블 디퓨전, 달리, 미드저니, 젠모, 캣컷 등 생성형 AI 툴을 주로 분석하며, 〈AI 수로부인〉 제작 과정의 노하우와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소개한다. 3부 ‘제2~3세대 AI영화 툴’에서는 2024년 상반기에 나온 빅테크 기업의 생성형 AI 툴을 위주로 소개한다. 4부 ‘AGI 도상에서의 AI영화 이론’에서는 생성형 AI 툴의 진화를 예상하며 ‘AI영화 이론’과 21세기 인간학인 ‘호모 AI’를 간단하게나마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5부 ‘결론’에서는 AI영화의 미래에 대한 문제 제기와 청사진을 제시한다. 더불어 부록에서는 생성형 AI 툴의 발전 향상과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관련 백서를 소개하고, AI영화 제작에 쓰이는 기술의 장단점과 보완점을 짚어본다.

AI영화 제작 과정과 이론적 배경이 담긴
세계 최초 AI영화 전문서

“AI는 예술의 새로운 붓과 팔레트가 될 것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AI영화의 역사를 시대별로 구분하자면, 아직 1세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이미 AI 시대에 대해 여러 가지 예상과 우려를 하고 있기에, 이 시대의 AI영화를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AI영화를 그려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AI는 바쁜 세상에 스쳐 지나가며 놓친 것을 상기시켜줄 수도 있고, 소소한 것 뒤에 숨겨져 보지 못했던 것을 드러낼 수도 있다. AI가 이러한 것들을 담아 영화로 구현하여 우리 모두 향유할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꿈꿀 수 있는 미래의 AI영화이다. 『AI영화 제작론』은 생성형 AI 툴의 활용법을 이해하기 쉽게 살펴보고 싶은 일반인이나, AI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영화업계 전문가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AI영화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려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