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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뉴스

5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5-05-07
조회수
226
 
2030, 영혼의 연대기

배수찬 저 / 17,000원 / 통나무


보수화된 2030, 그들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우리 사회 젠더이슈의 심층을 분석하고,
페미니즘 진영에 일대 토론을 제안한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옛말이 있었다. 이제는 이대남이 한을 품으면 윤석열 같은 괴물을 대통령으로 뽑는다는 말이 생겨났다. 현재 우리 사회 20대 남성들의 정치의식은 70대 노인층과 동일하다고 한다. 보통 일이 아니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이 책은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1999년부터 2025년까지 대한민국 청년들의 영혼을 할퀴고 간 열 가지 젠더정치 이슈들을 복기한다. 초고속 인터넷과 야동의 탄생, 군가산점 폐지와 여혐, 노무현과 일베의 고인모독, 메갈리아와 남혐, 문재인 정부와 페미니즘,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박원순 사망사건, 이준석 현상, 윤석열 당선,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가 그것이다.

이 책은 기성세대들을 온라인 세계로 안내하는 계몽서다. 나이 들었다고 자동으로 어른 대접을 해주는 시대는 끝났다. 누구든 영원히 배워야 하는 시대다. 청년들과 대화하고 싶다면, 최소한 그들을 이해하려고 시도라도 해보고 싶다면, 스스로 깨어날 각오를 해야 한다. 온라인 문화의 짙은 그늘, 청년 남성들의 좌절의 깊이를 체감해야 한다.









명랑 주교 유흥식

김민희, 한동일 저 / 14,000원 / 조선뉴스프레스


‘친교의 사람’ ‘미소 천사’
유흥식 추기경의 삶과 사유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종종 우리는 사랑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합니다. 모든 이를 사랑하게 해달라고 하지요.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불일치 중에 최선을 택하기보다, 일치 중에 차선을 택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그릇을 바라보기보다 국민의 그릇을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하길 바랍니다. 아버지(Father)에겐 아흔아홉 마리 양도 소중하지만 길 잃은 한 마리 양도 똑같이 소중합니다. 저는 그 길 잃은 양 한 마리가 있는 곳이라면 좌든 우든 어디에든 갈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된 유흥식 추기경의 여정과 생각
- 유흥식 추기경의 성장과정부터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일화, 한국 교회가 나아갈 길, 정치인들에게 전하는 말, 우리가 끝끝내 지켜야할 가치, 앞으로의 소망 등 담겨
- 심층 인터뷰 전문가 김민희,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교황청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한동일. 두 저자에 의해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흥식 추기경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언어가 활자로 살아나
- [특별수록] 12·3 계엄 후 발표한 시국 선언문, 프란치스코 교황 추도문, 드봉 레나드 주교 선종 담화문 * 책 수익금 전액은 자립 청년 위한 주거사업 지원에 쓰일 예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후 차기 교황 유력 후보로 거론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한 교황청 핵심 인사다. 한국인이 교황청 차관보급 이상의 고위직을 맡은 것은 유 추기경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가까이에서 활동하며 국내외 평화활동에 힘써온 그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개방적 리더십이 강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 2013년 《가톨릭 다이제스트》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100인에 유흥식 추기경(당시 주교)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런 상징성 있는 무게감에 비해 한국에는 유흥식 추기경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주요 거처가 한국이 아닌 로마 바티칸 교황청인 이유가 크지만, 언론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도 한 몫 한다.

교황청에서 ‘친교의 사람’으로 불리고, 격식을 따지지 않는 편이며, 누구와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미소천사. 그는 ‘사랑’의 힘을 무한히 믿는 휴머니스트이다. 《라자로 유흥식》을 쓴 교황청 국무원 소속 코센티노 신부는 그에 대해 “(만나는 누구에게나) 다정한 환대가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라자로 유흥식》은 이탈리아어로 먼저 쓴 후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책이다.

《명랑 주교 유흥식》은 2023년 9월호 《톱클래스》에 실린 김민희 편집장의 인터뷰 기사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인터뷰는 유흥식 추기경이 한국 언론인과 진행한 최초의 본격 인터뷰였다. 김 편집장은 유 추기경이 로마 교황청에 있을 당시 서면 질의서를 통해 장문의 문답을 주고 받았고, 그가 6·25 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들고 방한한 당시 3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당시 지면 제약 상 다 담아내지 못한 유흥식 추기경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언어가 무수히 남겨져 있었는데, 유 추기경을 존경하는 많은 이들의 요청에 의해 남겨진 언어까지 그러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되었다.

공동저자인 한동일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바티칸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는 인터뷰 섭외 및 진행, 서면 답변, 책 출간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책 수익금 전액은 유흥식 추기경님의 요청과 두 저자의 뜻에 따라 자립 청년 주거사업 지원에 쓰이게 된다.

유흥식 추기경이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깊이 존경한 유흥식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 가르침을 새기고 체화하려 노력했다. 가난한 자와 약자의 편에 섰고, 만나는 누구든 웃으며 온몸으로 환대했으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라면 현실 정치와 사회 이슈에도 목소리를 냈다. 12·3 계엄 후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시국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이런 일환이다.

이 시대에 종교는 조각난 아픔들을 이어붙이고 위무해줄 수 있을까. 두 저자의 출간의 말을 들어보자.

“함께 모이는 광장이 사라진 시대,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회복하려면 내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각자의 별로 빛날 수 있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할까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유흥식 추기경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냅니다. 유 추기경의 온화한 미소와 명랑한 에너지가 80억 인류의 마음에 가 닿길 간절히 바랍니다.”(김민희)

“진정 국민의 삶과 애환을 잘 담아낼 그릇만을 바라볼 수 있는 지도자와 그럴 만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국민. 이것은 소박하지만 그 안에 예리한 사회 정의의 이상을 품고 있는 유흥식 라자로가 멀리 바티칸에서 고국에 대해 염원을 담아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이것은 비단 한 국가에 국한된 기도가 아니며 정치의 무능과 국가 이기주의로 극심한 사회적 혼란과 고통 속에 놓인 보편 인류를 위한 기도이기도 합니다.”(한동일)












프란치스코 교황 어록

김근수 편역 / 25,000원 / 동연


대한민국을 사랑했던 교황 프란치스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전쟁에 진심으로 가슴 아파했던 가난한 이들의 성자, 소탈한 약자의 벗, 교황 프란치스코의 아름다운 언어들을 담은 책입니다.
《교황과 나》의 저자 김근수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임 기간 13년의 어록을 모두 수집하고, 한국어에 맞게 편역, 선별하여 펴냈습니다. 가슴에 남은 말씀들을 간직하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항상 우리 곁에 살아계시는 주님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는 원칙을 몸소 실천하신 교황님의 사랑과 평화, 희망의 메시지들이 당신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의 희망은 인간

교황 말씀처럼, 하느님의 희망은 인간이다. 인간이 하느님을 찾기 전에 하느님이 먼저 인간을 찾으셨다. 하느님은 언제나 인간을 그리워한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가운데 인간이 가장 아름답고 존귀하다. 피조물 가운데 인간이 하느님에 가장 가까운 존재다. 우주 역사에서 하느님이 사라질지라도, 인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느님 심정이 그렇다.
하느님 없는 인간은 공허하고, 인간 없는 하느님은 맹목적이다. 하느님 곁에서 인간은 비로소 안식을 찾지만, 인간 곁에서 하느님은 비로소 평화를 찾는다. 인간은 하느님을 찾는 데 게으르지만, 하느님은 인간을 찾는 데 게으르지 않다.










오픈 엑시트

이철승 저 / 18,000원 / 문학과지성사



“우리는 불평등의 케이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제로섬게임에 올인하고 있는 이 아귀다툼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로운 엑시트 옵션을 탐색하는
한국 사회의 구조 개혁 프로젝트, 오픈 엑시트

〈불평등 3부작〉 완결판! 『불평등의 세대』『쌀 재난 국가』 이철승의 신작
한국 사회에 불평등과 세대론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으며 언론과 학계, 정계, 일반 대중에게까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사회학자 이철승(서강대 사회학과)의 신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불평등의 세대』 『쌀 재난 국가』에 이은 〈불평등 3부작〉의 완결작 『오픈 엑시트-불평등의 미래, 케이지에서 빠져나오기』가 그것.

저자 이철승은 전작 『불평등의 세대』에서 386세대가 구축한 세대 네트워크를 분석함으로써 동시대 세대 간, 세대 내 불평등의 구조를 파헤쳤으며, 이어 『쌀 재난 국가』에서는 그러한 불평등 구조의 기원을 동아시아의 쌀 경작 문화권에서 발달한 ‘벼농사 체제’라는 앵글을 통해 추적하였다. 〈불평등 3부작〉의 완결작에 해당하는 이 책은 새롭게 떠오르는 불평등의 축으로 인공지능, 저출생/고령화, 이민을 꼽으며, 이 세 가지 구조적 변동과 그 힘들이 동아시아의 ‘소셜 케이지social cage’라는 기존의 제도 및 구조와 충돌하는 와중에 생성되는 새로운 불평등의 구조를 분석하고, 개인적 혹은 집합적 대안으로서 ‘엑시트 옵션exit option’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기존 케이지의 룰과 관습으로는 이 세 가지 구조적 변동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당면한 미래에 이 세 가지 변동이 가져올 충격과 재구조화 속에서 개인과 기업은 어떤 적응 전략을 짜고, 국가는 어떤 정책적 대응을 해야 할까? 시민사회는 어떻게 사회와 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까? 한국의 정치는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능력을 갖출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불평등의 미래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까? 저자 이철승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수년간 한국 사회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던 구조 개혁의 문제를 ‘기업’을 분석 단위로 삼아 ‘개인의 엑시트 옵션’이라는 수준에서 논의한다. 기업이라는 소셜 케이지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노동하는 인간이 인간 사회의 본질이라는 오랜 믿음 때문”이며, 구조 개혁의 문제를 개인 수준으로 낮춘 것은 “엑시트 옵션의 궁극적 행사 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수준의 엑시트 옵션은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이렇게 머리끄덩이를 움켜쥐고 오도 가도 못 하게 서로의 발목을 잡으며 밀어내기 싸움에 목매는 이유는 바로 구조적으로, 엑시트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저자는 제로섬게임에 올인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이 처절한 아귀다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들이 쉽게 엑시트할 수 있는 사회, 특히 중하층의 엑시트 옵션을 확대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 『오픈 엑시트』는 이미 그 싹을 틔운 불평등의 미래에 직면해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 한국 사회의 구조 개혁을 예비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예기치 않은 선거를 앞두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특별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책이 될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신경림 저 / 13,000원 / 창비

“아직 살아 있어, 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

생의 마지막까지 지켜낸 한결같은 시의 불꽃
‘국민시인’ 신경림이 남기고 간 숭고한 노래들
“그는 한결같이 곧은 자세, 낮은 목소리로 우리를 위로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국민시인이 다시 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염무웅 문학평론가

2024년 5월 22일, 한국문학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작은 거인’ 고(故) 신경림 시인이 타계했다. 1956년 등단 이후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그들과 함께 걸어온 시인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시인이 세상을 향해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바로 이번 유고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되는 이번 시집은 생전 마지막으로 펴낸 『사진관집 이층』(창비 2014) 이후 11년 만의 신작이다. 그사이 잡지나 신문 등에 소개된 시는 물론, 발표하지 못한 유작까지 모았으며 총 60편의 작품을 도종환 시인이 엮어냈다. 작품들은 삶과 죽음, 사람과 자연 같은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포근한 언어 덕분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 시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시를 쓴 신경림이 마지막으로 남긴 깊은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시를 쓰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신경림 시인에게 배워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도종환 시인(해설 부분)













텍사스에서는 일상이 여행이 된다

김민성 저 / 20,000원 / 푸른길

이 책은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김민성 교수가 연구년을 맞아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1년을 담을 책이다. 이미 이전에 박사학위를 위해 몇 년간 지낸 적이 있던 곳이지만 다시 살게 된 텍사스에서 조금은 여유 있게 보낸 시간들, 만났던 장면들, 생각했던 것들을 담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전문 여행가처럼 살아 보는 건 어떨까?

프로 여행가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즐기면서 살아 보고 싶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은 미국 텍사스에서 일상과 여행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지낸 일 년을 담고 있다. 긴 여행을 준비하며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아파트 지원과 정착을 위한 단기 코스 개발이 가능할 경지에 이르기도 했지만 은행 계좌 하나 뚫기 위해 역경과 고통을 감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겨냈으며 노란색 스쿨버스가 순환하는 이국적인 풍경에서 아이들 하교 지도라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즐겼다. 분리수거로부터의 자유를 얻었지만 지구에 미안하다는 양심의 가책도 느꼈다.
남의 나라 차량 번호판에 심취하여 차주 유형 분석이라는 색다른 취미 생활을 즐기고는 미국 영화관 가서 한국 영화 보고, 미국 마트 가서 한국 라면 사 먹고 그랬다. 핼러윈, 통유리 냄비, 세계 속의 인도인, 스컹크, 생각도 못해 본 라마단 육아와 같은 새로움 속에서 그저 집을 꾸미고, 수영 등록을 하고, 동네에서 함께 놀고, 냄새를 맡고, 공동 육아를 했다. 그런데 낯선 곳에 채워 넣은 소소한 일상이 이렇게도 아름다울 일이었다.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지만 일상이 반복되기도 하고, 반복되던 일상이지만 이국적인 풍경에서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던 나날들을 차곡차곡 담았다.

텍사스에서 카우보이가 되진 않았지만

단 며칠간이더라도 나의 여행지였다면 이름만 들어도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이 여행이다. 사람도 일 년을 만나 보면 안다는데 한 도시에서 일 년을 살았다면 어떨까. 거의 ‘텍산’ 수준이다. 더위로 유명한 텍사스에서 아주 드문 한파와 아주 얕게 쌓인 눈에도 고요에 잠겨버리는 비장한 신고식을 치르면 그렇게 된다. 한번은 지구 일부 지역에서 아주 가끔 관찰할 수 있다는 개기일식이 예정됐다. 그 일부 지역에 텍사스가 있었고, 하필이면 그때 텍사스에 있었다. 우연히 얻은 개기일식 관측 경험으로 인해 이제부터 어떤 식의 개기일식을 맞이해도 기억 속에서 텍사스의 플레이노를 소환할 예정이다. 여행의 행복이 이런 것이다.
텍사스의 독립 기념일 축제에서 텍산의 피를 수혈받아 텍부심을 드러내고 돌아다니며 카우보이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너무나도 관광 같은 나사 방문, 지리학과 답사 같은 석유 생산 중심지 퍼미안 분지 방문, 뜬금없이 테슬라(본사 건물)에 발 담그기도 하고, 댈러스에서 정처 없이 걷다가 텍사스 수도 오스틴으로 끝맺는, 이 조금 오래 머문 텍사스 체류기는 텍사스의 성지 좌표를 친절히 알려주는 여행 안내서는 아니다. 하지만 지구상 한 공간을 내 마음이 담긴 장소로 바꾸어 주기에 충분한 미국 일년살이 대행서는 맞다.
이 책은 당장 텍사스로 떠날 채비를 하는 이의 시간에도, 지금은 그 어디로도 떠나기 힘든 이의 시간에도 색을 입혀 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무채색으로 압축하기보다는 여행하는 삶을 통해 찬란한 무지개색으로 그려내기를 추천한다.









늑대가 있었다

샬롯 맥커너히 저 / 윤도일 역 / 19,800원 / 잔

 
늑대들에게 숲은 필요치 않았다.
그들이 자라나게 할 테니까.
황폐해진 숲을 되살리기 위해 14마리의 늑대들을 이끌고 스코틀랜드로 향한 인티. 성공적인 선례를 함께 만든 경험이 있는 생물학자로 구성된 팀원들도 이번 케언곰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명확한 서열 구조 속에서 무리 지어 생활하는 늑대들이 낯선 환경에서 서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일단 제대로 정착하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는 싹을 모조리 먹어 치우는 사슴의 개체 수를 줄여 생태계 균형을 회복하고, 재야생화의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설득하는 일이다. 그들에게는 가축과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짐승을 숲에 풀어 미래를 도모하는 일보다 당장의 생계와 안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인티에게는 프로젝트 외에도 해결해야 할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이 외진 곳까지 함께 온 쌍둥이 동생 애기를 다시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인티와 애기는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이혼해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를 오가며, 쌍둥이 그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키우며 성장했다.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둘만의 수신호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둘 사이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옥 같은 삶 속에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애기는 좀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도 있지만 아주 드문 일이고, 이제는 인티 외에 다른 사람은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없다. 그녀가 정말로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인티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까?

한편 경무관인 던컨은 마을 사람들을 묵묵히 도우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인티는 그와 우연한 기회로 만나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견해 차이를 시작으로 점점 멀어지게 되고, 알면 알수록 그에게서 수상한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를 믿어도 될까?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러던 중 방목장 중 한 곳에서 아무 이유 없이 늑대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결국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깊은 새벽, 인티는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숲속에서 눈을 뜬 채 멍하게 안개를 노려보고 있는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누가 저지른 짓일까? 만약에 늑대가 저지른 짓이라면 이곳의 모든 늑대는 살처분되고 말 것이다. 비밀로 묻어야 할까? 아니면 신고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과연 인티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늑대가 있었다》는 시적이고 묘한 분위기의 흡입력 넘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페이지터너’라는 평가에 걸맞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티와 쌍둥이 자매 애기의 과거, 그리고 던컨과 마을 사람들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독자는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과연 인티는 황무지가 되어 버린 이 숲을 되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늑대와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야기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동물은 각자의 자리에서 매 순간 감당하기 벅찬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기에, 때로 피를 흘리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늑대가 있었다》는 기후 위기로 환경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세상에서, 독자들에게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가슴 깊은 울림과 전율을 남길 것이다.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지카우치 유타 저 / 김영현 역 / 18,000원 / 다다서재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우리의 일상과 세계를 지탱하고 있다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 좋은 걸 공유하는 마음,
건전한 부채의식, 그리고 이름 없는 영웅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증여’라는 행위에 대하여

★김겨울 작가 · 김소연 시인 강력 추천
★2021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 제29회 야마모토 시치헤이상 · 아마존 베스트셀러

모든 사물이 상품이 되고 온갖 행위를 서비스로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이지만, 우리는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몰래 건네는 선물부터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 타인을 돕는 행위까지.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는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증여’의 원리를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이 세계의 구조를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 삶의 의미와 잃어버린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 토머스 쿤의 변칙현상,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카뮈의 시지프 신화, 셜록 홈즈의 추리 기법,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까지 광범위한 인용과 흥미로운 사례를 바탕으로 증여의 본질에 다가간다.
젊은 철학자의 데뷔작으로 출간과 동시에 현지에서 ‘증여 열풍’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문가와 독자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야마모토 시치헤이상과 기노쿠니야 인문대상, 독자가 선정하는 비즈니스서 그랑프리 교양 부문 등에서 수상했다.
 









공부의 재발견

박주용 저 / 17,800원 / 사회평론

국내 인지심리학 전문가가 전하는 유일한 과학적 공부법!
한국의 공부를 꿰뚫는 서울대 심리학과 박주용 교수의
공부법 특강을 지면으로 만나다
한국 학생의 삶은 그야말로 단순하다. 수능 전에는 좋은 대학을 꿈꾸며 공부하고, 수능 후에는 좋은 회사를 꿈꾸며 공부한다. 많은 학생들이 더 쉽고, 더 효율적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무조건 합격하는 기적의 공부법’이나 ‘상위 1%의 비밀스러운 공부법’을 찾아 헤맨다. 그러나 정작 어른이 되면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문해력 점수를 받고, 노동 시간은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많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공부에 헌신한 학창시절이 무색하다.
서울대 박주용 교수는 한국의 현실을 냉철하게 지적하며, 공부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한다. 30년 넘게 공부를 연구해온 그가 전하는 ‘진짜’ 공부 이야기, 바로 『공부의 재발견』이다. 해외 저자의 번역서와 입시 성공담이 주를 이루는 인지심리학/학습 분야에서 『공부의 재발견』 출간 소식은 매우 반갑다. 이 책은 국내 인지심리학 전문가가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쓴 거의 유일한 공부법 책이다.
박주용 교수는 인지심리학자이자 교육자로서 공부의 본질을 전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공부법을 소개하기 위해 특강 형식으로 책을 구성했다. 오리엔테이션으로 출발해 1강부터 7강까지 강의마다 공부법의 신화를 파헤치며, 과학적 공부법을 소개한다.
특히 박주용 교수가 실제로 진행했던 글쓰기 강의 내용, 실험적으로 도입한 과제 평가 방식을 비롯해 13년 동안 서울대 학생들을 가르쳐온 수업 노하우도 담아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과제까지 수록해 공부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하며, 독자들이 강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읽기 자료와 설문, 체크리스트도 제공한다. 시험과 성적만이 전부였던 학창 시절에서 벗어나 다시 공부를 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공부법 특강은 새로운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무엇이 공부인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그 답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특별한 강의가 시작된다.










에이지테크(AgeTech)

김영선 저 / 18,000원 / KMAC
 
시니어산업, 에이지테크가 답이다.
지금 바로 새로운 시니어산업을 준비하자!
기업이 성장하는 데 이보다 좋은 시장은 없다.

에이지테크,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르다
이 책은 시니어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이며, 기업, 기관 등 최대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경희대학교 김영선 교수가 그동안 수행해 온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집필된 책이다. 김영선 교수는 경희대학교 에이지테크연구소장으로서 에이지테크라는 개념을 2020년 국내에 처음 소개했으며, 해외 자료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만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장 전망, 기술·서비스 개발과 실증연구를 수행해왔다.

이 책을 통해 에이지테크 등 시니어산업에 도전하는 기업과 기관은 물론,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산업 생태계가 확장되고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에이지테크에 대한 투자와 혁신은 미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시니어’와 ‘에이지테크에 대한 성공 솔루션’은 시니어산업 생태계를 선점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

김준형 저 / 12,000원 / 창비
 
미국이 대체 왜 이럴까?
답은 급변하는 국제질서에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외교 전문가 김준형의
한권으로 끝내는 국제정치 강의
2024년 재선에 성공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한번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후 트럼프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미국의 정책 소식들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에 놀라움을 넘어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방국을 포함해 다른 주권 국가를 향한 각종 망언이 쏟아지는가 하면 관세를 최대 3521% 부과한다고 했다가 철회하는 등 한 국가의 대외적 행보라고 하기에 터무니없는 소식이 연일 뉴스를 장식했다. ‘도대체 미국이 왜 이럴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요즘, 전 국립외교원장이자 국내 최고의 외교전문가 김준형은 지금의 미국을 이해하려면 급변하는 국제정치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라는 인물의 (재)등장이 단순한 일탈이나 기현상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는 글로벌 파편화의 원인이자 결과이며 동시에 동력이라는 것이다. 창비 인문교양 시리즈 ‘교양100그램’의 일곱번째 책 『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는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질서를 연속적인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내며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이 어째서 파행으로 나타나는지 분석하고, 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 트럼프 현상을 넘어 국제정치를 너른 시야로 바라보고 한국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고민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주요한 통찰을 안겨줄 책이다.











눈물이 움직인다

손택수 저 / 13,000원 / 창비
 
“슬픔도 아픔도 들판의 황금 밀밭을 불어가는
숨결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으니까”

지극하고도 순정한 서정의 언어로
삶의 한가운데서 길어올리는 슬픔이라는 가능성
전통 서정의 맥을 이어가면서 섬세한 감수성과 서정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수려한 작품세계를 펼쳐온 손택수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눈물이 움직인다』가 창비시선 519번으로 출간되었다. “개인적 삶이 품은 고통의 이력과 현 사회 욕망의 시스템을 시인 특유의 시적 성찰과 발견의 세계로 이끌어 승화한 놀라운 성채”라는 평을 받으며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한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문학동네 2022) 이후 3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담백하고 감성적인 언어와 세심한 관찰력으로 일상의 정경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동시에 우리 생의 진실을 파고드는 순정한 서정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고통과 슬픔의 흔적들을 더듬어가며 삶의 희로애락과 그 아름다움을 나직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투명한 수채화처럼 단아한”(이찬, 해설) 이 시집을 읽어가는 동안 우리는 지나온 시간을 성찰하며 찬찬히 되돌아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터널의 밤

안나 볼츠 저 / 오승민 그림/만화 / 나현진 역 / 17,000원 / 창비

나는 죽고 싶지 않아. 나는 계속 살고 싶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다.
1940년 9월 런던,
나치의 폭격 속에서 전쟁에 대항하며
생존을 모색하는 청소년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

★ 네덜란드 은손가락상 수상
★ 독일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 수상
★ 네덜란드 분 문학상 어린이청소년책 최종 후보
★ 네덜란드 바우테르체 피터스상 최종 후보

■ 내 남은 인생을 다음 폭탄의 굉음을 기다리며 살지 않을 거야.
네덜란드 은손가락상, 독일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 수상작 『터널의 밤』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은손가락상은 매해 네덜란드의 어린이청소년 문학 작품 중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며,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은 독일 구스타프 하이네만 전 연방 대통령(1899∽1976)의 평화 정책 공약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인권, 관용, 폭력 반대,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청소년 도서에 수여한다. 『터널의 밤』은 1940년 가을에 영국 런던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1939년 9월, 독일이 폴란드를 침략하자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선전 포고를 하며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었고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연합국이 독일에 대항했지만 세계 각지를 군사적으로 장악해 간 독일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독일은 유럽의 많은 나라들을 함락시킨 뒤 1940년 가을에 영국까지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폐허가 된 도시 속에서 삶을 이어 나가야 했던 사람들은 나치의 폭격을 피해 매일 밤 대피소로 모여 같이 잠들고 공습경보가 해제된 아침을 간절히 기다렸다.

청소년들의 방황과 성장을 늘 따뜻하고 섬세한 필치로 담아낸 안나 볼츠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내야만 했던 십 대들이 전쟁 중에도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꺾지 않고 자신들의 세계를 지켜 나가는 이야기를 치열하고 가슴 뜨겁게 그렸다. 전쟁의 공포와 폭격의 여파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암울함 속에서 피어나는 청소년들의 우정과 사랑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묘사했다. 전쟁뿐만 아니라 계급, 성별 등 현대적인 주제 또한 놓치지 않고 담아냈으며, 세 명의 십 대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서로를 어떻게 단단히 연결해 주는지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 나는 나의 새로운 인생을 상상해 보려 노력했다. 나는 대체 누구일까?
1940년 9월, 거의 매일 밤 폭탄이 터지는 런던 거리. 하늘에는 방공 기구가 떠다니고 거리는 온통 폭격의 잔해들로 가득하다. 날이 갈수록 나치의 폭격이 심해지자 런던 사람들은 지상보다 안전한 땅속 아래 지하철역으로 대피해 잠을 청한다. 주인공 엘라와 남동생 로비도 매일 지하철역 아래 터널에서 밤을 보낼 곳을 찾고 있다. 그곳 땅속 아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정어리처럼 다닥다닥 붙은 채 차디찬 바닥에 누워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를 쓴다. 매일 저녁 어둠이 내리기 전 자리를 잡기 위해 사람들은 지하철역으로 모여들고, 어둡고 습한 그곳은 굉음과 폭격을 피해 숨어든 런던 사람들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 준다.

엘라는 멋진 첫사랑을 꿈꾸고, 작가가 되고 싶은 꿈 많은 십 대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을 절름발이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평범한 오른쪽 다리와 특수 신발이 신겨진 왼쪽 다리. 게다가 ‘철의 폐’라는 의학 장치에서 받은 치료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엘라는 평생 누군가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보다 폭탄을 피해 지하철역 안 자리를 맡기 위해 절름발이 누나를 대신해 다섯 살이나 어린 동생 로비를 의지해야만 하는 것이 더 견디기 힘들다. 동생 로비는 아픈 누나를 귀찮아하기는커녕 누나를 지키기 위해 어디든 먼저 달려나간다. 어서 빨리 전쟁이 끝나길 바라며 엘라는 매일의 절망 앞에서도 작가가 된 자신의 모습, 한 남자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희망 가득한 미래를 그려 보려 애쓴다.

전쟁은 모든 사람들을 벼랑으로 내몰지만, 폭군 같은 아버지와 일찍 돌아가신 엄마, 입양 가서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는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약삭빠른 열여섯 소년 제이의 삶은 전쟁만큼 치열하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세상에 부딪히며 살아가야 하지만 제이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머리를 굴리며 지하철역에서 안전한 밤을 보내기 원하는 사람들을 호시탐탐 노리듯 관찰한다. 지하철역 아래의 터널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해 놓고 사람들에게 잠자리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매의 눈처럼 적당한 사람을 찾아내는 제이의 눈에 엘라와 로비가 걸려든다. 절름발이 소녀와 그의 어린 동생. 자리를 팔기 딱 좋은 먹잇감이다. 하지만 제이는 엘라를 만나면서 어둡기만 할 것 같은 자신의 삶에 어떤 빛 같은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꿈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옅은 희망이 커질수록 현실을 부인하고 싶어지지만 절름발이 엘라와 함께하며 전쟁이 끝난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게 된다.

엘라, 제이와 태생과 신분이 다른 백작의 딸 크윈. 전쟁 중에도 부족함 없이 고귀하게 지낼 수 있는 크윈은 숨 막히는 저택에서 도망쳐 런던 거리를 배회한다. 다치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크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런던으로 온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나치와 파시스트를 증오하는 크윈은 파시스트를 옹호하고 따르는 오빠 세바스찬 때문에 전쟁에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간호사를 하기엔 어린 나이인 크윈은 제 나름의 방법으로 전쟁에 맞서기 시작한다. 우연히 만난 엘라, 제이, 로비와 함께 전쟁을 멈추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거침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며 전장의 포화 아래서 이들은 결코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사이가 된다.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고 파괴한다. 희망을 절망으로, 웃음을 눈물로, 삶을 죽음으로 바꿔 버린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꿈꾸는 것조차 짓밟혀 버린 아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와 두려움을 떨쳐내고 전쟁이 끝나고 난 뒤 자신의 모습을, 어른이 된 자신을 자꾸 그려 본다. 꿈꾼 대로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폭격과 굉음이 가득한 현실을 뛰어넘어 조금은 밝은 미래로 건너가 보고 싶은 엘라, 제이, 크윈은 절망만이 가득했던 런던의 밤을 따듯한 온기로 가득 채워 간다.









습이거나, 스페인

송재학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밤과 새벽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어진 국적이다”

끝내 닿을 수 없는 경계에 몸을 던지는 시
시력(詩歷) 39년, 송재학이 새로이 획정한 시의 영토

1986년 『세계의문학』에 「어두운 날짜를 스쳐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40여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특유의 시 세계를 단단하게 확립해온 송재학의 열두번째 시집 『습이거나 스페인』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618번으로 출간되었다. “형이상학에 무심한 시인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감각만의 힘으로 그곳 까지 차고 올라갈 사람”(신형철) “특유의 언어 감각과 조사법을 바탕으로 시적 진술의 이완과 긴장을 동시에 포괄하는 산문시의 새로운 경지”(소월시문학상 심사평)라는 평을 받으며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이상시문학상 등 유수의 시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은 신작 시집 『습이거나 스페인』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시적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blockquote〉또한 목발뼈 발배뼈 입방뼈 쐐기뼈라는 순롓길을 짚으면서 스페인을 다녀온 뒤 한동안 비에 젖거나 비를 찾아다닌 꿈이 나를 간섭했습니다 아침마다 복용하는 약병의 라벨을 뜯어내니까 다른 라벨이 숨어 있습니다 문득 내 이름이 지명이거나 당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짐작을 합니다 [······] 이름을 가진다는 것은 세상의 미묘한 동작들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습이거나 스페인」 부분
〈/blockquote〉
다소 생경하게 읽히는 제목은 도리어 이번 시집을 이해하는 데 귀한 지표가 되어준다. 시인은 ‘습’이라는 정조를 통해 분명한 생과 분명하지 않은 감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스며들고 번져가는 시어의 행로를 내면의 여정과 세계를 투영하는 매개로 삼는다. 한편 ‘습’과 등가 관계에 놓인 ‘스페인’은 ‘습’의 상징적 지리이자 언어적 관성의 산물로, 시인의 상상력 안에서 ‘습’의 모서리이자 중심으로 자리한다. 이렇듯 『습이거나 스페인』은 익숙한 세계의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감각의 여정 끝에서, 시인이 이룩한 시적 도약의 순간을 보여준다.

방사형으로 활달히 뻗어 나가는 세계의 진폭
다성적 선율이 만들어내는 시의 풍경

〈blockquote〉나무 일기는 말머리성운을 삼킨 날짜와 날씨를 나이테마다 다르게 쓰고 있다 나무의 뒷면은 별의 확장세계, 먼지가 스스로 뭉친 생이라 하지만 그건 오래된 내일이면서 어제의 궁금증이다
-「말머리성운」 부분
〈/blockquote〉
송재학의 시에는 “위턱과 아래턱 사이의 둔각을 만드는 생물학”(「입의 증식」) “목성 너머 푸른 점”(「가니메데라는 궤도」)과 같은 표현을 필두로 천문학, 기하학, 생물학 등 과학 분과에서 다룰 법한 소재와 개념이 등장한다. 시집의 너른 시야를 염두에 둔다면, “산스크리트어 붓다와 한자어 불체(佛體)에서 부처라는 말이 시작”(「부처」)되는 언어의 변천사에 집중하거나 ‘습’이라는 단어에 함축된 언어의 역사를 탐구하는 시편(「습이거나 스페인」)을 읽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시적 소재의 활달함이 백과사전적 나열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시인은 시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시의 여정”(「지구의 중력」)이나 형상의 사라짐 이후(「가로등이 꺼지면 더딘 불빛은 어디로 가는 걸까」)에 관심을 가지며, 소재의 광대함을 시적 성찰의 깊이와 언어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전유해간다. 이러한 다채로운 접근법과 상상력의 확장은,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이희우가 시집을 “다수의 선율로 이루어”진 “교향곡의 풍부함”에 비유한 것처럼 시의 세계를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만든다. 결국 시집의 너른 시야는 시적 깊이를 단단히 떠받치는 토대로 기능하며, 넓게 펼쳐진 소재와 주제는 서로를 비추고 반사하여 한 편 한 편의 시가 전체 시집 안에서 더 깊고 풍부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다.

죽음 너머의 기척에 귀 기울이며,
삶의 의미를 되묻는 시편들

〈blockquote〉퇴원하던 날의 밤, 인기척이 나를 깨웠다 어둠과 함께 온 너는 흉흉하고 쭈글쭈글한 회색 안에서 이목구비를 억지로 만들고 있다 텅 비어버린 육신마다 내 병의 후유증을 구겨 넣고 네가 온 걸까 너의 시선은 나를 자꾸 위축시키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수다스러운 날들을 되돌아보니 그곳이 여기보다 더 신산하리라는 헛됨으로 우물쭈물하는 동안 아내가 불을 켜고 너는 없다
-「섬망」 부분
〈/blockquote〉
총 3부 58편으로 구성된 시집에 누름돌 역할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죽음의 정서다. 시인은 생전에 데스마스크를 만들었다는 이상의 일화와 시를 인용하며 “자신의 데스마스크를 보는 건 좋은 일일까”(「데스마스크」) 되묻기도 하고, “지구에서 나는 소멸되고 정신의 복사열만이 이곳으로 옮겨와서 생을 반복하고 있다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보냈는가”(「가니메데라는 궤도」)라고 중얼거리며 우주의 거대함에 왜소한 자아를 맞세워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집에 나타나는 정조가 생의 회환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 시집의 도정이 끊임없이 스며들고 번져가는 ‘습’의 기운이 어떻게 ‘스페인’이라는 상징적 공간에 닿는지를 살피는 일이라면, 시가 어디서 출발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일이 시편에 드리운 죽음의 의미를 더욱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시집 초반부에 등장하는 “소란을 감싸려는” 흰색의 눈사람은 후반부 시 「눈사람」에서(“눈에 묻힌 의자/온전히 흰색이 되었어”) 다시 한번 부각된다. “입이나 눈 없이 돌아오리라는 소식과 풍문”을 남긴 ‘눈사람’과 마찬가지로 「흰색」에는 “눈먼 심해어”가 등장한다. 흡사 눈사람의 환생처럼 보이는 “심해어”가 단순한 귀환이나 복귀가 아닌 까닭은 심해어가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겠다는/[······]/두근거리는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가보지 않은 길을 ‘출발’하려는 설렘을 말하며 ‘끝’이 난다.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거듭 시작될 수 있음을 형식과 내용 모두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시인의 표현처럼, “다시 도착하는 새들에 의해 어떤 해변은 끝이 아니라 늘 시작이다”(「해변 b」).
올해로 데뷔 39년을 맞이했음에도, 송재학 시인은 "시 쓰기는 어떤 육체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늘 되풀이"(「시인의 말」)한다고 밝힌다. 오랜 기간 시를 써온 관록과 원숙함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기존의 관습에 안주하지 않고 시를 쓰는 존재로서 그 근원을 집요하게 되묻는다. 시인의 치열한 탐구의 결과물로 획정된 시적 영토를 읽는 일은, 그러므로 시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깊은 울림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

구정인 저 / 12,000원 / 문학동네

 
『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신작
가장 가까운 타인 ‘엄마’와 ‘딸’
서로 너무 다르기에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
오래도록 담아왔던 결핍을 오롯이 마주하는 이야기
 
◆ 보편적인 소재, 강한 필력으로 선보이는 스토리텔링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는 딸들에게 건네는 위로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잘 맞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형제자매끼리 성격이 맞지 않아서 서글펐던 기억이 있거나 상처받은 사람은 많다. 선영 역시 엄마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들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 품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한마디에 가슴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후로 2년간 엄마와 연락을 끊었다.

“원망과 미움 옆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끈끈하게 달라붙어 있었어.
사랑, 기대, 슬픔, 죄책감, 외로움, 분노, 연민…

나는 지난 2년간 엄마를 마음껏 미워하면서
그것들을 열심히 들여다보았어.”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내내 선영의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소용돌이친다. 엄마를 향한 미움도 있지만 가부장적 시대에서 딸 둘을 키워낸 엄마를 향한 존경과 애정도 있다. 엄마를 만나러 가면서도 왜 가고 있는지 모르겠고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은 엄마로 인해 상처를 받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이자 비슷한 경험을 가진 딸들에게 보내는 이야기이다. 가족은 가깝고 소중한 존재이지만 때로는 서로를 할퀴고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이야기는 관계와 영향의 형태 또한 다양해서 많은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 작품은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 결핍과 그 속에 빼곡히 들어찬 감정들을 추스르고 성장하는 마음을 그리며 묵직한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구정인 작가는 주류 만화에 편승하여 대중적인 재미를 추구하기보다 ‘나만이 그릴 수 있는 작품’을 완성한다. 이 독보적인 개성은 작품성으로 연결되는데 작가의 데뷔작인 『기분이 없는 기분』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우수만화도서(2019년)〉 〈2022년 부천의 책〉 만화 분야에 선정되었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인상적인 대사와 무채색으로 군더더기 없이 정직한 그림체는 구정인 작가의 강점이다. 작가는 장점을 살려 보편적인 소재 속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들려주어왔다. 마음에 쌓인 얘기를 풀어놓다보니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는 작가가 전 작품에서 증명했듯이, 다시 한번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려 한다.











워런 버핏 웨이

로버트 해그스트롬 저 / 신용우 역 / 33,000원 / 상상스퀘어

✰ 전 세계 200만 독자가 선택한 최고의 버핏 연구서
✰ 18개 언어로 출간된 글로벌 베스트셀러
✰ 피터 린치, 하워드 막스, 필립 피셔 등이 극찬한 책

⟪워런 버핏 웨이⟫ 30주년 기념판에서, 저명한 작가이자 투자자인 로버트 해그스트롬은 오늘날 가장 뛰어난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투자 전략을 집대성한 베스트셀러의 결정판을 선보인다. 이 책은 워런 버핏의 투자 전략인 ‘비즈니스 중심 투자(Business-Driven Investing)’의 열두 가지 원칙과, 그가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설명한다. 독자들은 이러한 원칙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적용하는 방법, 장기 투자에 필요한 심리적 자세, 그리고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이를 피하는 방법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피터 린치, 하워드 막스, 필립 피셔 등 전설로 남은 투자자들이 이 책에 찬사를 보냈다. 그들이 칭송하는 워런 버핏의 지혜는 물론, 버핏의 오랜 파트너였던 찰리 멍거가 강조한 ‘세상의 지혜(Worldly Wisdom)’에 관한 통찰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부록으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연감을 모두 수록해 놓았다. 워런 버핏의 탁월한 업적과 투자 철학을 깊이 탐구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워런 버핏 웨이⟫는 단연코 인생 최고의 책이 되어줄 것이다.









메인 스트리트

싱클레어 루이스 저 / 이미경 역 / 24,000원 / 문학과지성사

“그때까지 백 세대의 캐럴들은 갈망할 것이고,
비극 속에서 사라지게 되리라”

위선적이고 편협한 미국 중산층의 민낯을 드러낸
미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스의 대표작 최초 번역
미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싱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에게 문학적 명성과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준 대표작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큰 역할을 한 장편소설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대산세계문학총서 195번)가 문학과지성사에서 국내 초역으로 출간되었다.
도시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자유롭게 주체적으로 살던 캐럴이 미국 중서부의 황량한 대평원에 자리 잡은 시골 마을 의사와 결혼하며 이주한 뒤 인습의 장벽 앞에서 좌절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당대의 현실을 조명한 작가는 틀에 갇힌 마을 사람들과 그들을 경멸하는 피상적인 지성주의를 동시에 겨냥한다.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적이고 독선적인 미국 중산층의 오만과 위선, 성차별과 이민자에 대한 차별을 예리한 필치로 풍자한 이 작품의 문제의식은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여,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